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향기

아름다운 브랜드의 냄새

by 권민

“잣의 향기가 아름답다.”

이번 〈흑백요리사 2〉에서 안성재 셰프가 음식을 먹고 평가하며 남긴 말이다.

지금까지 맛집을 찾아간 적이 없고 음식을 그저 에너지로만 생각해 온 나에게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풍경이다.


향기를 눈으로 볼 수 있을까? 향기가 아름답다는 것은 어떤 초감각일까?

비웃는 것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존경에 가깝다.


2002년 TED 강연에서 크리스 뱅글은 강연 5분 24초쯤,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And I think this idea of soul, as being at the heart of great cars,”

(“그리고 저는 ‘영혼’이라는 이 개념이, 위대한 자동차의 핵심에 자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동차의 완성도를 기술이 아니라 ‘영혼’의 문제로 바라보았다.

동영상을 통해 받았던 충격은 강한 자극이 되었고, 훗날 2007년에 유니타스브랜드를 창간하며 나는 ‘브랜드 영혼설’에 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크리스 뱅글의 한마디만으로 내가 브랜드에 빠진 것은 아니다.


사진작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자서전을 읽다가 다음 구절을 만났다.

“나에게 카메라는 스케치북이자, 직관과 자생의 도구이며, 시각의 견지에서 묻고 동시에 결정하는 순간의 스승입니다.”

앙리는 ‘영혼’이라는 감각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진기를 삶의 스승으로까지 여겼다.


이번 엔텔러키 브랜드 볼륨 3호 〈1인 기업가의 휴먼브랜드〉에서, 1인 기업 온보의 곽진아 대표는 자신의 브랜드를 이렇게 말했다.

“나의 브랜드는 자아의 또 다른 형태에 가깝습니다. 제 생각과 감정, 그리고 저의 모든 능력이 단 하나도 버려지지 않고 브랜드 안에서 새로운 형태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립의 김지윤 대표도 이렇게 인터뷰했다.

“일은 제게 ‘친구’와 같습니다. 함께하면 즐겁고 풍요로워지며, 때로는 저를 힘들게도 하지만 결국 성숙하게 만듭니다.”


일일기타의 윤현민 대표는 이렇게 증언했다.

“‘일일기타’는 직업이 아니라 제 자아의 한 형태입니다. 사업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제 가치관이 드러난 결과물입니다.”


1인 기업가들을 취재하면서 나는 깨달았다. 그들의 기업은 법인 조직을 넘어, 자기 인생을 통해 자신이 다시 태어난 또 다른 자아의 형태에 가깝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에게 브랜드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이 남기고 싶은 유산의 목적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 나는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이런 평가를 남겼다.

“이 브랜드의 향기가 아름답다.”


안성재 셰프가 이 말을 들으면 황당하고 기괴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만약 그가 나에게 왜 그러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창업자와 가장 닮은 브랜드입니다. 그 사람의 마음과 삶의 결이, 브랜드의 향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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