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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Nov 29. 2017

브랜드 경영의 주체,
디자인

디자이너가 모르는 디자인 경영 

'디자이너만 모르는 디자인 경영'


이 글의 처음 제목을 이렇게 썼다. 솔직하게 쓴 제목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천박한 후킹처럼 보일 것 같아서 제목을 다시 고쳤다


'디자이너가 모르는 디자인 경영'

몇 번 읽어 보다가 나는 [만]을 [가]로 고쳤다. 

소리를 내 읽어 보면서 한참을 고민했다.


그외 다른 제목들을 끄적이다가 이 글의 결론으로 제목으로 썼다.

  

[브랜드 경영의 주체, 디자인] 


그 누구도 읽고 싶지 않은 제목이 되었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나는 [디자인 경영]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디자인 경영]의 실체를 소개하고 싶었다. 


만약에, 내가 디자이너라면 나는 제목을 이렇게 썼을 것이다.


디자이너가 관심 두지 않는  
디자인 (     ) 경영








아래에 있는 단어들은 360페이지 분량의 어떤 책에서 160페이지까지 나왔던 단어들을 무작위로 적어 본 것이다. 과연 이 책은‘무슨 책’일까?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창조, 문제 해결, 전략, 통합, 상상력, 형태, 스타일, 가치, 목적성, 분석력, 적용력, 천재, 재능, 예술, 전문성, 커뮤니케이션, 소비자 지향, 컨셉추얼 라이제이션, 브랜딩, 혁신, 진보, 진화, 프로세스, 상징, 일 관성, 신뢰감, 안정감, 협력, 대립, 상생, 조절, 논리, 균형, 실용, 편리, 의미, 상식, 인내, 인식, 결단, 감성, 이성, 시각 기억, 감각, 스타 일, 컬러, 심미적 스토리, 메시지, 라이프 스타일, 재생산, 수렴적 사고, 발산적 사고, 패턴, 비 물질성, 변환, 다각화, 탐색, 투자, 자본, 마진율, 심상, 시스템, 비용 주도, 설루션, 실행, 가치사슬, 정형화, 무형적 차원, 재활성화, 채널, 점유율, 파트너십, 불예측성, 한계 조건, 성능, 조합, 해답, 임계점 


무슨 책인지 잘 모르겠다면 도대체 누가 보는 책일까? 


1) 경영자 2) 마케터 3) 디자이너 4) 전략가 5) 기업 위기 관리자 6) 브랜드 관리자 


이 책은 미우치아 프라다 교수가 쓴 [디자인 경영]이라는 책이다. 

위에 열거한 단어만으로도 디자인 경영이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디자인 경영에서는 이 모든 단어가 '경영'으로 작동되는 톱니바퀴다.

잘 보이지 않겠지만 '디자인 경영'이라는 두 개의 단어 사이에는 엄청난 톱니가 있다.


디자인 (                                    ) 경영







디자인 (      ) 경영

한때 우리나라도 디자인 경영이 인문학 경영 열풍처럼 지나갔지만, 아직도 디자인 경영이 무엇인지 모른다. 

디자인과 경영에는 (괄호)라는 간극이 있다. 그 (괄호) 안에 어떤 관점을 갖느냐에 따라서 디자인 경영은 달라진다.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경영, 디자인(을 전략으로 하는) 경영, 디자인(전공자들이 하는) 경영, 디자인(마인드를 가진 경영자가 하는) 경영, 디자인(을 혁신의 도구로 사용하는) 경영, 디자인(을 차별화 포인트로 하는) 경영, 디자인(을 잘하는 디자이너에게 허영심과 명예를 주는) 경영, 디자인(을 소비자의 가치로 전환하는) 경영.... 


‘디자인’에 대한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고 ‘경영’에 대한 정의가 학자마다 다르듯 ‘디자인 경영’에 대한 정의도 아마 사람 수만큼 많다. 단어에 대한 정의를 굳이 내려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정의의 여지를 남겨 둠으로써 다양한 생각과 접근을 통해 또 다른 혁신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디자인(      ) 경영’의 괄호 안에 들어갈 독자만의 서술어를 만들어 보자. 


당신이 생각하는 디자인 경영 이란 무엇인가? 

문제는 디자인 경영의 정의가 아니라 초점이다.
초점이 있는 디자인 경영만이 시장을 태워 버릴 수 있다. 



초점을 맞추다

디자인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느끼는 것과 느끼지 못하는 것,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상품인 것과 작품인 것에 대해 경계선을 긋거나 이어주는 일이다. 그래서 상품이 작품이 되기도 하며 작품이 상품이 되기도 한다. 


