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ie Puth

유튜브 스타에서 천재 팝 싱어송라이터로

by Charles Walker
스크린샷 2026-01-04 오후 6.27.44.png 찰리 푸스가 발표한 앨범들.

왼쪽부터 정규 3집 [CHARLIE] (2022), 정규 1집 [Nine Track Mind] (2016), 정규 2집 [Voicenotes] (2018) 이다.


지금은 찰리 푸스(Charlie Puth)의 이름이 더는 낯설지 않지만, 그의 첫 등장에는 어딘가 어설픈 구석이 없지 않았다. 영화 '분노의 질주'의 OST로 사용되었던 위즈 칼리파(Wiz Khalifa)의 'See You Again'에 목소리를 보태며 인상적인 등장을 했지만, 화면에 비친 그의 모습은 공부 잘하게 생긴 모범생 이미지에 가까웠다. 스타가 되기엔 지나치게 착하게 생겼달까? (스타가 착해야지 그럼...)


그를 스타덤에 올린 'See You Again'을 포함한 정규 1집 [Nine Track Mind]의 디럭스 에디션을 들었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좋은 팝 앨범이긴 하지만, 그저 굉장히 잘 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읽는 것 같은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물론 'One Call Away', 'Marvin Gaye', 'We Don't Talk Anymore'같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히트 싱글감 트랙들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디럭스 에디션 한정으로 'Does It Feel'도 완전 추천한다.). 하지만 이것은 빌드업에 불과했을 뿐이다.


찰리 푸스의 진가는 2018년, 정규 2집 [Voicenotes]를 발표하면서부터 유감없이 발휘되기 시작한다. 실제로 찰리는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전화기의 음성 녹음 기능(voicenote)을 사용하여 스케치를 한다고 하며, 그러한 자신의 실제 작업 과정을 한마디로 정리하는 키워드인 'Voicenotes'를 앨범 타이틀로 삼았다. 그렇게 탄생한 이 앨범의 명곡 중 하나인 'Attention'은 후렴에서 모든 악기가 아웃되고 베이스와 찰리의 목소리만으로 긴장감과 스릴을 주는 대목이 실로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 밖에도 'LA Girls'나 'How Long' 같은 곡에서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와 은근한 야릇함을 즐길 수 있고, 켈라니(Kehlani)와 함께 부른 'Done For Me'에서는 찰리 푸스 스타일의 R&B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무려 보이즈 투 멘(Boyz II Men)을 대동하고 함께 부른 'If You Leave Me Now'는 거장 보컬들의 화음에도 결코 꿀리지 않는 찰리의 대담하고 단단한 가창력을 엿볼 수 있다.


2집 [Voicenotes]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자연스레 찰리의 다음 앨범에 대한 관심이 커져갔다. 다음 앨범에 실릴 싱글이랍시고 몇 곡을 발표했지만, 반응이 썩 좋지 않았고 찰리는 그 싱글들을 다음 앨범에 수록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앨범을 다시 만든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이 2022년작, 정규 3집인 [CHARLIE]이다.


이 앨범은 사실 [Voicenotes]만큼 잘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그래도 1집 [Nine Track Mind]보다는 낫다(당연한 건가...). [Voicenotes]에서도 그랬지만, 이 앨범 [CHARLIE]에서도 딱히 버릴 곡은 없다. 하지만 전작과 비교했을 때 귀에 쏙 박힐 만한 곡이 적은 편이다. 실제 스위치의 똑딱 소리를 샘플링하여 만든 'Light Switch'나 방탄소년단의 정국과 함께 부른 'Left And Right', 록의 요소를 활용하여 테마의 대비를 두드러지게 만든 'I Don't Think That I Like Her' 정도를 제외하면 대체로 무난하게 흘러가는 편이다.


그래도 이 시점에서 부정할 수 없는 건, 찰리 푸스는 멜로디를 정말 잘 쓰는 작곡가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이론에 빠삭하고 복잡한 화성을 많이 사용할 줄 알아도 멜로디가 부실하면 아무 소용 없는 일이다. 팝으로 성공하려면 그 무엇보다도 멜로디가 중요하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처음 10초만에 대중을 사로잡지 못하면 팝 아티스트로서 성공하기 어렵다. 찰리 푸스는 그 어려운 걸 이미 해냈다. 그것이 [CHARLIE] 이후에 내놓을 다음 앨범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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