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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Feb 14. 2017

패션 마케팅과 마케팅

컨버스 브랜드 리포지셔닝 전략 / 프로젝트 다큐멘터리 편집후기(1)

"패션 마케팅은 무엇인가요?"

 

간혹 패션 세미나에서 패션 업계 종사자에게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 질문을 한 사람들은 자신만의 답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라 강사 평가가 목적이다. 이런 경우에 나는 나의 무지한 대답 대신에 역으로 질문을 한다. (피해가기 위해서)

‘그러면 패션은 무엇입니까?’ 나에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질문했던 상대방이 더 당혹스러워한다.  

‘옷이죠.’라고 상대방이 대답을 하면 나도 이렇게 대답한다.

‘그럼 의류 판매네요.’

그런데 만약에 ‘욕망이죠.’라고 대답하면 나의 대답은 매우 진지해진다. 

‘그렇다면 욕망의 마케팅이겠네요. 베이직은 필요 need이고 트렌드는 욕망 greed으로 다루어야겠군요.’ 

‘트렌드가 아닌가요?’ 상대방이 이렇게 물어보면 

‘시간과 상징의 마케팅이겠네요.’라고 말한다.


패션 마케팅은 이렇게 모호하다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제외하고 지구 상에 있는 60억 명의 인구는 모두 다른 옷을 입고 있다. 그들에게 옷은 모두 다른 개념들이다. 신분, 욕망, 가치, 성공, 성격, 기분, 감성, 이성, 체형, 기호 등 너무나 많은 목적과 의미로 옷을 입고 있다. 따라서 패션 마케팅이란 경영학적 4P MIX로 해석하면 안 된다. 인류학, 미학, 생물학, 심리학, 신비주의, 신학, 비교학 등 사람에 관한 이해로 연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패션은 문화이기 때문이다. 






상품이 상징이 되어 버릴때

 패션 브랜드는 할인 마트 선반에 얹혀 있는 상품과 달리 독립 매장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스타일로 평균 2년 동안 판매하는 자동차와 달리 한 시즌에 최소한 300개 이상의 스타일과 칼라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움직이는 트렌드를 30평도 안 되는 매장에서 보여주고 운영해야 한다. 패션 브랜드는 자신의 개성과 지위 그리고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해서 입는 것이다. 다른 산업과 상품중에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 보여주는 것이 과연 몇 개가 있는가? 패션 브랜드는 의류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키지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 웹 디자이너, VMD 디자이너 그리고 코디네이트를 비롯해서 지구 상에 존재하는 디자이너들이 모두 함께 참여해서 하나의 콘셉트를 만들어가는 그야말로 통합적 가치와 콘셉트를 하나로 만드는 유일무이한 산업군이다.     

 문화와 감성 그리고 인격까지 지니고 있는 패션 브랜드는 고등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패션 브랜드는 단순히 재료가 주는 기능(품질) 이상의 것을 가진 것이기에 생활품목에 해당하는 브랜드들과 같은 개념으로 마케팅과 브랜드 계획을 하면 안 된다


영국 브랜드인 액세서라이즈는 자사 브랜드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액세서라이즈 브랜드 북 Accessorize Brand Book이 있다. 이 책은 그들이 공유하는 브랜드의 정의와 액세서라이즈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의 직원들의 역할, 브랜드 정의, 액세서라이즈 브랜드 가치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액세서라이즈가 몬순 의류 브랜드에서 시작하였지만, 브랜드 콘셉트를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브랜드에 대한 확고한 정의와 철학이 내부에서 공유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액세서라이즈 브랜드가 말하는 그들의 명확한 철학과 정의를 통해 브랜드가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사의 철학 및 정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한다. 액세서라이즈의 성전에 있는 그들의 암송 계율은 다음과 같다.  



브랜드란 무엇인가? 

