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에 의미부여하지 말 것
어떤 일이나 어떤 대상이 반드시 특정한 의미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머리로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며 살고 있다. 특히 세상만사가 다 내게만 어떤 의미이자 계시일 거란 생각은 얼마나 큰 착각이며 오만인지?
그냥 일어날 일은 수천 길 댐으로 막아도 그걸 뚫고 일어나게 돼 있고, 일어나길 바라며 백팔 배를 백팔 번 한다 해도 일어나지 않을 일은 안 일어난다. 그게 세상이다. 세상은 우리 같은 티끌들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이런 미물들에게 관심을 쏟아서 어떤 계시를 주고 일깨움을 줄 만큼 세상은 여유롭거나 작지 않다. 이 세상과 우주는 너무 큰 그릇이고, 그 안에서 우리는 운명이란 굴레 속에서 무질서하게 엎치락뒤치락 부대끼며 사는 것이다. 거기엔 아무런 의미도, 거창한 목적도 없다. 그저 사는 것이다. 언제까지? 저절로 숨이 멎을 때까지.
이걸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내 안의 화도, 분노도 저절로 잠재워질 것 같다. 우선 좋은 징조는 음악이 더 이상 내게 거창한 의미가 아니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하루의 평화를 더하는 커피 한 잔, 따스한 햇살, 시원한 바람과 함께하는 또 하나의 요소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어졌다. 비로소 음악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근 30년 만에서야, 비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