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휴일을 보내는 방법
국회의원 선거일, 냥이 아침 먹는 시간에 일어나 밥과 함께 먹는 약을 챙겨주고 다시 잠들었다가 9시가 넘어 느즈막히 일어나 아지 아침을 먹이고 준비를 하여 뒷산으로 같이 산책을 다녀왔다. 며칠째 가시지 않는 몸살 기운 때문에 컨디션 난조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먹고 자고 급한 집안일만 조금 하기로 마음먹었다.
회사에서 홈캠으로 보면 아이들은 낮에도 거의 잠만 잔다. 내가 집에 가면 그제야 좀 움직이는 듯하다. 하루에 몇 시간을 자는 거야.. 부럽기도 짠하기도 하다.
쉬는 날 잠을 자고 있노라면, 냥이는 하루종일 침대에서 나와 함께 잔다. 자다가 뒤척일 때마다 이불 위 녀석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잠깐 일어나 냥이를 쓰다듬어본다. 녀석이 잠이 덜 깬 틈을 타 핑크색 발바닥도 몰래 만져본다. 보들보들한 털을 만지다 또 잠이 든다.
한참을 자다 보면 가끔 과묵한 아지가 '멍'하고 한 번 짖는다. 일어나 이름을 부르면 침대 옆으로 다가와 만져달라고 한다. 뭘 잘 요구하지 않는 아지가 만져달라고 하면 늘 감동이다. 한참 쓰다듬어주면 만족한 듯 다시 거실의 자기 자리로 간다.
아이들과 있는 시간은 평화롭다. 아이들의 마음을 전부 다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해 주지 않아도 애미가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좋은 듯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만으로 감사하고 그래서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아이들을 통해 경험하고 배운다.
ps. 투표는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