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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Nov 27. 2017

콘셉트 자체가 비즈니스 모델이다.

거시한 콘셉트와 콘셉트의 거시기 

거시기는 사물과 사람에 관한 대명사와 감탄사로 쓰이는 사투리다. 


예전에 다녔던 회사 직장 상사 중에 ‘거시기’라는 단어를 모든 대화에서 쓰는 사람이 있었다. 

“그 회사 거시기한테 연락 온 적 없어요?” “보고서에 거시기 좀 넣어라!” 


이 중에서 가장 해석이 어려운 것은 “그거 되게 거시기하네”였다. 왜냐하면 ‘되게 거시기 하다’라는 말을 매우 기분이 좋을 때도 쓰고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썼기 때문이다. 거시기에 대한 것을 통합적으로 이해하여 감탄사와 대명사를 쓸 때가 다르다는 것을 안 뒤에야 변명과 기쁨, 귀찮거나 재촉하거나 그리고 안달할 때도 사용되는, 그것의 세밀한 의미와 느낌까지도 알게 되었다. 추측하건대 ‘거시기’는 상황과, 연출, 억양에 따라 100여 개로 분리 사용되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거시기’ 사용 중에서 최고의 난도 때문에 항상 해석의 오류를 범하게 하는 문장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그 거시기가 거시기냐?’였다. 


그러나 직장 상사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이 말도 의역으로 다 풀이할 수 있었다. 물론 ‘거시기’라는 단어를 문법으로 공부해서 알게 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거시기를 쓰는 상사와 대화 속에서 Content(내용)만을 파악하려고 노력했지만, 거시기를 이해할 때는 Context(문맥)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용도를 알았다고 100여 가지의 현란한 활용을 모두 알게 된 것은 아니다. 


나도 ‘거시기’라는 말을 같이 사용하면서 알았다. 

콘셉트를 ‘거시기’라고 말하는 것은 ‘거시기’처럼 ‘거시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거시기’처럼 ‘거시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말은 콘셉트는 단순히 책을 본다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좀 더 정확한 해석을 한다면 ‘콘셉트는 지성과 감성을 모두 통합하여 현장에서 직접 사용하면서 배워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거시기라는 말을 현장에서 직접 사용할 때 알 수 있는 것처럼 콘셉트 또한 직접 체험할 때 배울 수 있는 지식이라는 뜻이다. 


아마 마케팅 관련 책 중에 가장 재미없는 것이 ‘콘셉트’에 관한 책일 것이다. 재미없는 가장 단적인 이유는 마치 일상에서 편하게 쓰는 모국어를 책상에 앉아서 문법으로 공부하는 경우와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콘셉트로 상품을 만들고, 콘셉트 때문에 구매한다. 일상의 모든 것이 콘셉트화의 과정과 결론에 관한 것들이다. 그것을 우리는 일상적으로 배우고 느낀다. 우리는 아침부터 저녁에 잘 때까지 콘셉트화 된 브랜드와 정보 그리고 이미지를 보고 있다. 자의든 타의든 이런 것들로 인해서 우리는 콘셉트를 아주 잘 이해하고 사용한다. 


그 누구도 물건을 하나 구매하면서 정서적 이익, 기능적 이익, 자아 표현적 이익을 구분하면서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구매의 우선순위에 놓지 않는다. 모국어 문법을 공부한다고 해서 (‘교정 교열’ 능력이 생길지는 몰라도) 사용하는 말과 어투가 달라지고 갑자기 모국어가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모국어를 사용할 때 단어들을 문법에 정확히 맞추어서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렇게 말한다면 외국어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콘셉트에 관한 개인적 제안은 머리로 하지 말고 현장에서 배우기를 권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현장에서 콘셉트를 ‘거시기’처럼 배울까? 


마케팅과 브랜드에 대해서 처음 접하는 학생들은 콘셉트에 관한 책을 읽으면 주눅이 든다. 논리적이고, 기계적이고, 과학적이며 그리고 복잡하기까지 하다. 아마 콘셉트이라는 개념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이 콘셉트를 직관과 감성으로 뽑아낸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또한 그런 책들을 보고 있으면 단순히 콘셉트를 분해하여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다시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하는 방식을 택해 설명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소총과 같은 단순한 기계들을 조립할 때는 분해의 역순으로 할 수 있겠지만, 브랜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문용어로 분해하고 조립해서 ‘이것이 콘셉트이다’라고 말할 수 없다. 


콘셉트에 관한 책들은 콘셉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실 이것부터가 문제다. 콘셉트를 만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론적으로 배운 대로 만드는 것이 아닐뿐더러 실상은 자신이 어떻게 만들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유는 콘셉트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거시기’처럼 content와 context, 그리고 여러 content가 압축돼 만들어진 ‘논리’이기 때문이다. 


이상한 말로 들리겠지만 이 ‘압축된 논리’는 결코 하나가 될 수 없을 것 같았던 ‘지성과 감성’이 하나로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콘셉트를 이해하지 않고 대부분 느낀다. 물론 소비자들도 콘셉트를 한 줄 혹은 한 단어로 인식하지 않고 ‘통’으로 느낀다. 그것을 ‘글’로 정의하는 것에 한계가 있음은 콘셉트를 다루는 사람은 모두 아는 이야기다. 





