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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Mar 09. 2017

시장 임계점에서 피코크 런칭

이마트 피코크  브랜드 런칭  전략 / 스콜레 편집후기(3)

모든 노력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이밍이다.
피터 드러커




브랜드를 론칭했거나 마케팅으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성공은 전략보다 타이밍timing이다’라는 압축된 의미가 무엇인지 뼈가 시리게 알 것이다. 아무리 탁월한 전략과 블록버스터급 규모 마케팅일지라도 타이밍을 놓치면 그야말로 런칭과 동시에 폐기된다. 

이번 스콜레에서 발행했던  피코크 런칭은 어떻게 그들이 [타이밍]을 이해하고 자신의 분야에 해석해서 적용했는지에 대해서 다루었다.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

브랜드 성장 곡선은 내리막이 아니라 오르막이며, 거기에 심한 굴곡도 있다. 따라서 브랜드 매니저는 성공 최단 시간과 성장 속도를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 경쟁자와 고객보다 무조건 빠르게 나가는 것만이 최적의 타이밍을 잡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최고의 타이밍을 브랜드 인지도를 올려 충성도로 순간 폭발시키려고 하는 ‘시한폭탄’같이 때가 되면 터지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지워야 한다. 대박이라고 불리는 타이밍은 카지노에 있다.

브랜드 매니저들이 인식해야 하는 타이밍은 브랜드의 성장과 성숙, 그리고 성공이라는 여러 개의 중간 결과를 만들어 내는 시점의 이해다. 따라서 시장과 고객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외부 시계와 기업의 프로세스와 매출 목표에 움직이는 내부 시계의 시차를 이해하면서 브랜드 항해를 끌고 가야 한다. 


마케팅 타이밍은 ‘소비자가 필요할 때’ 그 브랜드를 찾을 수 있도록 시간 조정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발매, 구매 시점 혹은 브랜드 교환 시점이라고 사용한다. 반면에 브랜딩 타이밍은 시점보다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시간(삶, 라이프 스타일)에 들어가서 브랜드가 브랜드가 되는 과정의 시간이다. 이것을 다른 말로 [브랜드 경험 설계]라고 하는데, 브랜딩 타이밍은 고객이 브랜드와 어디서 어떻게 만나서 어떤 시간을 가지며 그리고 어떻게 교감하는가 등의 과정의 결정적 시간을 말한다.


  브랜드 타이밍은 브랜드가 상품 commodity에서 소비자의 아이덴티티 identity로 전환되는 임계점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브랜드를 론칭할 때 성장 속도조절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있다면, 또한 미래의 브랜드 성장 극대화의 시간을 예상하고 있다면, 그래서 론칭한 브랜드가 결정적 순간에 강력한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변태變態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브랜더라면 ‘브랜딩 타이밍 = 브랜드 카이로스'를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딩 타이밍이라고 불리는 ‘결정적 시간’을 어떻게 간파할 수 있을까? 여러 관점중에 피코크의 관점을 소개한다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단순히 시간의 직렬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상관 및 인과 관계를 병렬 교차시켜 한 덩어리로서 시간을 ‘입체적’으로 보는 방법이다. 여기서 ‘입체적’이라는 의미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존재하는 새로운 기술, 욕구, 소속감, 가치와 같은 것을 서로 교차시켜서 소비자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시간 사용(새로운 라이프스타일)’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피코크는 인구 연령과 문화의 변화를 통해서 시간의 변화를 간판했다.


피코크는 먹는 것과 먹는 시간 그리고 먹는 순간을 피코크라는 브랜드로 보여주었다. 


피코크 타이밍을 통해서 피코크 브랜드 런칭 

피코크는 인구 연령 변화라는 크로노스적 Time,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출현이라는 카이로스적 Trend 그리고  피코크가 이 시대에 필요한 최적의 Timing을 간파해서 시장에 런칭했다. 그리고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안위의 시간인  Peacock 시간(혼밥 시간)을  만족시켜 브랜딩 타임을 이루어 냈다.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보이지 않는 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신문 대신에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아침 식사를 하면서 무엇을 확인하는지, 출근하면서 지하철에서 무엇을 점검하는지, 잠깐 머리를 식히기 위해 커피를 마시면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그리고 잠을 잘 때 마지막으로 무엇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시간 사용)이 대부분 비슷해졌다. 만약, 스마트폰이 사라진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우리는 서로 어떤 시간을 보낼까? 최소 일주일 동안 그것을 못 찾고 있다면 삶이 어떻게 바뀔까?

 스마트 폰이 없는 상황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이유는 핸드폰이 우리의 일부(라이프 스타일)가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일으킨 주인공이 스마트폰이라는 단지 ‘휴대폰’일까 하는 점이다. 분명, 지금의 스마트폰은 예전의 휴대폰이 가졌던 기능의 확장이 아니라 전혀 다른 기능으로 삶의 일부가 아닌 확장으로 인간과 하나가 되어지고 있다. 

