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절박한 순간들을 겪는다.
이러한 절박함에 있어서 그 원인이 나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타인이나 외부 사정으로 인한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가 절박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절박함은 때때로 삶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할 때도 있다.
많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던 일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해결할 수 있게 하거나, 나의 절박함이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그들의 도움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렇듯 절박함이 언제나 우리에게 좋게 작용하는 요소가 됐으면 좋겠지만, 실제 삶에서는 이 절박함이라는 것이 원하는 바와 반대로 작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절박함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사례는 몇 가지 정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첫 번째, 시험과 불안도(요크스-도슨 법칙, 처리효율 이론)
우리가 대입 수험생 또는 취준생이었을 때를 떠올려보자.
우리는 시험에서 좋을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인해 극도의 불안을 경험하곤 한다.
이러한 극단적인 불안은 공부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불안을 겪는 데 사용하여 공부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오히려 성과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둘 번째, 터널 효과
절박함은 때때로 절박함에 빠진 사람들에게 경마장의 말들이 다른 곳은 못 보게 하기 위해 씌우는 블링커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절박한 순간에 빠질 때면 사람들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내가 가질 수 있는 선택지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제대로 정보를 파악하고 분석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A라는 방법 외에도 B나, C와 같은 다른 선택지들도 있다는 것을 놓치거나 문제 자체의 심각도를 극한으로 오해하게 만들기도 한다.
셋 번째, 연봉협상 테이블에서의 협상력
연봉협상을 할 때 난 이 회사가 아니면 갈 데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지금은 무조건 회사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 나의 협상력은 평상시보다 떨어진다.
상대가 나의 절박한 상황을 알고 이를 이용할 때도 협상 결과가 불만족스럽게 되겠지만, 상대가 상황을 모르는 경우에도 내가 먼저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서 연봉 인상폭을 낮춰서 제안하거나 상대의 제안을 빠르게 수용해 협상 성과를 본의 아니게 낮춰버릴 수 있다.
그럼 절박함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효과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첫 번째, 절박한 상황 해소
절박한 수험생은 시험에 합격하면 되는 것이고,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절박함은 외부적 요인이 해결됨으로는 절박함을 해소시키면 되는 것이다.
이 해결책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는 있으나, 이런 경우는 정말 실현되기 드물고 어렵다.
두 번째, 내적 불안도 조절
절박한 상황은 변함이 없으나 명상을 하든, 운동을 하든, 어떤 방법을 이용해서든 절박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내적 불안도를 낮추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해결책은 나에게 적절한 방법을 찾고 진정한 ‘inner peace’를 얻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명상은 아니었고 쿵후판다 2를 반복해서 시청했던 경험은 있다.)
세 번째, 절박함의 외적 표출 조절
이 방법도 두 번째 방법과 같이 절박한 상황은 그대로인 경우이다.
다만, 두 번째 방법은 마음의 평화를 얻어 외적으로도 그 효과가 표출되는 반면, 이번 방법은 내적인 상황도 달라진 것 없이 높은 불안도를 겪고 있으나 외적으로만 어떤 문제도 없는 듯 평온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방법의 부작용으로는 인지부조화로 인한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 도피 또는 회피
도피 또는 회피는 절박한 상황이 존재하나 그 상황에서 그냥 도망가거나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도피 또는 회피를 어떻게 해결책이라고 말할 수 있냐고 할 수 있으나 사실 상황이 극한으로 몰려서 상황을 직면할 경우 오히려 나 자신이 무너질 것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는 임시방편으로 사용해야만 할 수 있다. 다만, 아주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 모든 절박한 상황에 사용했다가는 정말 인생이 극한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점은 꼭 기억하길 바란다.
나를 비롯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절박함을 겪고 싶으냐고 물어보면, 아마 아주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절박함은 삶의 통과의례처럼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고,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해서 찾아오는 존재이다.
다만,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절박함을 겪다 보면 우리는 그 끝에서 성장한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한 경우에는 이 과정을 통해 자아 효능감이 상승하기도 하고 타인의 도움을 받은 경우라면 세상의 고마움을 깨닫게 된다.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아성찰의 순간들을 맞이하며 원하지 않는 내적 성장을 하기도 한다.
혹시 지금 절박함을 겪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것만 이라도 위로의 의미로 말하고 싶다.
힘든 과정을 초래하는 또는 초래했던 절박함은 절망적인 결과만을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절박함은 그 과정을 겪은 모든 이에게 성장이라는 열매는 맺어주고 간다.
마지막으로 모든 절박한 분들의 건승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