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보다 속 시원했던 개인 안과 진료
하필 집 앞에 있어서 다니기 편했던 대학병원에 소아 안성형 전문의께서 파업하시는 바람에 우리가 알. 아. 서. 다른 전문의를 찾아야 했다.
검색창에 ‘소아 안성형’, ‘아기 안성형’ 등 동네 이름이나 시, 도까지 넣어서 검색해도 100% 일치하는 곳은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검색 리스트에 나오는 병원마다 전화를 했다. 모두 안성형 전문의는 계시지만 소아는 하지 않는다 했다.
그러던 중 어느 한 곳에서 “안성형은 마취제를 쓰기 때문에 소아는 받지 않지만 아기 상황이 그러하시면 방문해서 눈 시력 등 상태 확인은 해드릴 수 있어요“ 라고 아주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오! 왜 진작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주말 아침이었지만 다행히 진료 가능하다고 하셔서 바로 짐 싸서 출발했다.
개인 안과라고 하기엔 대기 환자가 엄청 많아서 놀랬다. 조금 기다리니 우리 차례가 되었다.
혈관종이 갑자기 커지게 된 전후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울어서 터진 것 같네요. 그럴 수 있어요. 차츰 나아지니 걱정 마세요. 세 살 이후 되면서 사라 질 겁니다. (혈관종이) 눈동자에 있는 게 아니라서 눈 시력도 이상 없습니다. 모두 정상범위예요. 혹시라도 걱정되신다면 ㅇㅇㅇ병원이나 ㅇㅇㅇ병원에 가보세요. 거기엔 소아 안성형 전문의가 계십니다. 필요하실 때 소견서 작성해 드릴게요 “ 하셨다.
세상에. 이렇게나 속 시원할 수가. 걱정되거나 궁금했던 부분들이 모두 해결되었고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대학병원에서 듣고 싶었던 게 이런 건데.. 대학병원과 개인 병원의 차이인지 의사 개인 성향 차이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눈은 이상 없으니 8월까지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더불어 좋은 일(?)이 생겼다. 8월 첫 주로 잡혔었던 마포 혈관센터 예약이 내일모레로 앞당겨졌다. 매일 아침마다 전화해서 혹시 일찍 취소된 자리 없는지 확인했던 노력의 성과다. 매일 같은 시간 걸려오는 같은 문의로 상담원께서 싫어하시진 않을까 신경 쓰였다. 하지만 걱정과 반대로 매번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고 (나의 간절함이 전달되었는지) 내일모레 진료가능하다고 전화를 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미국 이민 가기 전에 확실히 걱정거리를 덜을 수 있으면 좋겠다. 부디 모든 일이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적절히 잘 해결되기를!
+ 원래 있던 혈관종 아래 볼쪽에 흐릿한 퍼런색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혈관종이 흘러내린 것 같은 위치와 크기.. 걱정이 줄었다가 두세배로 커졌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