 

만약 스마트 폰이 컴퓨터에서 시작했다면 스마트 폰이 아닌 [핸드 컴] 혹은 [미니 컴]이라고 불렸을지도 모른다.

 

             언제부터 기업의 스마트 폰 출시가 해외 토픽이 되었나? 되어야 할까? 되도 되나?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 폰은 갤럭시 혹은 아이폰이라고 하는 ‘브랜드’다. 이 브랜드가 우리 라이프 스타일의 일부분이 되었다. 특정 브랜드가 내 삶의 일부(어떤 이에게는 전부)가 되었다는 상황을 받아들이기에 불편하지만 분명 갤럭시와 아이폰이라는 브랜드는 우리의 일부가 되었다. 


 브랜드 설계자에게 있어서 브랜드가 나의 삶과 하나가 되어가는 시간이 브랜딩 타이밍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리고 왜 갤럭시와 아이폰은 브랜딩 타이밍을 가질 수 있었을까? 좋은 브랜드들은 무조건 브랜딩 타이밍을 가지는 것일까? 그것은 절대 아니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라고 해도 라이프 스타일, 문화, 시대정신, 그리고 트렌드와 같은 브랜드의 비본질적인 부분과 통합되어야만 가능하다.

  피코크 프로젝트가 특별한 이유는 피코크가 스마트 폰, 정확히 말하면 애플과 갤럭시처럼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과 하나가 되어가는 브랜드 타이밍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피코크는 의식주 중에 일부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이 되어가고 있다. 


피코크는 시장의 뒷편에서 일어나는 소비자의 카이로스를 알고 있었다



피코크는 시장의 불규칙한 조화가 만들어내는 라이르 스타일의 변화를 읽었다



피코크는 결핍과 욕망 그리고 필요가 만든 Time을 브랜드 런칭과 성장 Timing으로 사용했다

편집후기에서 모든 장표를 설명할 수 없지만, 

피코크는 한끼 식사 대용 제품이 아니라 위에서 보여지고 있는 궁극의 복잡성으로 구축한 가장 주목해야할 궁극의 브랜드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경우, 스타벅스가 런칭하기전에 사람들은 커피를 들고 다니면서 마시지 않았다.

커피는 자리에 앉아서 커피잔에 먹는 음료였다.

5년전만 해도 혼자서 밥을 먹거나, 냉동 포장 요리를 집에서 요리를 먹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스타벅스가 커피를 먹는 스타일을 바꾼 것처럼, 피코크도 식사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피코크는 SSG 닷컴외 신세계의 여러 비지니스 모델과  결합해서 새로운 피코크로 진화될 것이고,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의식주 라이프 스타일을 우리에게 [피코크 타임]이라는 이름으로 제안할 것이다. 


우리는 marketing이라는 단어를 market-ing으로 써야 한다고 믿어왔다. 이렇게 써야만 마케팅이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을 상대하는 것임을 확실히 알게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최첨단 마케팅을 이해하기 위해선 최근 몇 년 동안 시장이 어떻게 진화 되어왔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고객이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상호작용 속에서 살아가는 디지털 시대에는 인간적인 브랜드가 가장 매력적이다. 인간의 성격을 닮았고, 고객과 동등한 친구 자격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간 중심의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강해졌다.  필립 코틀러 / 마켓 4.0




피코크 브랜드 런칭 프로젝트 전문







에필로그 



스마트, SNS, 웹 2.0, 창발성, 기술의 진보, 뇌, 유전자 지도, 환경 등 이런 단어들은 지금은 익숙하지만 7년 전만 해도 미래의 키워드였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런 단어들이 이토록 익숙해졌을뿐더러 오히려 당연하게 여겨질까? 그것은 이 모든 변화가 ‘재미와 생활’이라는 거부감 없는 라이프스타일로 우리에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패션의 관심은 오직 미래’라는 칼 라거펠드의 말처럼, 브랜드들의 관심도 오직 미래다. 그렇다면 어떤 미래가 우리에게 펼쳐지고 있는 것일까? 미래는 우리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그리고 가시적으로 오지 않는다. 어느 사이에 미래가 현재로 다가온다. 2009년 12월 1일에 갑자기 들이닥쳤던 ‘스마트한 미래’-지금은 과거가 되었지만-를 살펴보자