루이비통을 비롯한 50여 개의 럭셔리 브랜드를 운영하는 LVMH는 위에서 설명한 모호한 정의를 명확한 콘셉트로 하여 디자인 경영을 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모든 행위를 ‘생활 예술’이라고 정 의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매장에서 팔고 있는 생활용품인 가방을 생활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과연 그들이 만든 상품은 어디까지가 용품이고 어디까지가 예술일까? 디자인은 이처럼 구분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렇게 의미를 가진 디자인은 제품의 기능을 감성적으로 만들고 있다. 더 나아가 의미를 가진 디자인은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을 내적으로 구축하고 외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디자인 경영을 한다는 것은 기업의 철학을 이미지와 메시지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보이는 가치로 환원하는 일이다. 디자인 경영은 심오해진 경영의 트렌드가 아니라 그동안 ‘수요와 공급’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였던 시장의 실체가 마침내 드러난 ‘브랜드 경영’이 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관점으로 디자인의 정의는 혁신이다. 

디자인 경영과 브랜드 경영을 이해하기 위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브랜드 Brand’의 어원은 5,000년 전 고대 스칸디나비아어 혹은 게르만 이에서 유래된 것으로 ‘낙인찍다 Burn’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낙인을 찍는 이유는 ‘구별’을 하기 위해서이다. 개인의 재산인 가축들이 들에서 섞이면 작게는 말다툼에서 크게는 전쟁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재산권 보호와 관리를 위해서 ‘구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어휘는 그 시대의 문화, 종교, 그리고 가치관의 압축 프로그램이다. 고대어일수록 트렌드성 용어 해설보다는 철학적 의미론을 가진 다. 특히 ‘구별’에 관해서는 히브리어가 매우 독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구별’이라는 의미를 가진 히브리 언어인 ‘카도쉬 kadosh’는 ‘거룩 holy’이라는 단어와 어원과 어근이 같다. 그러니까 거룩한 것은 구별된 것이고, 구별된 것은 거룩한 것이다. 거룩과 구별의 정의는 유대 인들이 정한 것이 아니다. 그것을 정의한 것은 ‘신’이었기에 유대인들 에게 거룩과 구별의 개념은 신성한 단어이다. 


원래 ‘아우라 aura’라는 단어는 지구 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술작품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 것으로서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다. 일종의 착시현상으로 이것은 ‘믿음’에 해당되는 것이다. 간혹 작품에 가까운 명품 브랜드는 소비자의 관여도에 따라 이와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다시 돌아가서 아우라는 ‘하나밖에 없는’ 작품에 대한 고고함 의 느낌이다. 지구 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은 대부분 박물관에 있거나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것들이다.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구별’되는 것이고, 결국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경외함으로 우러러보게 한다. 


브랜드도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차별화시킴으로써 다른 상품들과 ‘구별’되고, 오직 하나밖에 없는 브랜드가 되어야 ‘거룩’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구별과 거룩의 존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준, 즉 아이덴티티의 어원은 무엇일까? 아이덴티티는 라틴어로 아이덴티타스Identitas 혹은 아이덴티커스Identicus로 불리며, 아이뎀Idem(동일하다)을 어원으로 두고 있다. 말 그대로 ‘동일시’이다. 


디자인 경영을 이야기하다가 브랜드 어원까지 왔다.

그 이유는 디자인이란 모습이 없던 브랜드의 형상을 만들고 그 이미지와 느낌을 통해 고객의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모양을 단순히 차별화와 특별한 모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느낄 수 없는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 경영 혹은 기업 혁신의 결과물이 바로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톰 피터스가 '비즈니스 세계에서만큼은 디자인이 영혼의 거처다'라고 말한 것처럼, 나는 디자이너가 자신이 하는 일은 브랜드 영혼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비록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지금 하는 일이 디자인 부서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생산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실체를 완성하고 있는 일을 하고 있다. 


디자인 경영.

경영자도 디자인 경영을 모르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디자이너도 디자인 경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애플의 조나단 아이브는 '디자인이란 사람들의 마음속에 이 제품이 어떠한 제품인가를 정의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그리고 가장 명확한 방법이다.'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는 디자인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 조나단 아이브를 애플의 영혼이라고 불렀다. 디자인 경영은 이 둘의 관계와 결과물이다. 









12월 8일에 열리는 커넥츠 디자인 소사이어티는 조나단 아이브가 말했던 '디자인이란 사람들의 마음속에 이 제품이 어떠한 제품인가를 정의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그리고 가장 명확한 방법이다.'의 결과물을 나누는 시간이다. 

 디자인의 최소 단위인 [서체]에서 최대 단위인 [전체]까지 살펴보는 소사이어티다.  






12월 8일 / 브랜드 디자인 이노베이션


1. 권민 편집장 (브랜딩하는 디자이너, 디자인하는 브랜더)

     Q.변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브랜딩이 필요한가?


2. 석금호 대표(클래시오브클랜 전용 서체 개발 프로젝트)

    Q.커뮤니케이션을 대신하는 폰트, 폰트로 브랜드의 목소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3. 김성천 대표(DDP 브랜드 포지셔닝 프로젝트)

    Q.시민을 위한 공간, DDP는 어떻게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었는가?  





수강 예약

http://gibo.conects.com/event/invite


온오프 믹스 구매 페이지

https://onoffmix.com/event/119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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