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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Mar 16. 2018

브랜드 공부법

[브랜드 컨설턴트 양성 과정] 

물리학, 생물학, 화학, 기하학, 철학, 수학과 같은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은 절대법칙과 만물 이론을 찾는다. 

그러나  브랜드를 연구하는 사람은 기존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법칙과 그것을 무력화하는 법칙을 연구한다. 무엇보다도 브랜드가 다른 어떤 학문 연구보다 어려운 것은 브랜드가 이론과 법칙만으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원자탄의 경우 E=MC2 물리법칙을 응용해서 만들 수 있지만, 브랜드의 경우 이런 절대 법칙이 없다. 


브랜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만들어지기도 하며,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최적의 상황을 설정하고 연출하지만 전략서처럼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서 브랜드 연구 이론은 어떤 특별한 브랜드가 시장에 출현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면, 그 행적을 따라 그럴듯한 이론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수많은 브랜드를 연구하여 브랜드 지식과 원칙을 체계화하는 [유니타스브랜드] 편집장으로서 고민이 많다. 왜냐하면 최근에는 연구할만한 브랜드가 시장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 이후(특히, 스트브 잡스의 사망)로 그 어떤 마케팅 책에서도 기준을 보여줄 만한 새로운 브랜드 출현은 없다. 혁신적인 플렛폼과 디지털 기술을 설명하는 기업 PR은 많지만, 스타벅스와 애플 이후, 주목할만한 브랜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제 거론하기도 식상한 메이저 브랜드만이 흘러내리는 왕관을 부여잡고 좁아지는 옛 시장을 다스리고 있다.

물론 좋은 품질과 이야기를 가진 브랜드는 많다. 하지만 내가 찾는 브랜드 지식은 이미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브랜드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상품에 상표를 붙이고, 광고와 판촉을 통해서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여 판매하는 것을 브랜드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브랜드 공부도 [제품 런칭]에 집중해서 공부를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브랜드는 결코 어려운 비즈니스가 아니다. 브랜드가 화려한 포장과 비싼 가격으로 멋진 장소에서 파는 상표라면, 왜 천문학적 자본력이 있는 대 기업이 제대로 된 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할까? 브랜드에 관해서 수많은 성공 사례와 매뉴얼 지식들이 쏟아져 나와 있지만, 왜 이토록 시장에서는 강력한 브랜드 출현이 드문 것일까? 


브랜드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데이비드 아커(David A. Aaker) 교수 와의 인터뷰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수많은 브 랜드를 분석하면서 브랜드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저의 지적 호기심을 가장 자극하는 것이 ‘에너지 요소’라는 것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의 경험을 통해 배운 것 중 하나가 독특하고 강력한 브랜드들은 모두 ‘에너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 부분의 브랜드들의 브랜드 자산 equity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떨어집니다.

보통 7~8년 정도가 지나 면 신뢰도가 40%가량 떨어지고 차별화의 강점, 심지어 인지도마저 낮아집니다. 당연히 매출도 떨어집니다. 이에 반해 특별한 브랜드들은 기존의 분석 기준들을 통한 해석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 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통점을 찾아보았더니 ‘에너지 요소’를 갖고 있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에너지 요소’는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속성’입니다. 흥미롭고, 사람들의 입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면서, 역동적인 요소들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에너지 요소’가 되는 것들입니다.”



결론적으로 브랜드 구축과 학습이 어려운 것은 ‘생산자’가 브랜드를 만드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 이비드 아커가 지적했듯이, 브랜드는 사용자와 사용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가치를 공유하는 유대 관계이다. 어떻게 ‘에너지’가 충만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관점으로 브랜드를 생각해야 할까?

 

나는 예전에 모 대기업 회장이 브랜드에 관한 의견을 듣고 싶어서(공부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광고대행사를 시켜 나를 인터뷰 한 적이 있었다. 회장은 나를 포함해 여러 사람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부담스러워 자신이 궁금한 브랜드 전략을 특정인에게 묻고 답한 것을 영상으로 본다고 했다. 방법이 기이했지만 ... 바쁘시다고 하기에 ... 성실히 대답했다. 


질문 : 어떻게 하면 강력한 브랜드 전략을 세울 수 있을까?

이 질문의 대답을 짧고 명확하게 해달라는 광고대행사의 AE를 보면서 나는 곤혹스러웠다. 이런 질문에 5분안에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양해를 구하고 이 질문에 대답은 만약에 내가 브랜드지식을 알고 있는 회장이라면 나는 어떻게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려고 할까를 말하겠다고 대답했다. 



"만약에 내가 회장이라면 ..." 

회장 회의실에 임원을 모두 모아놓고 '브랜드란 무엇인가?'라는 쪽지 시험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쪽지 시험중에 선별된 몇 개를 골라서 우리 기업 브랜드 기준이 될 만한 것을 선택하고, 그렇게 말한 사람을 책임자로 세워서 증명(?)하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인터뷰는 끝났고 ... 나의 의견에 동의했던 광고 AE는 조만간에 뵐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만나지는 않았다.  





"브랜드란 무엇인가?" 브랜드 공부법의 시작은 이 질문의 정의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 질문의 대답으로 영국 브랜드인 액세서라이즈의 브랜드 북 <Accessorize Brand Book>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책은 그들이 공유하는 브랜드의 정의와 액세서라이즈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있어 직원들의 역할, 브랜드 정의, 브랜드 가치 등에 대해 서 설명하고 있다. 한 번만 읽어도 브랜드의 에너지가 무엇인지를 쉽게 이해할 것이다.



