독보적인 소울을 선보인 싱어송라이터
왼쪽부터 정규 앨범 [CeeLo Green Is Thomas Callaway] (2020), [The Lady Killer] (2010), 크리스마스 스페셜 앨범 [Magic Moment] (2012)이다.
씨 로 그린은 독특한 음색과 창법을 보유한 유니크한 아티스트이다. 그가 부른 노래는 마치 지문과도 같아서 0.5초만에 바로 알아챌 수 있을 정도이다. 세계의 그 누구도 씨 로 그린처럼 노래하는 걸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 소울과 힙합을 기본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그를 처음 접한 계기는 'Crazy'라는 곡을 들으면서부터였다. 빠른 템포의 벌스와 포효하듯 내지르는 후렴의 대비가 너무나도 선명했고, 그것을 표현하는 목소리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씨 로 그린은 [The Lady Killer]라는 명반을 만들어서 세상에 나타났다. 타이틀곡은 'Forget You'인데, 이것은 일종의 순한맛이고 원곡은 'F word'가 들어가는 'F*** You'이다.
이 앨범에서 씨 로 그린은 짙은 소울을 보여주면서도 대중들이 쉽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편곡에 심혈을 기울였다. 소울 음악이 갖추어야 할 그루브, 화성, 리듬 등의 요소들은 실속 있게 챙기면서도 가장 크게 염두에 둔 것은 '멜로디'였다. 주선율이 귀에 쏙쏙 박히도록 애를 쓴 흔적이 역력한데, 그럴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유니크한 목소리 덕이 클 것이다. 발음을 꼭꼭 씹어서 내뱉는 듯한 쫀득쫀득한 창법이 실로 일품이다.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의 보컬 필립 베일리(Philip Bailey)와 함께한 'Fool For You'를 특히 추천한다.
[The Lady Killer]로부터의 고공행진은 크리스마스 스페셜 앨범인 [Magic Moment]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익숙한 크리스마스 캐롤 넘버들을 커버하여 친숙한 느낌을 주었고 씨 로 그린 특유의 소울을 위화감 없이 잘 녹여냈다. 첫 트랙인 'What Christmas Means To Me'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더니, 아메리칸 아이돌 심사위원으로 함께했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와 듀엣으로 부른 'Baby It's Cold Outside'에서는 농염한 매력까지 선보인다.
하지만 이 앨범 이후부터는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전성기가 저물어가는 듯했다. 2020년에 발표한 [CeeLo Green Is Thomas Callaway]는 자신의 본명까지 내걸면서 야심차게 내놓은 앨범인데, 정통 소울로 좀 더 깊숙이 들어간 모습을 보였다. 직관적으로 와닿을 만한 작품은 아닌 듯하다. 정리하면 [The Lady Killer]와 [Magic Moment]만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