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로서의 인간
재즈에서는 워낙 유명한 앨범이다. 앨범 커버 이미지도 유명하고. 칙 코리아(Chick Corea)란 이름 때문에 괜히 국뽕이 생길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Korea)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앨범의 유명세에 등떠밀리다시피 들어보았지만, 아무리 들어도 내 감상은 '음... 글쎄...'이다. 내겐 좀 어렵다. 사실 내게는 ECM 레이블에서 나온 앨범이 좀 안 맞는 것 같다. 키스 자렛(Keith Jarrett)도 그렇고 칙 코리아 이 양반도... 썩... 그다지...
근데 그럴 수도 있지 않나.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엄지를 추켜세우는 앨범이지만 내게는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이 앨범을 언제 들어야 할지 그 타이밍을 잘 모르겠다. 어느 날은 잠이 안 와서 자기 전에 틀어놨다가 멜로디가 너무 무서워서(...) 급하게 끈 적도 있다. 어쩌면 머릿속을 비우고 명상을 하기 위해 틀어놓는다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또 그러기엔 차라리 클래식을 듣는 편이 낫지 않을까...
어쨌든 내 인생에서 이 앨범은 참 위치가 애매하다. 나이가 좀 더 들면 이 음악들의 진가가 느껴지는 날이 올까? 내게도 예술적 깊이라는 게 생기면, 그때는 또 달라질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이 앨범을 들으면서 나 자신에 대해 참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의 깊이는 어째서 여기까지밖에 안 되는 것이고, 아니, 어쩌면 여기까지 깊이 내려온 것만 해도 한편으로는 꽤나 대견하기도 하고. 양가감정이 든다. 뭐, 내가 이 지점에서 만난 칙 코리아의 [Return To Forever]가 감흥이 없다 해도, 어쩌겠는가. 할 수 없는 거지.
서울 작은외삼촌과의 어느 통화에서 '삼촌, 저는 ECM 앨범이랑 안 맞는 것 같아요'라고 하소연한 적이 있다. 삼촌의 답은 '꼭 맞아야 할 필요는 없지'였다. 그렇다. 반드시 남들의 취향과 맞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타인의 욕망을 욕망할 수밖에 없는 우리네 인간이란 본질을 생각하면, 남들은 다 좋다는데 나만 아니라고 하는 분위기가 썩 달갑지는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남의 눈치 그만 좀 보고 살고 싶은데, 음악까지 남 눈치를 보며 들어야 하나? 이제는 안 할란다. 나는 말하련다. [Return To Forever], 지금 나한텐 별로예요. 나중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