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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Mar 20. 2018

2009년에 보았던 오래된 미래,
2018년 디지털

미래에 대한 최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 / 조지 고든 바이런

2011년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아래 글은 2009년에 새로운 디지털 시장에 관해서 쓴 글이다. 




세계적인 거대 인터넷 업체가 나에게 ‘온라인 비즈니스에서의 브랜딩’을 주제로 한국의 광고주를 초청해서 비공개 세미나를 진행해달라고 했다. 행사를 주관한 업체가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이다 보니 그 준비와 규모가 가히 놀랄만했다. 주최 측은 강사진에게 세미나 참석자들이 강의를 들으면서 온라인의 중요성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만한 강의안을 만들 수 있도록 각종 자료와 정보를 제공했다. 


나의 강의안도 세 번이나 검열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강의 전날, 참석자들의 명단을 받아 보고는 당황했다. 왜냐하면, 행사 주최 측에서 말했던 참석자 기준과 당일 참석자는 상당히 달랐기 때문이다. 당일 참석자의 80% 가 ‘대리’도 아닌 2년 차 ‘사원’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인터넷 광고 팀원’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급하게 ‘시장의 변화에 따른 온 브랜딩 전략’에 대한 강의안을 수정했다.


인터넷의 ‘상용화(생활화로 쓰고 싶었지만)’의 역사는 1999년이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정도의 변화라면 충격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짧은 비즈니스 기간에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변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무엇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차릴 겨를도 없이 우리의 사고방식마저도 통째로 변화했다. 이 변화의 관점을 브랜드 관점이 아니라 마케팅 관점에서 본다면 마케터들은 이제 시장을 통제하거나 조정하지 못할 정도다.


지금 읽고 있는 글은 2009년에 작성한 글이다.


2000년을 기준으로 ‘브랜드’의 역사는 BC(기원전)와 AD(기원후)로 구분되었다고 본다. 물론 기원전・후가 구분되는 시점을 아마존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킨 시기로 보는 사람도 있고, 이베이 혹은 대형 의류 쇼핑몰들의 성공했던 시기로 보는 사람도 있다. 왜냐하면, 인터넷 업계는 절대로 아마존과 이베이 그리고 대형 의류 쇼핑몰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누가 책을 직접 훑어보지도 않고 서평과 광고 카피만으로 사겠는가? 누가 훔친 물건일지도 모르는 상품을 인터넷에서 경매로 사겠는가? 누가 입어 보지도 않은 옷을 사진만 보고 사겠는가? 이 질문만 본다면 사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몰 상위 5위까지는 모두 의류 쇼핑몰이고, 아마존과 이베이도 초기의 우려와는 달리 거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 대부분의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였다.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대중 매체에 광고하면서, ‘상표’에 대한 ‘인지도’를 올렸다. 그러고 나면 소비자의 ‘충성도’가 생겨서 흔히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쉬웠다. 왜냐하면 돈과 시간의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상표가 브랜드가 되는 과정에서 제품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①서비스 센터에 찾아가기, ②소비자 보호원에 신고하기, 그것도 안되면 ③방송국에 제보하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어떤 기업이 자신의 상품에 대해서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부정을 저지르면 각종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서 전 국민이 알게 된다. 이런 사건이 영어권에서 터졌다면 유튜브와 트위터 등을 통해서 순식간에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지고 해외토픽으로 다뤄질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많은 비용을 들여서 혹은 대중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다스리면서 상표를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사고는 한 마디로 시대에 뒤처진 재래식 마케팅 사고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읽고 있는 글은 2009년에 작성한 글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오프라인 브랜드의 인터넷 담당자들은 평균적으로 대리 직급을 달고 있다. 의식이 있는 기업에서는 간혹 차장직급의 담당자도 볼 수 있지만, 임원이 인터넷 비즈니스를 전담하고 끌고 가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 아직도 인터넷을 단순히 매체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브랜딩이라는 단어는 최근 3년 전부터 많이 사용하는 단어다.


