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의 이점*

포기가 아니라 내려 놓음

by 권민

나이 듦의 이점을 찾기로 했다. 청년 때 보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것을, 지금의 내가 다시 경험해 보는 것이다. “이제는 할 수 없다”라는 속임수에서 빠져나와, “이제야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묻기 시작했다.


나이 때문에 “더 이상 할 수 없다”가 아니라, 나이 덕분에 “이만큼 할 필요는 없다”라는 여백이 생긴다. 그 여백은 예전만큼의 체력과 속도를 전제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꼭 해야 할 일’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예전 같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마감에 욕심을 냈지만, 이제는 내려놓는다. 내려놓음은 포기가 아니라, 삶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방식이다. 나이 듦은 능력의 감소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회복이다.


젊을 때는 가능성이 많아 흔들렸다면, 지금은 불필요가 줄어 방향이 선명해진다. 여백은 포기의 공간이 아니라, 삶의 본질만 남기는 공간이다. 덜 애써도 최적을 누릴 수 있는 삶의 방식이, 어쩌면 나이 듦이 주는 가장 현실적인 선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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