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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노 Feb 27. 2023

가장 어려운 어프로치

홈베이스 랜딩이 제일 어려우면 어떡하죠?

시뮬레이터 훈련은 말그대로 응급상황의 응급상황의 연속이다.

이륙하기 전 응급상황, 이륙 직후 기체결함, 순항중 타오르는 기체, 내려오지 않는 랜딩기어, 런웨이에서 응급탈출 등등.. 시나리오는 끝이 없다.


트레이닝중 내가 가장 힘들어했던건, 그 어떤 응급상황도 아닌 바로 홈베이스에서의 착륙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도심 바로옆의 공항에 위치해 있는데, 그말인 즉슨 주변에 피해야할 장애물이 많다는 것이다.

밑의 사진에 보면, 활주로 뒤에 두 굴뚝이 보일텐데, 이 굴뚝 바로 위를 날아 착륙을 한다.



착륙 경로에 장애물이 있기 때문에, 너무 낮게 날면 굴뚝을 건드릴수 있다.

그래서 강하 각도를 높여야 하는데, 보통은 3도 정도로 강하를 하지만 우리 공항은 거의 4도에 가까운 3.98도로 내려와야 한다.


왼쪽 아래의 표를 보면 강하 각도를 볼 수 있다.


3도와 3.98도가 크지 않을것 같지만, 운행하는 비행기에 타보면 거의 바닥에 내려꽃힐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마치 롤러코스터 가장 앞자리에 탄것같은. 


그래서 트레이닝을 받는 내내 홈베이스에서의 랜딩이 가장 두려웠다.

높은 강하 각도, 짧은 런웨이, 주변의 많은 장애물들이 안그래도 낯선 이 비행기를 조종하기 더 힘들게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고생을 잊게 해주는 경치는 그 어느곳보다 근사하기 그지없다.

이곳에서의 랜딩이 집처럼 편해지길 바라며 오늘의 하소연을 마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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