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by 에포케

기쁜 일이 생기면 만끽하고 싶어. 이다음에 어떤 시련이 오려고 깔아주는 멍석일까. 이런 기쁨을 갉아먹는 생각 말고. 좋게 생각하면 불행 후에 불행이 아닌, 기쁨 후에 불행이라는 거에 고마워해야겠지. 아주 불행한 것보다 조금 불행한 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훈육으로 받아들일 수 있거든. 일이 술술 풀리면 괜스레 불안해져. 이럴 때면 수년 전에 친구가 해준 얘기가 떠올라.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 네가 노력했기 때문에 얻은 결과야.' 그래.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했던 노력과 성실함으로 쌓여진 과정을 과소평가하는 습관은 매번 자격 없는 내가 운 좋게 부당 이익을 취하는 거라며 겁주지만 이젠 알지. 준비된 이에게 오는 기쁨이라는 걸.


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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