모든 사람들이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하루 일상에 대하여 떠올려 보면, 우리는 매 순간 매일 매주 수백 개의 브랜드를 선택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진정한 브랜드란 단순히 로고나 상품 자체가 제공하는 기능 이상의 것이다. 브랜드는 우리가 그것을 선택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해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제공해준다. 우리가 운전하는 자동차, 매일 머리를 감는 샴푸, 우리가 쇼핑하는 매장과 같은 모든 것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총체적인 그림을 떠올리게 해 주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세상을 향해 이야기할 수 있게 해준다. 브랜드는 복합적인 존재이다. 비록 그것이 물리적인 형체일 지라도, 그 안에는 구매자들의 감정과 정신이 존재한다.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에 대해 올바른 기억과 인상을 갖도록 하고 그 브랜드를 접할 때마다 그 기억과 인상이 긍정적으로 확고해져야만 성공적인 브랜딩이라 할 수 있다. 

그 무엇보다, 브랜드는 차별화되며, 의미가 있고, 일관적이어야 한다. 액세서라이즈가 이 모든 요소를 갖기 위하여, 우리는 우리 브랜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우리가 하는 행동, 우리가 하는 말, 우리가 판매하는 모든 것, 우리가 판매하는 방법들이 ‘브랜드’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브랜드란… 


차별성과 의미가 있어야 한다 

브랜드라는 것이 다른 여러 경쟁자들 중, 누군가의 선택을 받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면, 우리가 왜 차별화되고, 브랜드로서의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어떤 특정 마켓 내의 브랜드들의 포트폴리오를 사용한다. 브랜드는 차별성과 의미를 더 많이 가질수록, 그 범주와 레퍼토리 안에 더 강하게 고착될 수 있다. 막스 앤 스펜서 고객의 의견을 들어보면,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자꾸 찾을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대한 컴플레인을 들을 수 있다. 이로써 더 이상 브랜 드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게 될 수 있다.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 

진정한 브랜드라면 마켓을 리드하고 의견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다. 현상 유지를 목표로 삼지 않으며, 모방하지 않는다. 마켓의 다이내믹한 변화를 유도하려고 하며, 이는 고객들의 실질적인 선택과 관심을 계속해서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어떤 브랜드들은 그 힘이 강력해지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존해내며, 실수에 대한 용서를 받을 정도로 신뢰를 얻게 된다. 


그리워질 것이다 

진정한 브랜드는 독창적이다. 만약 그 브랜드가 사라졌을 때, 그 자리를 누구도 대체할 수 없으며 그러므로 그 브랜드는 그리움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존 루이스 John Lewis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고객들이 갈 수 있는 다른 백화점은 아직 많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백화점들은 고객들이 존 루이스로부터 받았던 약속과 경험들을 똑같이 제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계를 향한 견해를 가진다.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확실한 견해가 있으며, 고객들의 라이프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이런 견해는 종종 다른 경쟁자들과의 차별성을 갖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예로서, 바디샵은 동물 실험에 대한 반대와 지역 환경 보전에 대한 믿음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객들은 이 브랜드를 윤리적인 브랜드로 본다. 우리는 그 브랜드의 모든 활동이 이런 요인을 강조하면서, 출간물과 홍보 활동들이 이와 상반된다면, 고객들의 신뢰에 큰 손상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다른 브랜드들이 바디샵의 이런 요소를 모방하고 있지만, 바디샵이 유일하다. 


가치를 고객들과 나눈다 

주요한 철학을 통해 브랜드의 생각, 활동, 행동들에 대한 가이드를 준다. 이를 브랜드 가치라고 한다. 이 가치는 유니크해야 한다. 두 브랜드가 똑같은 가치를 나누지 못한다. 만약 그런 두 브랜드가 있다면, 그 둘은 어떤 점에서 다른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까? 


일관성이다 

언제든지 브랜드에 접근하였을 때, 브랜드는 우리들을 친숙하게 느끼게 해주며, 우리가 가진 브랜드에 대한 인상과 기대치에 부합해야 한다. 모순적, 충돌되는 개념, 의미의 상실은 고객들이 처음에 그 브랜드를 왜 좋아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기억을 소멸시킨다. 