사실 확인을 하고 싶다면 3년 전(2005년) 마케팅 책에서 브랜딩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된다. 그러면 그 단어가 얼마나 편협하고 희귀하게 사용되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뭘까? 말 그대로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만드는 모든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브랜딩을 할까? 앞서 말했듯이 예전에는 마케터들이 광고, 홍보 그리고 각종 판촉을 통해서 ‘충성도 높은 상표’를 만드는 것이 브랜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넷, 광의적인 표현으로는 온라인 시장이 도래하면서 소비자가 브랜딩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기업이 이름 붙인 제품에 소비자가 가치를 부여하기 전까지 그 제품은 단지 상품 Commodity 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가 상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상징으로 사용하며 자신의 가치로 인정하게 되면 그것은 상품이 아니라 자신과 동격으로 여기는 아이덴티티 Identity가 된다. 이제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한다면 Information Technology의 IT가 Identity Technology 의 IT로 변했다는 것을 알고, 현란한 플래시 기반의 웹페이지를 구축하는 것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철학 그리고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 과정, 즉 상품을 더 이상 필요에 의한 ‘상품’이 아니라 욕망에 의한 ‘브랜드’로 만드는 연금술을 ‘브랜딩’이라 한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것을 브랜더가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들이 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읽고 있는 글은 2009년에 작성한 글이다.


ON-Branding이란, 한 마디로 브랜드가 24시간 내내 브랜딩 되는 현상을 말한다.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잠도 자지 않고, 휴일도 반납하고 브랜딩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특정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애호하는 브랜드 사이트에 안티 세력이 생겨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자체적으로 보초(?)를 세워가며 24시간 365일 브랜딩하고 있다. 이번 특집은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다. 다시 말한다면 ON-Branding은 online에서의 인터넷 비즈니스 마케팅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ON-Branding 이 online이라는 기술적 환경의 소산임은 틀림없다.


이번 특집 기사들을 보면 전략, 마케팅, 디자인, 메시지라는 단어보다 진정성, 투명성, 본질, 가치, 겸손, 참여, 공유, 개방, 철학, 열린 마음, 경청, 감동과 같은 단어가 많이 보일 것이다. 그 이유는 이들에게 브랜드는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 것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와의 관계,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과의 관계가 online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끊임없는 관계의 지속 현상이 바로 ON-Branding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오래가고, 단단하고 뜨거운 것이 바로 사랑이다. ON-Branding의 관계성 안에 바로 ‘사랑’이라는 이 특이한 관계성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ON-Branding을 溫 따뜻할 온 -Branding이라고도 할 수 있다.


종교의 여러 구성 조건을 살펴보면 ‘특별한 감정’을  공유해야만 종교성을 가진다고 한다. 브랜드에 대해서 ‘특별한 체험’을 공유하고 있다면, 그래서 ‘특별한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면 브랜드도 종교가 될 수 있을까? 인터넷에서 클릭 세 번이면 특정 브랜드의 광신도를 만날 수 있다. 그들이 24시간 내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돌아다니면서 브랜드에 관해서 찬양과 파티를 즐기는 것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브랜드는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의 통로가 되었다.


지금까지 쓴 글은 2009년에 작성된 글이다.




나는 2009년에 이 글을 작성하고 2018년에 다시 읽어 보았다. 정말로 온라인에서 브랜딩이 되는  상황으로 완전히 바뀌었을까?  마케팅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2009년 12월에 애플의 아이폰이 한국에 런칭했다. 그때 우리는 시장이 이렇게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을까? 

당시에 마케팅 리서치 회사에서 스마트 폰 사용자는 70만명이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로이 박충효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https://youtu.be/RgvjsE59CAQ




박충효 대표의 교육 강좌는 아래 사이트에서


http://www.schole.ac/landing/blossom_semin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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