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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주 Jul 20. 2023

단상_여직원의 회사생활과 성희롱의 경계

하우주의 세상살이

장마가 소강상태라, 날이 좋아서 맑고 상쾌하길래, 아침 산책도 기분이 좋길래 아주 오랜만에 원피스를 입고 회사에 왔다. 남초 회사라 남자 직원들도 많고 외부 활동도 없어 적당한 슬랙스 바지에 또 적당하게 상의를 입고 적당한 세미정장을 입고 늘 회사에 오다가 원피스를 입은 모습이 생소했나 보다. ​


회사에서 적당히 편하게 지내는 한 윗분을 점심에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다. 이 분은, 여자 직원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잘 몰라 흔한 인사가 면박을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성실히 다녀~ 껄렁껄렁 걷지 말고~"​

이 인사가 이 분의 반가움의 표현이다. 그걸 알기 때문에 웃으며 되받아친다.

"아이고 더 이상 어떻게 성실히 다녀요~ㅎㅎ"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은 이 분은, 한 마디 덧붙인다.


"치마만 입으면 뭐 해~ 다소곳하지 않고 그렇게 껄렁껄렁 걸으면~"




어허.. 이 양반이 선을 넘네. 그런데, 많은 경우 특히 남초 회사에 오래 다닌 남자분들은 그 선을 모른다. 그래서 웃으며 알려줘야 한다. 엘리베이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이야기했다.


"어어? OO 님 지금 성희롱 하신 거예요~ 저 신고합니다?!

이 말을 듣고 머쓱해지면, 남자 직원들(윗분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렇다.

"신고해! 신고해!"

그런데 이미 얼굴은 굳어 있다.

"오호~ 진짜 신고합니다~ 여기 엘리베이터에 있는 사람들 다들 증인이에요 ㅎㅎ"

"신고해 신고해"


옆에 있던 비슷한 연배의 동료분에게 이야기한다.

"따로 교육 좀 시켜주세요 ㅋㅋ"

"네! 제가 잘 교육시킬게요."


그렇게 엘리베이터에 있던 사람들 모두 큭큭 웃으며 1층에 도착했다. 머쓱했는지 이 분은 조용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이렇게 어디까지가 성희롱인지 잘 모르겠다는 남자분들에게 팁을 드리자면,

50 세 전후반인 직장 남성분들의 많은 경우,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빠르면 직장을 다니는 아이들이 있다.

특히 딸이 있는 분들, 이야기를 내뱉기 전에 한 번만 생각해 보면 된다.


'내 딸이 회사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고 나에게 말하면 나는 기분이 어떨까.'

혹은

'내 와이프가 회사에서 그런 얘기를 들었다면 어떨까?'

"어떤 미친놈이 그런 소리를 해?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이렇게 나오는 경우가 아마 대부분일 거다.


그러니.. 아버님들.. 말하기 전에 한 번만 생각해 보자.. 내 딸이라면, 내 와이프라면..

걔 중에 꼰대력이 하늘을 찌르고 우주를 관통할 수준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뭐 그 정도야 말할 수도 있지"



아버님(간혹 어머님) 잘 생각해 보세요..

당신의 와이프가(간혹 남편이), 당신의 딸이(간혹 아들이) 당신에게 그 말을 한다는 건, 이미 불쾌했었다는 이야기랍니다..


자신의 가족이 회사에서 불쾌한 경험을 하길 바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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