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이쁘세요~”
“네? 아…아니에요……”
“잘 했어요.”
“아…감사합니다. 근데, 아직 못하는 게 많아서요.”
-지금-
“이쁘세요~”
“정말요? 아~감사합니다~”
“잘 했어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끝냈습니다!!”
예전엔 난 칭찬을 들으면 순간 고장이 나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사실 칭찬을 받을 정도는 아닌데, 저 사람이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얘기라고 생각하고 ‘아니요’만 난발했다.
남들은 정말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나에 대한 나 자신의 박한 평가 때문인지 남들의 이야기를 순수하게 받아들이 지를 못했다.
그러던 내가 변했다.
언제, 어떤 일로 변화가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다.
단순히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 좀 하다 보니 넉살이 좋아진 것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저런 칭찬의 말을 들을 기회가 적어져서 그런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 다른 사람들이 칭찬을 해주면 바로 넙죽넙죽 받아버린다.
“오늘 옷 잘 어울리네~”
“역시 보는 눈이 있으시네~, 그쵸? 괜찮죠? 감사합니다!”
“이 일 마무리까지 잘 했어요”
“아이구~감사합니다.”
가끔은 칭찬을 종용하거나 유도하기도 한다.
“이 정도 했으면 한 마디 해주셔야죠!!”
“어, 잘 했어”
가끔은 옆에서 놀라기도 한다.
“야, 정말 뻔뻔하다ㅋㅋ”
그럼 난 이렇게 대답한다.
“내 나이 먹어봐. 이런 말 듣기 쉽지 않아~ 해줄 때 빨리빨리 받아야 해~”
그렇다.
예전에는 쉽게 들었던 말도 이제는 가뭄에 콩 나듯 듣게 된다.
주변을 둘러보라.
어린 아이나 어린 친구들에게는 칭찬이 후하지만 나이 든 사람은 칭찬을 들을 기회가 별로 없다.
보통 칭찬은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들에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를 먹다 보면 나보다 나이 많은 분도, 소속된 조직 내에서 나보다 지위가 높은 분도 점차 줄어든다.
이제는 내가 어린 분들에게 칭찬을 뿌리고 다녀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이러니 상대적 · 절대적으로 내가 칭찬을 들을 기회는 적어지고, 어느 순간 칭찬을 받는 것이 특별한 순간이 되었다.
‘아, 칭찬이 이렇게 귀한 것이었구나’
‘예전에는 정말 흔하고 뻔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문득 떠오르고부터이다.
무조건 칭찬을 들으면 더 크게 좋아하며, 냉큼 받아 챙긴다.
옆에서 칭찬에 부끄러워 ‘아니에요’가 나오면 내가 얼른 이런 기회 별로 없다며 칭찬받아 챙기라고 옆구리를 찌른다.
나에게 오는 칭찬이 때로는 상대의 진심일 수도 있고, 그냥 인사치레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들어서 기분이 좋으면 되고, 좋게 들으면 된다.
그리고 난 오늘도 ‘칭찬’이라는 레어템을 챙기며 나를 조금 더 뿌듯한 존재로 치켜세운다.
그리고 조금 기분이 안 좋은 날이면 살짝 레어템을 꺼내 보기도 한다.
사실 가끔은 칭찬 품앗이를 하기도 한다.
내 나이 사람들에게 작은 거라도 잡아서 칭찬을 하기도 하고, 활력이 필요한 날이면 친한 사람에게 나에 대한 칭찬을 강요하기도 한다.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재평가되는 것들이 있는데 ‘칭찬’이 그중 하나이다.
나이가 들수록 레어템, 귀한 것, 빈말이라도 내가 찰떡같이 진솔한 말로 바꿔 듣는 것.
칭찬, 오늘도 킵(keep)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