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컨설턴트 양성과정]
브랜드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예전에 이런 질문과 문자가 오면 내가 알고 있는 브랜드 지식을 기계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기계적'이라는 말은 성의 없게 대본대로 말했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브랜드 지식을 거침없이 [즉각적]으로 이야기를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 질문에 대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한다.
늙은 복서처럼 질문자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날아오는 날카로운 질문을 피했다.
그들에게 모른다고 등을 보이며 도망가지 않았지만 이리저리 피하면서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을 찾아 주었다. 남의 이야기하듯이 인용문구를 쓰거나 다음 질문을 받지 않기 위해서 뻔한 대답을 했다.
비즈니스 지식은 수학과 물리학처럼 쌓이지 않는다. 비즈니스의 지식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 쌓아 올린 성공 지식을 해체하고 와해시켜서 또 다른 새로운 지식을 창조한다. 그 비즈니스 안에 있는 브랜드는 더 심하다. 4차 혁명을 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연 우리에게 새로운 브랜드 지식을 제시할 만한 브랜드가 있을까?
이텔리피쿠스, 사우스리퍼어스로구,티라노사우루스 ...
나는 브랜드를 공룡 이름을 공부하듯이 배웠다
1990년도 당시에 마케팅과 디자인에 관한 책은 대부분 외국 번역 서적이고, 그 안에 나오는 사례도 공룡이름 처럼 낯선 해외 브랜드다. 기껏해야 코카콜라와 나이키가 있었지만, 나에게 해외 브랜드 서적에서 나오는 희한한 브랜드는 그저 단군신화와 삼국유사만 알고 있던 나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와 헤라의 출현처럼 낯설었다. (참고로 해외 명품 수입 자유화 시기는 1988년도이다)
그래서 20년 전 1997년에 한 권의 책을 수십 번씩 읽으면서 나는 신기한 용어를 공룡 용어처럼 외웠다
정서적 이익, 기능적 이익, 자아 표현적 이익,…. 그 당시에는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브랜드가 없었기에 이런 이익의 개념이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나의 기분은 한 번도 인간을 해부해본 적이 없는 의사가 인간 해부학 책을 보면서 자신의 뼈와 근육을 만져보면서 사람의 기능을 이해하는 것처럼, 그렇게 지식과 시장에 있는 브랜드를 더듬어가면서 끼워 맞추기식으로 배워야만 했다. 이 과정이 너무너 어려워서 나는 브랜드 전문용어로 외우고 설명하는 것이 브랜드 지식을 아는 것으로 착각했다.
의사들이 진단서에 고대 설형문자나 라틴어 문자를 휘갈겨 쓰는 것처럼, 전문 용어를 알아가는 것이 브랜드 지식을 높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충격을 받았던 이유는 내가 만난 대부분의 브랜드 마스터들은 내가 열심히 외웠던 용어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피타고라스의 정의가 소방수 차와 빌딩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나에게 가장 큰 문제는 [이론은 없지만 현상은 있는 브랜드]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브랜드를 배우기 위해서 유니타스브랜드라는 잡지를 발행했다.
공룡을 완성하기 위해서 많은 공룡뼈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온전한 원형의 공룡을 보아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공룡급 브랜드가 태어났다.
대기업이 생기면서 스타들의 인지도와 충성도를 내세워서 급하게 만들어진 놀이 동산에 있는 가짜 공룡들이었다. 대기업에서 만든 가짜 공룡 풍선들은 바람이 빠져서 땅에 떨어지거나 하늘로 날아갔다.
지금 가끔씩 놀라운 브랜드가 나오지만 여전히 지금은 빙하기다.
공룡의 멸망을 지금도 알 수 없는 것처럼, 수많은 브랜드가 태어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어간다.
지금은 대충 그 이유를 알고 있지만, 대부분 내가 발견한 것을 믿지 않는다.
1000년 후에 우리 후손들이 지금 있었던 브랜드의 자료를 보았다면, 그들도 여전히 궁금해할 것이다.
왜 이런 대기업에서 만든 브랜드가 갑자기 사라졌을까?
이렇게 20년을 보내면서 내가 속한 브랜드업계에 대해서 깊은 회의감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도 배우기 힘든데 ... 브랜드를 공부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무엇을 알려줄 수 있을까?
브랜드를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나는 이 질문에 스스로 이런 질문을 다시 한다
브랜드를 공부한다고 브랜드를 알 수 있을까? 나처럼 전문 용어를 배워서 음악 비평가처럼 설명을 할 수 있지만 곡은 쓸 수 없다.
정말 브랜드를 알고 싶다면 브랜드 창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
수술을 하기 위해서 인체 해부도만으로 알 수 없다. 죽은 사람의 몸을 열어 보아야만 하고
공룡을 알기 위해서는 완전한 공룡의 화석을 발견하기 위해서 땅을 팔 수밖에 없다.
이것은 불성실한 답변이 아니다
30년 브랜드를 연구한 나의 솔직한 변명일 뿐이다.
왜 수많은 인재들과 돈이 있는 대기업에서 브랜드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
그래서
브랜드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창업을 하면서 브랜드를 학습해야 한다.
수영을 글과 그림으로 배울 수 없는 것처럼, 브랜드도 남의 브랜드 훈수를 두면서 배울 수 없다.
직접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브랜드를 배워야 한다.
나는 나에게 브랜드와 마케팅의 개념과 방향을 깨닫게 해주신 두 분의 선배님들과 [브랜드 컨설턴트 양성] 과정을 준비하게 되었다.
브랜드 컨설팅 회사를 창업하고 싶은 사람, 자신이 회사에서 브랜드를 직접 관리하는 사람 혹은 브랜드 컨설팅 회사를 이제 시작한 사람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보다 더 뛰어난 후배를 돕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상민 대표는 이런 생각을 이미 20년 전에 기획하여 제안했었고, 김남호 대표는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여러 번 진행했었다. 2015년에 이런 프로그램에 대해서 수차례 논의를 했고, 결국 오픈하게 되었다.
바둑을 배우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바둑 고수들의 기보를 학습한다.
기보는 바둑을 두었던 수순을 기록한 도면이다.
세계 최초의 기보는 중국 삼국시대 강동의 손책(孫策, AD 175~200)과 그의 보좌관 여범(呂範, ?~228)의 대국을 기록한 것이다.
알파고는 이세돌과 바둑을 두기전에 프로기사의 기보(棋바둑 기 譜족보 보) 16만개를 5주동안 학습을 했다.
일반적인 프로기사는 하루에 3개의 기보를 연구하는 과정을 1년동안 지속하면 1000개의 바둑의 승리 패턴pattern을 익힐 수 있다.
그리고 바둑을 배우기 위해서 흑을 잡고 고수와 함께 바둑을 직접 두어야 한다.
브랜드 교육도 이렇게 기보(브랜드 프로젝트)를 배우고, 자신의 브랜드에 적용하고, 다른 브랜드도 컨설팅을 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28년동안 브랜드 컨설턴트과 마케팅을 했던 선배들과 같이 작업을 해보아야만 한다.
http://www.schole.ac/landing/brand_consult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