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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국 Mar 30. 2017

런던에 두고 온 것

LONDON

|BEFORE LONDON

요즘 들어 런던 생각이 많이 난다. 막연히 브랜드의 보물섬 런던을 간다고 계획을 세우고, 실제 원하는 곳을 다 돌아보고 하염없이 걷기만 했던 2주간의 여행을 다녀오면 정답 혹은 깨달음을 얻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막연히 브랜드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다방면으로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며 돌아다녔다.


런던은 나에게 있어 새로운 시작을 위한 탐험, 항해의 시작점이었다. 2017년 1월 5일 그렇게 난 나 스스로를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단순히 여행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위한 탐험이었기에 관광지보단 런던의 깊숙한 곳에서 진짜 런던스러움을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나를 느끼고 싶었다.


수많은 브랜드가 있던 리젠트 스트리트, 전통이 느껴지는 리버티 백화점,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트라팔가 광장 등 모든 것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당시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여행을 다녀오고 더 깊숙한 내 마음속에서 무언가를 자극하는 듯한 기분이다. 다시 런던을 간다면, 조금은 더 여유롭게 그리고 더 편하게 그곳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AFTER LONDON

런던을 다녀오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토록 원했던 브랜드 일을 시작했고, 항상 계획으로만 세웠던 영어공부를 제대로 시작하고 있다. 조급했던 마음은 약간의 여유도 생기게 되었다. 불규칙했던 생활로 늘었던 체중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고, 글쓰기도 꾸준히 하여 ㅍㅍㅅㅅ 필진으로도 활동하게 되었다.


많은 것이 변화되었지만, 그렇다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익숙했던 것에서 벗어나는 것부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비슷할 것 같던 일은 생각보다 많이 다르기도 하고, 그러면서 나의 부족한 모습도 발견하게 된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다.


어깨에 들어있던 힘도 빠지게 되었고, 나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2017년의 많은 변화는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었고, 더 구체적인 삶의 방향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막연한 두려움은 이제 막연한 설렘과 떨림으로 바뀐 지 오래다.


|2018 IN LONDON

2018년이 되면 다시 한번 런던을 떠날 예정이다. 누군가는 다른 도시를 가보라고 권유하지만, 런던은 한 번 더 가볼만한 곳이라 생각된다. 내년의 런던은 조금 더 특별한 여행이 될 것이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후에 아이가 생기면 같이 가보고 싶은 곳이며,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부모님과도 함께 가보고 싶은 곳이다.


모든 곳을 걸어서 다닐 수 있고, 버스를 타고 캠브릿지 대학을 가면 고즈넉하고 큰 달이 보이는 곳도 있다. 다음에 런던을 간다면, 브라이턴과 에든버러를 꼭 가보고 싶다. 브랜드가 많이 있는 거리와 백화점도 좋지만 조용하고 아무것도 없는 외곽이 나와의 대화를 시도하기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2027 IN LONDON

런던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올 때쯤 목표 그리고 꿈이 생겼다. 꼭 내가 만든 브랜드 매장을 런던의 중심거리에 오픈하는 것! 무인양품, 유니클로 등 일본 브랜드가 너무나 잘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언젠가 나도 꼭 유럽에서도 인정받고 사랑받는 한국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


지금부터 10년 후, 리버티 백화점과 가까운 리젠트 스트리트에 내가 만든 브랜드 제품 매장을 꼭 만들고 싶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면 분명 언젠가 기회가 오리라 믿는다. 분명한 목표와 꿈, 그리고 차근차근 하나씩 만들어가면 분명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2주간의 여행 끝에 인생의 목표와 꿈이 생겼다.


런던에 두고 온 것은 어쩌면,

미래 나의 꿈일지도 모르겠다.
미래 나의 목표일지도 모르겠다.
미래 나의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꼭 찾으러 가야 하는 무엇일지도 모르겠다.


런던은 나에게 있어

새로운 출발을 위한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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