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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빠른거북 Apr 27. 2021

엄마 몸 편한, 죽제조기로 이유식 만들기

그렇다고 안 힘든 건 아니에요.

우리 아가는 생후 210일 정도 됐다.


150일 즘 되면 대부분 아가가 이유식을 시작한다.


그런데 꼭 150일을 지킬 필요는 없으며, 이유식은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라고, 천천히 시작해도 된다고, 할 일이 너어어어무 많으니 늦게 할수록 좋대서 버텨왔다.


159일, 아가 영유아 검진을 갔다. 의사 선생님께서 아가 먹는 분유 양이 많다고 얼른 이유식을 시작하래서 부랴부랴 쌀가루를 사고 160일. 이유식을 드디어 시작했다.

나는 120일 정도부터 핫딜이 뜨면 이유식용품들은 사놨다.(지난번 에피소드 - 핫딜 방에서!!)


인스타 갬성템도 좋고 이쁜 것도 좋지만 일단 나는 '내가 편한 게 1번! 굳이 살 필요 없는 건 사지 말자' 주의라 갬성템을 찾아 사진 않았다.


나는 지인에게 사용하던 죽제조기받았다.

(죽제조기는 제조기를 작동시킬 수 있는 최소 양이 정해져 있어 초반에는 만들어지는 이유식 양이 많다.)

매뉴얼 책자는 당연 없었고 블로그, 카페 검색해도 죽제조기로 이유식 만드는 내용은 찾기 힘들었다.

(죽제조기로 완성한 사진은 있지만 재료의 용량, 디테일 등 은 언급이 별로 없었다.)



심지어 이유식 책 중에 엄청 유명한, 튼이 이유식(내 돈 내산)에서도 죽제조기 언급은 1도 없었다.

왜 이유식 책들은 죽제조기로 하는 건 안 알려 주나요..(ㅜㅠ)


죽제조기로 만드는 이유식 방법을 폭풍 검색하여 정보를 찾았지만 정보는 정말 많지 않았다.

(보통 냄비를 사용하니.)



그래도 간간히 보이는 죽제조기 이유식 블로그를 몇 개 보고 저절로 익혀지는 스킬들로, 내 맘대로 중기 이유식을 하고 있는 중이다.


혹시나 엄마 편하려고 죽제조기 사놓고 정보 없어 사용 못하는, 나와 같은 이들이 있을까 하여 알게 된 점을 적어보려 한다.


과거 검색은 주로 블로그에서만 이뤄졌던 것이 요즘엔 유튜브로 넘어왔다. 브런치에서도 간간이 정보를 검색하는 나를 보며 브런치에 기록해보기로 했다.

초기 이유식 일부


1. 죽제조기는 쌀가루, 찹쌀가루가 필요 없다.
정보가 없어 나는 만원이나 주고 쌀가루 샀다.(ㅜㅠ)
아깝다!! 그냥 어른 먹는 쌀, 찹쌀 쓰면 된다. 오히려 가루들을 안 쓴다. 들러붙어 못쓰게 된다고 한다.


2. 죽제조기가 막 갈아주니 너무 조각 안 내도 된다. 그래도 다 갈아주진 못한다.
* 초기 이유식 만들 때 소고기는 다짐육 쓰면 좋다!
건더기 조금 보이나 어차피 초기의 후반부쯤이라 난 그냥 먹였다. 소고기 직접 가는 것보다 다짐육이 훨씬 편했다. 

*중기 이유식 때 국거리용 소고기를 넣어 만들었더니 대체적으로 괜찮았으나 드문드문 아주 큰 조각이 있었다. 가위로 좀 자르던지 다짐육 써도 될 듯.

* 닭고기는 책처럼 안 다지고 그냥 깍둑 설기, 익을 정도만 잘랐다. 어차피 죽제조기가 갈아준다.


(그래도 생각보다 입자가 클 수 있어요. 또한 국거리용 소고기 써보니 간혹 몇 개는 어른 국에서나 나올법한 소고기, 왕 덩어리가 나오기도 해요. 그럼 믹서 기능 눌러주시면 되지만, 전 그냥 너무 큰 거 아님 먹이거나 빼고 먹였어요. )



3. 잎채소류는 냄비에 데쳐 익히고 죽제조기로 넣는다.

(혹시 모를 벌레+ 아직 아가에게 좋지 않은 성분들  빠지라고 : 예를 들어 양배추의 황 성분 /시금치, 당근의 질산염) 마찬가지, 잘게 다시 자를 필요가 없다.



4. 애호박 죽제조기에 껍질 벗겨내고 씨 안 빼내고 그냥 통째로 넣어 조리해도 된다.

죽제조기가 잘 갈아줘 이유식 완성 후 체에 걸러도 씨 안 나온다. 

그래서 조리 시 애호박을 안 익힌 그대로 상태로 투하, 조리 후 처음만 시험 삼아 체에 걸러보고 이후엔 그냥 용기에 담았다.


