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 브랜드
소명이라는 단어는 종교적 출처를 지녔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천직, 사명, 적성, 운명 같은 단어를 쓴다. 내가 말하는 소명과 가장 비슷한 채도의 단어를 고르자면 '자기다움' 혹은 '목적'이다.
"나의 소명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이 질문에 아주 간단하게 대답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을 단기간에 알아내기는 어렵다. 어떤 일을 할 때마다 '나는 이 일에서 계속 배울 수 있는가'를 스스로 묻고, 그 질문을 오래 붙잡은 채 실제로 계속 배워 나간다면 그것은 소명에 가까울 수 있다. 단, 여기서 말하는 배움은 기술이나 지식의 축적이 아니다. 질문 자체가 점점 깊어지는 것, 그것이 소명의 신호다.
나만 보이는 것, 나만 불편한 것, 나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소명에 가깝다.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서 "본연의 맛은 무엇인가?"를 묻고, 30년 동안 음식을 만들면서 지금도 연구를 이어 가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나에게 요리는 에너지바와 비슷하다. 라면 외에는 거의 요리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들의 질문과 배움을 따라가기 어렵다.
반면 나는 1995년부터 지금까지 "브랜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살아왔다. 내가 쓴 책들을 돌아보면 대부분 그 질문을 붙잡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정답을 말하지 않는다. 질문의 목적은 정답을 찾는 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질문은 사람을 더 깊은 배움으로 데려간다.
그렇다고 브랜드가 곧 나의 소명이라는 뜻은 아니다. 브랜드는 나를 비추는 거울에 가깝다. 나는 본래 '창의적 스토리'에 반응하는 사람이다. 누군가의 삶이 서사가 되고, 그 서사가 사람들에게 의미 있게 닿는 순간에 나는 움직인다. 브랜드는 그 반응들이 모여 표현되는 형태일 뿐이다.
그러나 내가 답할 수 없는 질문이 있다. 소명을 따라 실제로 브랜드를 만든 사람의 이야기다. 그 결정의 순간에 무엇이 보였는지, 무엇이 두려웠는지, 그리고 지금 질문이 어디까지 깊어졌는지를 나는 그들에게서 들어야 했다.
[엔텔러키 브랜드 - 목적]에서는 소명을 따라서 브랜드를 런칭한 사람들을 인터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