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주소방관 Jun 14. 2024

기형이라서 치료도 수술도 어려운 눈 밑 퍼런 혈관종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어머님

마포에 있는 유명 혈관센터에 다녀왔다. 이런저런 평들이 많았지만 더 이상 가볼 대학병원이 없었기에 밑져야 본전이라 생각하고 (혹시나 큰 결정을 해야 될까 봐) 남편과 동행했다.


혈관센터에 도착. 30분 정도 일찍 접수했는데 금방 우리 차례가 되었다. 왼쪽 사진이 의사 선생님 뵙기 직전 모습.


의사 선생님께,

1. 혈관종 처음 발견했던 시기와 사진 보여드림

2. 최근 많이 부었던 사진과 상황 설명드림

3. 그동안 어떠한 노력들을 했는지 설명드림(어느 어느 대학병원 가서 어떤 이야기를 듣고 왔는지, 치료 약은 복용 했는지 등)


그리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1. 눈 밑 혈관종 만져보심

2. 혈관종 시기별 형태, 크기와 진하기 정도에 대해 상세하게 작성하심

3. 다음과 같이 진단 내리셨음


“유아 혈관기형으로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정맥 혈관이며 깊은 혈관에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경우 치료 방법은 약을 먹는 건데 이미 먹고 있으니 더 이상 할 게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셨고 이젠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혹은 수술적 치료가 있습니다만 절대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흔히 레이저 치료를 많이 받지만 깊이 있는 혈관일 경우엔 100% 흉이 남을 수 있어서 위험합니다. 그럼에도 정말 해야 된다면 수면 마취를 하고 레이저 받을 만큼의 본인 확신이 있을 때 다시 고려해 볼 수 있겠습니다.


대학병원으로 가서 다시 진료를 받고 싶다고 하신다면 ㅅㅇㅅㅅ병원 성형외과에 계시는 ㅇㅅㅇ 의료진을 추천드립니다(이 분은 우리도 뵙고 왔었기에 추천하시는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초음파 검사도 전문의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으니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참고하세요.


그리고 일반 혈관종은 신생아 때 생겨서 커졌다가 거의 사라지는 그래프라면, 혈관기형은 (가로) 일직선으로 그려지는 그래프라서 (혈관종이) 없어질 확률은 희박해 보입니다. “


고민해 볼 옵션조차 없어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나왔다. 사실 상담받기 전까지는 이민 가기 전에 아기 혈관종을 깔끔히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앞으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1. 약 잘 챙겨주기

2. 나아질 거라고 믿어주기

두 개뿐이란 생각을 하니 뭔지 모를 안도감, 감사함, 자신감, 신뢰감이 나를 감싸았다. 조급했던 마음이 차분해졌다. (하지만 정반대로 남편은 절망감이 컸다고 한다)


건물에서 나오니 마침 배꼽시계가 울려 근처 식당으로 갔다. 아기가 먹을 게 있어 보이는 곳으로 그냥 들어갔는데 행복하게도 맛집이었네~ 고생한 나에게 주는 시원한 선물도 주문하고 고기도 맛있게 먹으며 짧고 굵었던 서울 데이트를 마쳤다.



+ 생각지도 못했던 첫째 발목 점

: 첫째가 태어날 때부터 한쪽 발목에 500원 동전보다 큰 크기의 진한 몽고반점이 있다. 둘째 진료 후 의사 선생님께 사진만 보여드렸을 뿐인데 병명(이소성 몽고반점)까지 말씀 주셨다.  ‘진피 쪽에 많이 모여있어서’ 레이저로 '부셔놓아야' 되며 그 후엔 '청소부 세포‘가 정리해 줄 겁니다.


우연히 시부모님과 이야기 나누다가 고민하기 시작한 첫째 몽고반점. 치료법은 레이저 시술이며 점이 진하기 때문에 또래의 경우보다 횟수가 더 많을 수 있다고 한다.


두 달에 한번 꼴로 시술받으면 된다는데 집에서부터 마포까지 은근 피곤하다. 일단 집 근처 피부과로 알아보고.. 결정해 봅시다.. ZZzzz

매거진의 이전글 울었다고 터질 수 있는 눈 밑 퍼런 혈관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