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전하는 편지

by Invinciblesummer



A에게. 우리 둘 다 이쯤되면 아는 것 같아. 이 관계가 잘 풀리지 않을 거라는 거. 너는 내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없는 사람 같아.


A. 과연 내가 너에게 가졌던 애정을 네가 다 느낄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어. 내가 애정을 주고 표현하는 방식이 네게 가닿을 수 있는 방식이었는지도 모르겠어. 그러나 마지막 기회를 빌려 전하자면, 온전히 내 감정이 너에게 전해지지 않았더하더라도 너와 사귀는 기간 동안 나는 너를 정말로 귀하게 여겼고 너를 정말로 많이 좋아했어. 너로 인해 슬프고 아팠던 시간들도 있지만 후회는 없어.


내가 너에게 간절히 바랐던 건 비록 네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해도 네 행동과 말이 나를 상처 입혔다는 사실을 네가 알아주는 거였어. 그러나 대화를 시도 할때마다 네가 방어적으로 나오는 걸 보고서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

우리의 관계가 나에겐 큰 결심이었어. 나는 한 번 마음을 열면 모두 주는 사람이어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연다는 건 그 사람이 나를 아프게 할 수도 있음까지 각오해야 하거든. 네가 나에게 무례하고, 나쁘게 행동할 때에 내가 가만히 있었던 건 내가 바보라서가 아니야. 너를 온전히 이해해보고자 했던 나의 애정과 나의 연인을 향한 존중이었고, 너의 그 무례하고 상대방을 상처주는 말들 속에 숨어있는 진짜 의도와 이유를 알아보고 싶었을 뿐이야.


이 끝이 슬프거나 씁쓸하지 않다면 거짓이겠지. 우리가 서로의 삶에 얼마나 함께할 운명이었든 이 넓은 우주에서 서로를 만났으니 서로에게 남기는 것이 무엇이든 있었으면 했어. 대화를 할 때마다 너의 방어적인 태도를 보고 그렇게 생각했어. 너도 언젠가 믿고 있던 누군가에게 마음을 다쳤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렇게 상처받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꽁꽁 싸매는 것은 아닐까. 상대방한테 못된말을 하고, 그래도 상대가 내 옆에 있을지 테스트 하는 건 아닐까.


그리고 보여주고 싶었어. 네가 너의 연약한 부분을 보여준다고 해도 모두가 그걸 약점 삼지는 않을거라고, 좋은 사람들과 가치 있는 관계를 맺는다면 그들은 너를 지켜줄거라고. 너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을거라고 말야.

나는 내가 아끼는 사람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고 싶어. 그리고 바로 그걸 주고 싶었던 사람이 너였어.

그런데 이젠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이. 나도 더 이상은 스스로를 슬프고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아.


너의 앞날에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랄게. 네가 마땅히 있을 곳이라 느끼는 '그곳'에 끝내 도착하기를, 네가 원하는 곳에서 너의 커리어를 다시 쌓아갈 수 있기를, 네가 그토록 열심히 일하고 노력했던 그 모든 시간들이 그래서 결국은 빛을 발하기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며 오랫동안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할게.


2025 여름. S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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