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 대하여

by 쩨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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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산”을 평가할 때,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하는 것: 구조가 멀티플을 깎는다

두산은 이미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이 ‘기계·에너지 → 전자·반도체’로 이동했고, 그 엔진이 전자BG라는 점입니다.

문제는 시장이 그 엔진을 ‘사업부’로 보느냐, ‘지주/혼합기업의 일부’로 보느냐에 따라 같은 이익에도 적용되는 멀티플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밸류에이션 논쟁은 “AI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전자BG의 성장 프리미엄이 ‘두산 전체’에 얼마나 온전히 통과될 것이냐

로 귀결됩니다.


2) 전자BG가 왜 ‘가격 재평가’의 원천인가: 성장의 질이 바뀌고 있다

보고서 기준 전자BG는 AI 가속기/800G 중심으로 매출 증가 + 수익성 개선이 진행 중입니다.

2025년 전자BG 매출 1.839조원, 영업이익 4,910억원 전망

2026년 전자BG 매출 2.389조원, 영업이익 6,640억원 전망

여기서 중요한 건 “매출이 늘었다”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늘었는가입니다. 보고서는 전자BG 성장의 구조를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스펙 인(Spec-in) 구조: 최종 고객이 스펙을 쥐면, 단순한 공급이 아니라 승인된 소재가 됩니다. (교체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차세대 아키텍처 전환 수혜: NVIDIA의 Blackwell → Vera Rubin 전환 구간에서 출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다이 크기 변화로 GPU 수량이 줄어도 기판 층수 증가·사양 상향(HVLP4 등)으로 CCL 콘텐츠가 늘 수 있다고 봅니다.

케이블리스(Cabless)로의 구조적 변화: Midplane PCB 방식 전환은 “한 번의 사이클”이 아니라 TAM 자체를 키우는 구조 변화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성장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숫자도 있습니다. 전자BG는 네트워크 보드용 CCL 캐파를 2026년 말 기준 분기 400억원 수준으로 증설 예정이고, 신규 고객 확보 시 유휴 캐파 전환으로 분기 최대 500억원까지도 확대 가능하다고 적습니다.
이건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성장이 수요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캐파)로 뒷받침된다”는 힌트입니다.


3) 밸류에이션 보강: 전자BG ‘단독 가치’가 왜 계속 거론되는가

밸류에이션은 사실상 결론을 한 줄로 압축합니다.

전자BG 가치가 커지는데, 그것이 지주 구조 속에서 할인되니 “전체가 싸 보이는 구간”이 생긴다.

증권사의 가정이 서로 다른 이유는, “성장 기업”을 어떻게 가격 매기느냐(멀티플 선택)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1) 보고서가 인용한 ‘전자BG 가치 산정’(사례)

“2026년 전자BG 예상 영업이익 5,500억원에 Peer PER 23배 적용 시 12.6조원”이라는 계산이 소개됩니다.

DS투자증권은 전자BG 가치 14조원 추정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상향(기존 150만원 → 168만원)했다는 서술도 있습니다.

여기서 체크 포인트는 “PER을 EBIT에 적용했다”는 표현이 다소 혼재돼 있다는 점입니다(엄밀히는 EV/EBIT 또는 PER×순이익이 맞습니다). 다만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전자BG를 ‘피어 멀티플’로 보면 조 단위 밸류가 나온다는 것.

(2) 제가 권하는 ‘정리된’ 접근(민감도 프레임)

보고서에 있는 2026년 전자BG 영업이익 전망치(6,640억원)를 기준으로, EV/EBIT 관점의 민감도를 잡아보면 직관이 더 좋아집니다.

15배: 6,640억 × 15 = 약 10.0조

18배: 6,640억 × 18 = 약 12.0조

20배: 6,640억 × 20 = 약 13.3조

즉, 전자BG는 이미 “사업부”가 아니라 ‘상장 성장 소재사’처럼 가격이 매겨질 여지가 생긴 상태입니다.
그런데 두산은 그 전자BG를 품고 있는 구조라서, 시장이 (A) 전자BG에 프리미엄을 주면서도 (B) 두산 전체에는 지주/혼합 할인을 동시에 적용해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체감상 “싸 보임”이 발생합니다.


4) ‘현재 멀티플’이 주는 힌트: PER은 높고 EV/EBITDA는 낮다

보고서는 2026E 지표로 대략 다음을 제시합니다.

2026E PER 33.9배

2026E PBR 9.2배

2026E EV/EBITDA 9.0배

여기서 PER만 보면 비싸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주/혼합 구조에서는 순이익(분모)이 회계/지분법/일회성의 영향을 크게 받아 PER이 ‘보기 좋게’ 나오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반면 EV/EBITDA는 “사업의 현금창출”에 조금 더 가깝습니다.

같은 기업을 PER로 보면 부담, EV/EBITDA로 보면 덜 부담이라는 괴리가 있을 때, 시장은 보통 이렇게 움직입니다.

전자BG가 계속 서프라이즈를 내면

“이익의 질”을 더 잘 설명하는 지표(EBITDA/EBIT)로 시선이 옮겨가고

그때 리레이팅이 붙습니다


5) “두산”의 옵션: SK실트론 인수는 리레이팅 트리거이자 리스크

보고서는 SK실트론 인수 추진을 반도체 밸류체인 구축 전략으로 서술하고, 2025-12-17에 우선협상대상자 통보 공시가 있었다고 적습니다.

이 이벤트는 밸류에이션에 두 가지 상반된 힘을 줍니다.

긍정(트리거): 전자BG(소재) → 웨이퍼(소재)까지 이어지는 “반도체 스토리”가 강화되면, ‘지주사’가 아니라 ‘반도체 그룹’으로 프레이밍이 바뀔 수 있습니다.

부정(리스크): 인수 가격/자금조달/재무구조 우려가 생기면, 할인율이 오히려 커질 수 있습니다. 보고서도 자금조달 리스크를 명시합니다.

따라서 SK실트론은 “업사이드 옵션”이지만, 주가가 반응하려면 (1) 가격(밸류)과 (2) 재무(조달)의 가시성이 먼저 나와야 합니다.


6) 리레이팅을 현실로 만드는 ‘3개의 촉매’

보고서와 사용자의 음성 요약(엔비디아 스펙인/블랙웰/루빈)을 함께 놓고 보면, 촉매는 아래 3가지로 정리됩니다.


루빈 구간에서의 지속성(분기 숫자로 확인)
“레퍼런스”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매출/마진”이 보여야 멀티플이 붙습니다.


캐파 증설이 실적으로 연결되는 타이밍
2026년 말 증설 계획(분기 400억 수준)이 실제 매출/마진 확대로 이어지면, 시장은 ‘성장’이 아니라 ‘확장’을 가격에 넣기 시작합니다.


지주사 할인 축소 이벤트
자사주 소각 등 주주친화 정책을 언급합니다. 이런 이벤트는 “사업의 가치”보다 “구조 할인”에 직접 타격을 줍니다.


결론: 지금 두산 밸류에이션은 ‘전자BG 프리미엄 – 지주 할인’의 줄다리기다

전자BG는 AI 서버 구조 변화(케이블리스/Midplane, 스펙 상향) 위에서 이익 체력이 바뀌는 국면이고, 보고서 숫자(2026E 전자BG 영업이익 6,640억)는 그 변화를 이미 반영합니다.

다만 두산은 그 전자BG가 “분리 상장된 성장주”가 아니라 “지주/혼합기업의 한 축”이어서 프리미엄이 지연 반영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결국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전자BG가 계속 증명할 것”에 베팅하면서, “구조 할인 축소”라는 추가 옵션까지 함께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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