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이민생활
마침내 나도 돈을 벌어야 해야 하는 상황이 와버렸다. 대출. 그것은 두려움이 많은 나를 움직이게 했다. 간신히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트라이얼(정식으로 일을 하기 전에 몇 시간을 일해보는 것)을 할 때 엄첨 긴장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손님이 말하는 숫자도 못 알아들어서 헤매고 손까지 떨리기도 했다.
트라이얼을 마치고 가방을 챙겨 서둘러 나오면서 많은 생각이 스쳤다. 못하는 영어 때문에 손님을 즉각 대응하는 게 어렵고, 힘든 것은 예상했지만 보다 이상으로 허리가 아픈 일이었고, 내가 하는 속도보다 3배는 빨라야 한다고 하고, 나보다 어린 매니저가 나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그분은 같이 일을 하면 좋은지 알아보기 위해 하는 말이니까 이해한다) 이 일 아니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은 알기에 힘들어도 자존심이 상해도 눈 딱 감고 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착잡한 마음은 가시질 않았고 한인잡은 일을 원하는 한국 사람이 많기 때문에 나에게 연락이 오지 않은 한 내가 먼저 연락해야 하는데 이걸 하기가 너무 망설여졌다. 그날 밤은 남편도 우리의 형편 때문에 그만두라는 말을 바로 하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꽉 잠가도 새는 물처럼 눈물이 계속 나왔다.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면 눈과 머리까지 아프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남편은 말을 하지 않고 울기만 하는 나를 보고 안쓰러워 일을 안 해도 된다고 달래주었다. 내가 아무런 도움이 못 돼 너무 미안했다. 그렇게 다음 날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았고 나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