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시 돌아갈래*

유니타임, 시간을 돌리다

by 권민

“나 다시 돌아갈래”


“나 다시 돌아갈래.” 이 대사는 설경구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박하사탕〉(2000년 1월 1일 개봉)의 엔딩 장면에서 나온다.


‘자기다움’ 교육 시간에 60대 중반 수강생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은퇴 준비를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대부분이 이렇게 말했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40대 중반부터 준비했을 것이다.” 50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 마음은 급해지는데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는 말도 이어졌다. 수업을 듣던 40대들은 무언가를 알아듣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50대들은 짧은 한숨으로 답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돌아간다’는 일은 가능하다. 과거로 되돌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나의 가장 깊은 자리’로 내려가는 방식이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자신을 쪼개어 가장 근원적인 곳까지 들어가는 일이다. 원자를 쪼개면 원자핵과 중성자, 방사선과 에너지가 드러나듯, 사람도 자기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갈수록 겉으로는 보이지 않던 핵심이 모습을 드러낸다. 더 이상 분리되지 않을 만큼 깊은 자리, 그곳까지 들어가 보는 일이다.


삶을 돌이키며 후회할 때 이런 질문이 자주 나온다.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지?” 이 질문들은 중요하다. 다만 이 질문만으로는 원하는 시점으로 ‘돌아가는 일’까지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질문은 나왔지만, 삶의 흐름 속에서 이미 답을 잃어버린 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질문을 이렇게 바꿔 본다. “내가 타인을 어떻게 도울 수 있지?” “내가 만족하며 감사했던 순간은 무엇이지?”


‘좋아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변하거나 잊히기 쉽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기여했을 때 느꼈던 희열, 타인과 연결되었을 때 경험한 벅찬 감각은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하고 있다. 그 이타적인 기쁨 속에 나의 본질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들만으로 곧바로 돌아갈 수는 없다. 돌아가기 위해서는 기록이 필요하다. 회고록을 쓰듯, 내 일생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장면과 감정, 선택의 패턴을 찾아야 한다.


남들은 힘들다고 피하던 일인데 이상하게 나는 힘이 났던 순간들, 손해를 보더라도 기어이 선택하고야 말았던 일들…. 그 반복되는 패턴 속에 내가 돌아가야 할 자리, 내가 원래 어떤 사람인지가 숨어 있다.


Uni time(3) - PM 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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