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봉에 대롱대롱 매달린 알전구를 켜고 책상 앞에 앉아. 천방지축 날뛰는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히는 누르스름한 조명은 어두워지기 전 노을과 닮은 빛을 띄어. 오늘은 어떤 제멋대로인 글을 써볼까. 타다닥. 방에 울리는 타자기 소리가 달아. 너에게 빠져 몇 수년을 머뭇거리고 사무치게 그리워하며 한 톨만큼 가까워졌다가 다시 돌아서기를 반복했지. 그래도 네 주변을 계속 서성이며 네 향기라도 쫓기를 잘했어. 자격에 대해 묻는다면 여전히 확신은 없어. 아주 당당하진 못하더라도 네가 건네준 해방감으로 쓸모 있는 무언가를 써보고 싶어. 고마워.
22.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