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밥 시대를 날아다녔던 재즈 색소포니스트
왼쪽부터 라이브 실황 앨범 [Bird At The Hi Hat 1954] (1954),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와 함께한 앨범 [Bird & Miles] (2001), '더 퀸텟(The Quintet)'이라는 이름으로 공연한 실황을 담은 [Jazz At The Massey Hall] (1953)이다.
재즈의 역사에서 연주 실력보다 마약 복용량으로 더 유명세를 떨친 사람은 피아노의 버드 파웰(Bud Powell)과 여기 이 찰리 파커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서른 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는 찰리 파커는 부검 결과 70대 노인과 같은 신체 상태였다고 한다. 무분별한 생활이 건강을 얼마나 망치는지를 자신의 삶과 죽음을 통해 만천하에 알린 셈이다.
이런 암울한 이야기로 찰리 파커의 짧은 생애를 갈음하려고 해서는 곤란하다. 찰리 파커는 연주할 때만큼은 가장 반짝이는 별이었다. 가장 절친한 동료였던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와 함께 비밥 시대를 주름잡던 거장으로, 이 시절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위의 앨범 중에서 '더 퀸텟'으로 발표한 [Jazz At The Massey Hall]을 들어보면 된다. 이 퀸텟의 멤버는 무려 찰리 파커(색소폰), 디지 길레스피(트럼펫), 버드 파웰(피아노), 맥스 로치(Max Roach, 드럼), 찰스 밍거스(Charles Mingus, 베이스)이다. 비밥 시대에 날아다니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나게 놀아제낀 공연 실황을 앨범으로 담아냈다.
찰리 파커의 스튜디오 음원이 세상에 없는 건 아니지만, 무척 구하기 힘들다. 내 정보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이 양반의 삶을 보면 매번 녹음 한 번 하고 약 하고, 공연 한 번 하고 약 하고의 반복이었기 때문에 제정신으로 산 세월이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제대로 녹음된 음원이 많을 리가 없지. 그래도 라이브 실황이라도 건질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특히 '더 퀸텟'의 앨범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천운이라고 생각한다. 비밥의 화려함과 열정을 느끼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집어들어야 할 명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