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을 갖고
학점 4점대 유지하는 법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우린 언제나 답을 찾을 거야

by 언노운

* 4년 차 조울증 당사자로, 2형 양극성 정동 장애를 진단받았습니다.

현재는 입원 없이 통원 치료하고 있으며, 철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조울증이 있으면서도 학점이 4점대라고요?” 가끔 그런 말을 듣습니다. 사실 저도 제 성적표를 볼 때마다 실감이 안 날 때가 있습니다.


조울증과 함께 공부한다는 건 매일이 다릅니다. 어제 괜찮았다고 오늘도 괜찮을 거라는 보장은 없고, 내일의 나는 어떤 상태일지 예측도 어렵습니다.


그 속에서도 저는 '나를 지켜주는 일상'을 조금씩 만들어 갔습니다. 계획이 무너지기도 했고, 어느 날은 아무것도 못 하기도 했지만, 결국 나를 붙들어 준 건 거창한 의지가 아니라 작은 생활의 반복이었습니다.


이 글은 조울증을 앓으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씁니다. 완벽한 TIP을 전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그저 흔들리면서도 나름의 균형을 찾아가려 애썼던 저의 경험을 진심으로 나누고 싶었습니다.




1. 규칙적인 생활 패턴 유지하기 – 무리하지 말고, 매일 조금씩


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건 ‘생활 리듬’입니다.

'일정한 기상 시간, 식사 시간, 공부 시간, 휴식 시간'


사이클이 유지되지 않으면, 기분이 크게 들뜨거나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저는 절대 무리하지 않습니다. 시험 기간이라도 해서 밤을 새우거나 갑자기 하루 종일 공부하지 않습니다. 하루에 한 걸음만 나아가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특히나 카페인, 술, 담배는 제 생활에서 완전히 지웠습니다. 자극적인 것은 생활을 무너뜨리고,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만들거든요.


거듭 강조드리지만, 조울증 제1 원칙은 '규칙적인 생활 패턴 유지'입니다.




2. 여성이라면 2주에 한 번씩 병원 가기 – 생리 전 증후군까지 관리하기


여자분들이라면, 생리주기와 조울증 증상이 겹쳐서 무너지기 쉽습니다. 저는 생리 전 일주일이 특히 심했습니다. 잠은 12시간씩 자고, 하루 종일 무기력했습니다. 심지어 공부하다가 너무 졸려서, 재수학원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잤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슬기롭게 보내지 않으면, 더 심한 조증이나 울증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과 짧게라도 컨디션을 체크하고, 약 조정이나 피드백을 받으며 저를 조절했습니다. 약을 증량했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TMS 치료도 받았고요. 조울증은 ‘나’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와 함께 걸어야 덜 외롭습니다. 특히 생리 전 증후군이 심하신 분들은 꼭 생리 주기에 병원에 가시길 권해드립니다.




3. 스스로에 대한 압박 내려놓기 – 계획을 다 못해도 괜찮아요


계획을 세우는 건 중요하지만, 그걸 꼭 다 지켜야 한다는 압박은 조울증 환자에게 오히려 독입니다. 조증일 땐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고, 울증일 땐 아무것도 못 했다는 자책에 휘청입니다.


그래서 저는 ‘계획표’를 달리 보기로 했습니다. 지키지 못하면 ‘실패’가 아니라, 지킬 수 있는 리듬을 다시 찾기 위한 ‘연습’이라고요. 조울증은 완벽하게 살아가는 병이 아니라,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병입니다. 오늘 못했어도,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그걸 수십 번 반복하는 게, 제가 유지한 4점대의 진짜 원동력이었습니다.




4. 집중 잘 되는 시간대 찾기 – 나만의 공부 방법 만들기


저는 새벽형 인간이 아닙니다. 새벽엔 머리가 멍하고, 집중이 안 됩니다. 그래서 오후 시간대, 오후 3시~8시를 주 공부 시간으로 정했습니다. 그걸 찾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왜 난 새벽에 집중이 안 되지?’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저한테 맞지 않는 시간에 나를 억지로 끌고 가려했던 겁니다.


또한 공부 방법도 여러 번 바꿨습니다. 누구는 필기를 꼼꼼히 해야 집중된다는데, 저는 오히려 직접 가르치는 게 효과적이었거든요. 공부엔 정답이 없고, 자기의 리듬에 맞게 길을 찾는 게 정답입니다. 그 길은 시행착오 없이 절대 찾을 수 없습니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환경에서 가장 안정되고 집중할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 그게 곧 조울증과 함께 공부하는 기술이라 생각합니다.




조울증은 이겨내는 병이 아니라, 함께 살아내는 병입니다. 그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과 방법을 찾아낸다면,

우리는 여전히 배워갈 수 있고, 성장할 수 있고, 무너지지 않고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그 길을 걷는 여러분도, 분명히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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