5. 이유식 큐브 용기는  초기 이유식의  후반부로 가서 소고기, 닭고기 소분으로만 쓰인다.
당장 안 사도 된다는 뜻이다. 중기부터는 가열하게 쓰고 있다.



6. 초기 이유식 재료 양의 책 보다 1.5~2배 정도 많이 만들어지기에 재료 양도 2배해줬다.


예를 들어 양배추 미음을 만들어보면

책에서는 쌀가루 15g, 물 300ml, 양배추 15g 넣으라고 한다. (쌀가루는 물 20배죽, 불린 쌀은 10배죽이라)

나는 죽제조기에 불린 쌀 40g,  물 400ml, 양배추 30g 넣어  만들었다.


(극초기에 이유식 만든 것이 처음이라 제형도 어설프고 이게  잘 만들어진 게 맞는지 등 이런저런 신경 쓸 것 때문에 재료 양은 그대로, 밥 양만 늘려 만들었다.  얼마나 밍밍했을까..)



7. 죽제조기에도 야채 큐브 사용 가능하다.

중기 시작할 때, 죽제조기(초기 이유식, 중기 이유식, 후기 이유식 3가지 모드가 있음)가 스스로 재료를 갈기도 해서 야채 큐브를 만들어도 되나 싶었는데 야채 큐브 이용해도 입자가 다 갈리지 않아 괜찮다.

난 야채 큐브 만들어 쓰고 있다.


8. 냄비 이유식에 비해 비교적 덜 힘들어 아가 먹는 양에 덜 연연해한다.


힘들게 장보고 아가 먹는거라 더 꼼꼼히 세척하고 재료 손질하고 다져서 큐브까지 만들어 이유식을 만들기에 아가가 안 먹으면 사실 힘도 빠지고 속상하다. 그래서 엄마 욕심에 더 먹이려 하다가 아가가 이유식을 거부하기도 한다는데 비교적 수월한 이유식 만들기로 그런 데서 좀 더 자유로워진다.


중기 이유식 일부



9. 중기 이유식은 죽 메이커의 후기 이유식 모드로 만들었다.

죽 메이커의 중기 이유식 모드는 생각보다 입자가 많이 갈려 혹시 나하고 후기 이유식 모드로 돌리니, 입자나 농도가 적당했다.
(한번 해보시고 판단하면 좋을 듯해요. 죽 메이커마다 성능이, 큐브 만드는 크기가 사람마다 다를 것 같아요.)
(죽 메이커가 다 갈아주긴 하지만 미역은 워낙 질겨 너무너무 큰 입자였다. 이때 미역만큼은 잘게 잘게 다져주자!)

10. 후기 이유식은 밥솥 죽 모드로 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밥솥 칸막이로는 내솥이 긁힐듯하여 실리콘 밥솥 칸막이를 사서 그거로 하고 있다!



그리고 만들다 보니 알게 된 점.

초기 이유식은 먹는 연습+ 알레르기 반응 보이는 거니
철저히 정량을 지킬 필요 없는 듯하다.


나 역시도 전자저울 구입했고, 지금도 양을 체크하지만 이유식 책을 바이블 삼아 늘 똑같이 하고 있진 않다.

 소고기, 닭고기는 튼이 이유식 정량보다도 늘 20g 많이 50g씩 준다. 아무렇지 않다.


또 한 번은 이유식 책에 나온 대로 시금치 30g을 넣었는데, 이유식 시간을 제일 좋아하는 우리 아가가 밥 먹다가 몇 번 먹더니 먹지 않아 어디서 본, 떡뻥스킬(= 떡뻥 주는 척, 이유식 주기)을 몇 번 쓰니 통곡을 했다. 먹어보니 내 입에도 썼다. 미안한 마음에 대충 시금치를 1/4 (7~8g) 넣어 다시 만들었다. 아가 잘 먹어줬고 시금치 알레르기 없는 것도 확인했다.

(그 시금치를 조리해서 어른이 먹었는데도 썼다. 이유식 책 정량과 별개로 시금지 자체가 썼다.)


이유식 만드는 게 중기로 갈수록 넣는 재료 가짓수도 많아지고 하루 주는 양도 많아 사실 만드는 거 힘들다.



그래서 무엇보다 엄마가 편하고, 덜 지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죽제조기로 이유식 만드는 디테일이 없어서 적어봤다.



(아! 그래도 엄마마다 괜찮다 하는 입자 크기가 다를 수 있으니 적절히 참고하시는 용도로만 보세요.

저는 영양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철저히 개인적 경험으로 만들어갔던, 만들고 있는 이유식 경험을 적었어요.)



죽제조기 덕분에 불 앞에서 이유식이 냄비에 들러붙지 않게, 땀 흘리며, 팔 빠져라 젓지 않아도 돼서 너무 편하다. 물론 죽제조기 이용 후 씻는 게 너무 힘들지만, 그 정도 수고로움은 감내할 수 있다.


죽제조기로 이유식 만들기가 상대적으로 냄비로 만드는 이유식보다 편하지만, 안 힘든 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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