가장 오염된 단어, Concept

인간의 가치 중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오염된 단어를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사랑’ 일 것이다. 신과 인간의 영적 관계에서도 사랑, 부모와 자식의 혈연관계에서도 사랑, 부부의 동고동락 관계에서도 사랑이라는 말을 쓴다. 또한 물건을 좋아하거나 매춘의 행위마저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은어로 사용한다. 관계의 밀도와 범위를 규정하는 ‘사랑’이라는 단어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열정적 소비’라는 의미로도 동일하게 사용된다.


경영에서 가장 많이 오염된 단어를 꼽는다면 그것은 ‘전략’이다. 전략이라는 말은 본래 군사 용어로 ‘적보다 싸우기에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라는 의미지만 지금은 아이디어, 판촉, 노하우, 차별화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두 단어(사랑과 전략) 보다 더 광범위하게 오염되어 사용하고 있는 단어가 바로 ‘콘셉트’이다. 


콘셉트는 문화, 경영, 환경, 교육, 브랜드, 마케팅, 디자인, 트렌드 등 전 영역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단어다. 그러나 정작 콘셉트를 파는 것이 생계(?)인 콘셉트를 기획하는 사람들에게 콘셉트가 뭐냐고 물어보면, “이미지, 느낌, 메시지, 아이디어, 직관… 음… 차별화가 아닌가요?”라고 되묻는다. 콘셉트의 사전적 정의는 ‘개념, 관념, 사상, 생각, 발상, 착상, 구성, 테마’ 등이다. 하지만 사전적 정의의 기준에 따라서 사용하지 않고 메시지, 상황, 느낌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진다.


“이번 마케팅 전략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이번 미술 작품의 콘셉트는 무엇이죠?” 

“이번 광고의 콘셉트는 무엇이죠?” 

“이 도시의 콘셉트는 무엇입니까?” 

“도대체 당신의 콘셉트가 뭡니까?” 


이 다섯 가지의 질문에서 사용되는 콘셉트이라는 단어는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거시기’처럼 모두 알 수 있고, 또 대답할 수 있다. 굳이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해 보라고 하면 사실 애매하다. 왜냐하면 콘셉트는 원래 외래어고, 사랑이라는 단어처럼 감성적이며, 전략이라는 단어처럼 이성적으로 이미 널리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랜드를 만들고 다루는 분야인 마케팅, 트렌드 그리고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바로 콘셉트이다. 콘셉트는 ‘거시기’처럼 일반적이고 특수한 단어기 때문에 콘셉트의 사전적 정의대로 사용하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미 콘셉트는 현재 제각기 고착화되어 그때마다 달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통합된 정의를 갖기 어렵다. 그래서 콘셉트가 이렇게 범용적으로 제각기 사용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산업군별, 기업별, 부서별로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용어를 스스로 정립해야 할 것이다. 반짝인다고 모두 다이아몬드가 아닌 것처럼 콘셉트이라고 모두 콘셉트는 아니다. 콘셉트는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단어이지만 브랜드의 존재와 가치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설명할 수 있지만 정의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콘셉트이다. 





12월 5일에 열리는 커넥트 디자인 소사이어티의 주제는 [본질을 관통하는 콘셉트 브랜딩]이다. 이 주제를 정할 때 다른 주제보다 더많은 시간을 썼다. [본질을] [관통하는] [콘셉트 브랜딩] 3가지가 설명하다가 헷갈릴 수 있는 포괄적인 주제이다.

여기서 말하는 [본질] 비즈니스와 경쟁우위를 말한다

[관통하는]는 포지셔닝과 차별화이다.

그리고 설명이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 [콘셉트 브랜딩]이다. 말 그대로 콘셉트 자체로 브랜딩을 구축한다는 뜻으로 가장 '거시기'하다. [콘셉트 브랜딩]이라는 단어는 12월 5일을 강연을 설명하기 위해서 만든 말이다. 

  

  가장 화려한 웨딩을 콘셉트만으로 가치 있게 만들고,

  콘셉트화 된 만두만으로 수십 개의 아이템과 브랜드를 만들며

  입으로 넣는 식품으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콘셉트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브랜드, 마케팅, 디자인에 관한 수많은 강의가 있지만, 콘셉트 강의는 찾기 어렵다. 그 이유는 콘셉트는 정형화된 지식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다양하게 변화되는 지식이기 때문이다.




12월 5일  본질을 관통하는 콘셉트 브랜딩


1.하찬연 대표(알지비지구맛 웨딩 브랜드 런칭 프로젝트)

   http://rgbjigumat.com/

   Q.나를 위한 스몰웨딩은 어떻게 디자인되어야하는가? 



2.곽정우 (전/상무) (비비고 왕교자 런칭 프로젝트)

   http://www.bibigo.com/kr

   Q.레드오션을 뒤흔든 강력한 브랜드 플랫폼 콘셉트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3.박지현 대표(롯데백화점 식품관 콘셉트 디자인 프로젝트) 

   http://genesisgroup.co.kr/branding/

   Q. 핵심사업으로 성장한 롯데백화점 식품관의 비즈니스 콘셉트은 어떻게 디자인되었는가?  





수강 예약

http://gibo.conects.com/event/invite


온오프 믹스 구매 페이지

https://onoffmix.com/event/119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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