아마 기억이 가물거리겠지만, 2010년에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스마트’였다(요즘은 AI, 4차 혁명이 대세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스마트폰이며 대표적인 브랜드는 갤럭시와 아이폰이었다. 이런 상황을 1년 전인 2009년 2월에는 알고 있었을까? 적어도 2009년 2월까지 스마트폰의 사용자는 전체 휴대폰 사용자 중 1%밖에 되지 않았기에 우리나라 인구 중에서 약 1,000만 명이 쓸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이토록 분명한 근접 미래를 우리는 왜 보지 못했을까? 지금부터 2009년 3월과 2011년 3월의 시간을 입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2008년 9월, 마케팅 인사이트 리서치 회사가 표본 규모 7만 6천 명을 상대로 이메일로 소비자 조사를 한 후, 2009년2월27일에 조사 결과를 각종 언론매체에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요약하면 향후 6개월이 내에 휴대폰 교체 의향이 있는 사람 중 한국 사람은 45%가 스마트폰을 사겠다고 말했고, 미국 30.8%, 영국 24.3%, 프랑스 17.9%였다. 이 결과만 봐도 스마트폰 시장의 타이밍은 충분히 무르익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이 수치를 보고 1년 뒤 미래를 보지 못한 것은 스마트폰 보급률 1%의 당시 한국 상황에서는 45%의 높은 수치에 해당하는 이들이 단순히 얼리어답터일 거라고 단정 지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스마트 폰을 구매하려는 사람의 절반 이상은 30대∼40대 남성이었고, 사무·기술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10명 중 3명이었다고 한다. 가장 선호하는 제품은 12개의 브랜드 중 복수 응답자 비율로 80%의 높은 선호도를 보인 삼성의 애니콜이었다. 그다음은 LG 싸이언(45.7%), 팬택 앤 큐리텔 스카이(40.4%), 모토로라(39.4%) 그리고 애플의 아이폰(31.4%) 순이었다. 반면에 노키아, 소니에릭슨, 블랙베리, HTC 등은 10%대에 머물렀다고 한다.이제는 과거가 된 이 데이타를 보면 분명 타이밍이 언제였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스마트폰 브랜드들의 브랜딩 타이밍은 2009년 전체였다.


이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겹쳐보자. 2011년과 2012 년의 시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또 어떤 브랜드가 존재할까? 그리고 어떤 라이프스타일이 어떤 브랜드에 의해서 만들어질까? 어떤 직업이 생기면서 어떤 산업이 사라질까? 산업과 브랜드 그리고 기술의 변화가 하나가 되어 우리를 블랙 홀과 같은 특이점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마케팅 중의 마케팅’의 다른 말을 ‘타이밍’이라고 말해도 크게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없다. 일반적인 마케팅의 목표는 소비자의 눈길이 머무는 시간을 잡아서 자신의 제품을 좀 더 보게 하고, 좀 더 생각하게 하고 당장 사지는 않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사도록 기억 속에 오래 남기는 것이다. 일련의 소비 과정을 살펴보면 결국 소비자의 시간을 잡아두는 것이 숙련된 마케팅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브랜드를 보고 싶을 때 그것을 보여 주고, 브랜드를 가지고 싶을 때 그것을 갖게 하는 타이밍을 알 수 있을까? 무성의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솔직한 대답은 앞서 말했듯 “알 수 없다 ”이다. 분명 이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타이밍의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다 해도 타이밍을 만드는 검증된 방법은 있다.


먼저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이 현장 실무자라면 자신들이 했던 지난 마케팅 캠페인을 생각해보자. 앞에서 설명했던 스마트폰의 미래 예측과 비슷한 방법이다. 캠페인의 자료는 1년 전 것보다 2~3년 전, 혹은 더 오래된 것일수록 좋다. 자신들이 진행했던 마케팅을 회상할 때 선명하게 떠오르는 ‘시점’이 있을 것이다. 선명하게 알고 있는 첫 번째 시점은 타이밍을 놓쳐버린 시점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어렴풋이 알 수 있는 시점은 성공한 시점이다. 그리고 셋째는 아직도 잘 알지 못하지만 성공할 수도 있었던 시점이다. 이 세 개의 시점을 통해서 과거의 타이밍을 찾아낼 수 있다. 머릿속에 그려보면 ‘아! 맞아 바로 그때였는데! 그 신호가 바로 그 신호였는데!’라고 파악할 수 있다.


우연의 일치?

우연이 일치할 수 있을까?

우연이 일치가 되었다면 어떤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마케터는 시장에서 일어나는 우연의 일치를 믿으면 안된다.

시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시장의 사인이고, 연속된 사인을 감지했다면 피코크가 보았던 것처럼 거대 시장이 바로 우리 옆에 생긴 것이다.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고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보이지 않는 사인들이 라이프 스타일로 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대부분 가장자리에서 온다” -  미래학자인 조엘 바커


현재는 과거의 미래다.

마케터는 항상 미래를 생각하며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보려고 하지만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래만 고민하기 때문이다. 현재와 과거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미래를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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