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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랑 Jan 16. 2024

살아 있다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하라

중요한 것은 죽는다는 것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살아있다는 것

사람은 모두 죽는다, 반드시 죽는다.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사건이다. 그것이 끝인 것처럼 살던 사람이나, 그것이 새로운 시작이라고 살다 간 사람에게, 양쪽 모두에게 그것 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죽음이 모든 것의 끝으로 그냥 그렇게 끝나 버리면, 새로운 시작으로 알던 사람은 그저 허무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죽음이 새로운 세상으로 연결되는 진짜 시작이라면,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날 것처럼 살다 간 사람에게 그것은 가늠할 수 없는 공포 그 자체가 된다.


그래서 살아 있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죽음보다 더욱 중요한 유일한 한 가지다. 만약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면, 그것은 오직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만 가능한 까닭이다. 더 많은 것을 갖고자 하는 욕심, 더 많은 것을 이루려는 집착, 더 많은 것을 쌓으려는 고집. 이것들에 온통 몸과 맘을 빼앗기고 살아간다는 것은, 지금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될 수 없다. 진짜 중요한 그때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면, 결국 저편에서 이편을 돌아볼 때에, 이 살아있던 시간이 죽음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은 그래서 소중하다. 비록 다른 사람들처럼 욕심, 집착, 고집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그렇게 살아있음으로 존재하며 조용하고 담담하게 그저 살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그때를 위해, 알아야 할 것, 받아들여야 할 것, 믿어야 할 것을, 따라가며 준비를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록 숨만 쉬며 의미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더라도, 온통 세상의 것들에 정신을 빼앗겨 쓸려가는 것보다는 낫다. 남보다 못한 삶을 사는 것은 괜찮다. 어제의 자신보다 나은 오늘을 살려고 생각하고 마음먹고 노력하면 된다.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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