 액세서라이즈 브랜드 경전을 본 소감이 어떤가? 아마 이 글을 읽고 평균 단가 30,000원 정도 되는 액세서리 상품 파는 갑자기 브랜드가 달라 보일 것이다. 1년에 평균 6천 개에서 8천 개의 액세서리를 팔고 있는 브랜드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고등 브랜드의 원천 기술은 무엇일까? 이렇게 브랜드의 자기 사명서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브랜드의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패션 마케팅의 그 정점은 차별화된 콘셉트를 만들어서 스타일을 구축하고 구축된 스타일을 통해서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면 사례로 미국 문화의 대표적 패션 브랜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폴로 브랜드다. 트래디셔널 패션 브랜드들의 이미지 포지셔닝 맵을 살펴보면 항상 폴로가 있다. 폴로를 기준으로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가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이며 그리고 백화점 매장 입점의 중요 기준이 될 정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등 브랜드의 최고 조건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즉 자신의 콘셉트를 이미지로 만들고 그 이미지를 통하여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가이다. 즉 브랜드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소비자들에게 말할 수 있다면 고등 브랜드라는 것이다.





 다시 한번 상기하기 위해서 피터 드러커가 정의한 마케팅을 기억해보자. ‘마케팅이란 판매를 불필요하게 하는 것’, 그러니깐 이 말은 마케팅이란 우리가 흔히 마케팅이라고 하는 그런 판촉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케팅이란 소비자가 원했던 바로 ‘그’ 상품이라는 것이다. 소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소비자가 지금까지 찾았지만 없었고 그리고 소비자가 막연하게 원했던 그런 상품들은 매장에서 스스로 팔린다. 스스로 팔리게 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바로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좀 더 풀어쓰자면 ‘인간은 욕망의 덩어리이므로 그 욕망을 토대로 상품을 만들어서, 인간들이 스스로 구매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브랜드를 만들어라’이다. 이것을 원초적으로 적용한 상품이 ‘비아그라 Viagra’고, 세려 된 게 만든 것이 ‘포르셰 Porsche’이다. 

비아그라의 효능은 약국에서 설명하지 않고 온 지구에 있는 뉴스 채널들이 생중계를 해주었다. 포르셰는 어떤 한가? 자동차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라면 포르셰의 스타일 번호 정도는 외워야 한다. 왜 그럴까? 바로 ‘그’ 상품이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의 기준에 의한 판매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패션 마케팅은 무엇일까? 

  트렌드이기 때문에, 꼭 필요했던 아이템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서, 자신의 인품과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등 이처럼 패션 마케팅에서 ‘판매를 불필요하게 하는 목적’은 너무나 다양하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하기 위해서 패션 마케터는 생각의 기준을 어디에서 잡아야 할까? 패션인들은 모두 알고 있다. 패션은 콘셉트에서 시작한다. 패션 마케팅의 처음과 끝은 콘셉트의 시작과 완성이다. 패션이 바로 ‘그’ 상품을 만들고 ‘그’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소비자가 원했지만 정확히 잘 몰랐던 바로 ‘그’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컨버스의 패션 마케팅

"패션 마케팅은 무엇인가?"

만약에 패션 마케팅이 패션 아이템을 더 많이 파는 프로모션이라고 한다면 컨버스 마케팅은 그런 패션 마케팅이 아니다.  그 이유는 컨버스는 패션의 부분적인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컨버스는 패션이기보다는 라이프 스타일과 시대의 아이콘에 가깝다. 

이번 스콜레 케이스북에 소개된 컨버스의 패션 마케팅[포지셔닝 전략]은 유통,판매,판촉의 극대화가 아니라 인식과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컨버스의 패션 마케팅은 신발이 아니라 시대의 아이콘으로, 상품보다는 상징을, 제품보다는 감성을, 트렌드보다는 역사를, 구매보다는 경험을, 가격보다 가치를 드러나게 했던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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