브랜드란 무엇인가?

모든 사람들이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하루의 일상을 떠올려보면, 우리는 매 순간 매일 매주 수백 개의 브랜드를 선택한다. 진정한 브랜드란 단 순히 로고나 상품 자체가 제공하는 기능, 그 이상의 것이다. 브랜드는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하게끔 해주고, 우리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운전하는 자동차, 머리를 감는 샴푸, 쇼핑하는 매장 등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총체적인 그림을 떠올리게 해 주고, 무엇을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를 이야기해준다. 이처럼 브랜드는 복합적인 존재이다. 비록 물리적인 형체이지만, 그 안에는 구매자들의 감정과 정신이 존재한다.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를 접할 때마다 긍정적인 기억과 인상을 갖게 되고 점점 확고해진다면, 성공적인 브랜딩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브랜드를 깊이 있게 이해하여,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 판매하는 방법까지 그 모든 것이 ‘브랜드’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브랜드란 무엇인가?


차별성과 의미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브랜드는 차별화되며, 의미가 있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브랜드는 여러 경쟁 상품들 중에서, 무언가를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브랜드가 왜 차별화되고, 의미를 가져야 하는 지를 설명해준다. 많은 사람들은 어떤 특정 마켓 내의 브랜드들의 포트폴리오를 사용한다. 브랜드는 차별성과 의미를 많이 가질수록, 그 범주와 목록 안에서 확고히 자리 잡게 된다. 패션 브랜드인 막 스앤스펜서(Marks&Spencer)의 고객 의견을 들어보면,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을 수 없는 상황이 잦아지면, 불평이 생긴다는걸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브랜드는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

진정한 브랜드는 마켓을 주도하며, 의견을 변화 시키는 힘을 가진다. 현상 유지를 목표로 삼지않은며, 모방하지 않는다. 마켓의 다이내믹한 변화를 유도한다. 이는 고객들의 선택과 관심을 계속해서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어떤 브랜드들은 그 힘이 강력해지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존하며, 실수에 대해서도 용서받을 정도로 신뢰를 얻는다.



세상을 향한 견해를 가진다

어떤 특정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확실한 견해가 있으며, 고객들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아간다는 믿음이 있다. 이런 견해는 종종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성을 갖게 한다. 예로서, 바디샵은 동물 실험에 반대하고, 지구 환경을 보존하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고객들은 이 브랜드를 윤리적인 브랜드로 생각한다. 만약 이 브랜드가 모든 활동에서 윤리적인 가치를 강조하면 서도, 정작 출간물과 홍보 활동들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면 고객들은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브랜드들이 바디샵의 이런 요소를 모방하고 있지만, 바디샵이 유일하다.


가치를 고객들과 나눈다

주요한 철학을 통해 브랜드의 생각, 활동, 행동들에 대한 가이드를 준다. 이를 브랜드 가치라고 한다. 이 가치는 독특해야 한다. 브랜드는 똑같은 가치를 나누지 못한다. 만약 그런 브랜드가 있다면, 그 둘은 어떤 점에서 다른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까?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든 브랜드를 접했을 때, 우리가 가진 브랜드는 대한 인상과 기대치에 부합해야 한다. 브랜드가 주는 느낌이 모순되고 충돌하거나, 그 의미마저 상실해 버리면 고객들은 브랜드를 좋아했던 이유와 그 기억마저 소멸시킨다.


독창적이다

진정한 브랜드는 독창적이다. 만약 어떤 브랜드가 사라졌을 때, 그 자리를 누구도 대체할 수 없으며 그리움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영국의 유명 백 화점인 존 루이스(John Lewis)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고객들이 갈 수 있는 백화점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존 루이스에서 고객들이 받은 약속과 경험들을 다른 백화점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말하는 브랜드 정의가 특별한 브랜드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브랜드에도 정의할 수 있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먼저 액세서라이즈의 브랜드 북 <Accessorize Brand Book>을 보면서 ‘브랜드’ 대신에 당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이름을 넣어서 읽어보면 된다. 그렇게 했을때 공감된다면, 그것이 악세서라즈의 브랜드 북에서 정의하는 브랜드다. 


이처럼 브랜드는 상표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서 매력과 가치로 응축된 보이지 않는 실체다. 과연 이런 해괴한 정의와 경험을 가진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인간이 인간이 아닌 사물에 대해서 독특 한 애정관을 가진 것은 브랜드뿐만 아니다. 최근 들어 인간은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을 만들 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들이 만들려는 로봇의 기준은 ‘사람과 같은 로봇일까?’ 아니면 ‘사람 보다 더 사람과 같은 로봇일까?’ 


분명한 것은 우리는 그냥 로봇을 원하지는 않는다. 디즈니의 로봇 애니 메이션 [빅 히어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나온 로봇이 출현한 영화의 주제는 인간과의 ‘감정 교감과 관계 형성’이었다. 분명 인간이 원하는 로봇은 관계를 통해서 특별한 감정을 가진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특징은 신부터 사물까지 모두 교감하려 고 한다. 인간은 닭을 팔더라도 이름을 붙여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고객은 신뢰하면서 구매 한다. 이런 모든 과정에서 소통이 이루어지면 서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계속)






https://brunch.co.kr/magazine/humanbrand



https://brunch.co.kr/magazine/brandstartup




ST Unitas의 ESG

"1%의 소수가 누리는 브랜드 비즈니스의 기회를 소외된 99%의 기업도 함께 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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