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시장을 끌 때, 옆자리에 앉을 ‘깐부’ 찾기

by 쩨다이

Editor's Note
이 글은 KB Think에 공개된 KB증권 KB Quant 리서치 콘텐츠 반도체 깐부 찾기」(2026.01.08, 김민규)를 바탕으로, 개인투자자의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확장·재해석한 칼럼입니다.

- URL: https://bit.ly/4prVnN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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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시장을 끌어갈 때, 옆자리에 앉을 ‘깐부’가 필요하다

상승장이 다시 시작될 때 시장은 늘 한 가지 방식으로 우리를 유혹합니다. “가장 강한 것만 사면 된다”는 단순함.
2026년 초 한국 증시의 문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KB Quant는 2025년 11~12월 조정 이후 새해 초 반도체 주도로 상승이 재개됐고, 거래대금까지 반도체로 쏠리며 시장의 수급을 ‘빨아들이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짚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포트폴리오를 굴리는 사람이라면, 반도체만으로 계절을 나기가 어렵습니다. 주도주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집중의 보상’만큼 ‘집중의 대가’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주도주가 잠깐 숨을 고르는 순간, 계좌 전체가 같이 흔들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질문은 투자 종목이 아니라 투자 자세에 가깝습니다.

“반도체가 주도할 때도 크게 소외받지 않으면서, 반도체가 쉬어갈 때 수익률을 방어해 줄 ‘옆자리’는 어디인가?”

KB Quant가 제시한 답은 다섯 가지 업종입니다. 기계, 전기장비, 지주, 유틸리티, 증권.
이 조합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다른 것도 사자”가 아니라 ‘같이 달리고, 같이 버티는’ 조건을 명시했기 때문입니다.


‘깐부 업종’의 조건: 같이 달리고, 같이 버틴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주도주와 함께 담을 자산을 고르는 기준은 의외로 냉정합니다.

주도주의 랠리에서 지나치게 뒤처지지 않을 것

주도주의 조정에서 낙폭을 완충해 줄 것

KB Quant는 이 기준에 부합하는 업종을 찾기 위해 업종 간 상대 성과를 비교했고, 그 결과로 위 다섯 업종을 제시합니다. 이 접근은 월스트리트에서 흔히 쓰는 “리더십(leadership) + 리스크 버퍼(risk buffer)” 프레임과 맞닿아 있습니다. 상승장 초입의 가장 흔한 실패는, 리더십만 추종하다가(반도체 올인) 리더십이 쉬는 구간에서(숨고르기) 계좌의 변동성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정답 업종’이 아니라 리더십이 바뀌는 순간에도 포트폴리오가 무너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다섯 업종을 ‘포트폴리오 언어’로 번역하면

KB Quant의 목록을 그대로 외우기보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의미를 번역해보면 더 오래 남습니다.


기계·전기장비: 경기·투자 사이클의 “현장”에 붙어 있습니다. 반도체가 강할 때는 (직·간접으로) 투자심리의 온기를 공유하고, 반도체가 쉬어갈 때는 개별 수주/설비·인프라 논리가 방어막이 되기 쉽습니다.


지주: 시장이 ‘성장 서사’에 과열될 때도 완전히 버려지지 않고, 오히려 조정기에는 밸류/재평가(디스카운트 축소) 같은 다른 논리가 작동할 수 있습니다.


유틸리티: 주도주의 변동성을 낮춰주는 전형적인 완충재입니다. 반도체가 쉴 때 “수익률 방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증권: 강한 장에서는 회전율과 거래대금이 늘며 레버리지처럼 움직일 때가 있습니다. 반도체 주도의 장에서도 소외되지 않으면서, 시장 자체의 활황을 반영할 수 있는 포지션입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반도체와 ‘완전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엔진’으로 같은 계절을 통과할 수 있는 업종들입니다.


“반도체가 강해도 약하고, 반도체가 쉬어도 약한” 구간을 피하라

KB Quant는 반대로, 가전·화학·배터리·디스플레이는 반도체가 주도할 때도 소외되고, 반도체가 쉬어갈 때도 부진하다고 지적합니다.
이 문장은 단순한 업종평가가 아니라, 개인투자자에게 아주 실용적인 경고입니다.

상승장에서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은 “언젠가 다 따라오겠지”입니다. 그러나 시장에는 실제로 ‘둘 다 아닌’ 구간이 존재합니다.

주도주의 수급이 빨려 들어갈 때도 선택받지 못하고

주도주가 쉬어가며 소외주가 반등할 때도 반등이 약한 곳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갉아먹는 건 대개 이 지대입니다. 상승장에서 수익이 덜 나는 정도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자본이 제자리걸음하는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실전에서는 어떻게 가져갈까: “올인” 대신 “구조”를 만든다

이 글을 읽는 진지한 투자자라면, 아마 ‘어느 업종이 더 오르나’보다 ‘내 계좌가 흔들릴 때 무엇이 나를 지켜주나’를 더 고민하실 겁니다.
그럴 때 저는 단순한 비중확대보다, 다음의 구조를 권합니다.

Core(핵심): 주도주(반도체) — 시장이 지금 선택한 엔진을 존중한다.

Companion(동행): ‘깐부 업종’ — 같이 달리고, 쉬는 구간엔 흔들림을 줄인다.

Hedge(대척점의 관찰): KB Quant가 언급한 방산/우주·조선처럼 “반도체가 쉴수록 강한” 축은, 투자 대상이기 이전에 리스크 온도계로 보라.

그리고 한 가지 원칙만 추가하면 충분합니다.

반도체 비중을 줄여야 하는 신호가 아니라, “반도체 말고도 같이 들고 갈 이유가 생겼는가”를 매달 점검하라.

주도주는 늘 바뀝니다. 다만 바뀌는 방식이 반복될 뿐입니다. 오늘의 시장이 반도체를 선택했다면, 그 다음의 과제는 “반도체를 맞혔는가”가 아니라 “반도체가 쉬어갈 때도 내 전략이 유지되는가”입니다.


작은 면책

본 글은 공개 리서치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해설이며, 특정 종목·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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