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십 10번째 시험 성공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10번째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화성 이주라는 인류의 오랜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비행의 성공이 곧 화성 임무의 청신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정표 하나를 넘었을 뿐,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8월 26일,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된 스타십은 2025년 들어 연이은 실패를 딛고 성공적인 비행을 선보였다. 발사 2분 36초 만에 슈퍼 헤비 부스터와 스타십이 성공적으로 분리되었고, 부스터는 멕시코만에, 스타십은 인도양에 각각 착수하며 비행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스타십은 더미 위성 8개를 우주에 성공적으로 전개하며 위성 발사체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후방 핀(flap)의 일부 손상이 발견되긴 했지만, 제어 능력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술적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일론 머스크의 화성 탐사 계획이 당초 일정보다 늦춰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 중심에는 ‘궤도상 연료 재충전(In-Orbit Refuelling)’이라는 핵심 기술이 있다. 스타십은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로는 지구 저궤도(LEO)까지밖에 도달할 수 없어, 심우주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 ‘탱커 스타십’이 궤도에서 연료를 전달해줘야 한다. 이 기술은 전체 운송 시스템의 경제성을 확보하고 화성 및 달 임무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 조건이다.
현재까지 스페이스X는 이 기술에 대한 본격적인 시험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극저온 추진제를 우주에서 정밀하게 옮기는 기술적 난관에 부딪혀있다. 이 때문에 일론 머스크는 최근 무인 화성 임무의 현실적인 목표 시점을 당초 계획했던 2026년 말에서 2028년으로 수정했다.
화성으로 향하는 우주선은 지구와 화성의 궤도가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인 ‘발사 윈도우(Launch Window)’에 맞춰야 한다. 이 시기는 약 26개월마다 찾아오며, 스타십의 첫 화성 임무 목표였던 2026년 말도 이 발사 윈도우를 고려한 일정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발사 지연 및 기술적 난제들로 인해 다음 윈도우인 2028년이 현실적인 목표 시점이 된 것이다. 머스크는 이와 관련해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X에 “내년 11~12월에 스타십이 옵티머스를 태우고 화성으로 비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한다. 무인 비행은 약 3.5년 후, 유인 비행은 약 5.5년 후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언급하며 새로운 일정을 제시했다.
옵티머스 로봇을 태운 스타십의 화성행도 이 시점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스페이스X의 구상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미래 인류의 화성 거주지를 건설하고, 인간이 정착하기 전에 화성 환경을 준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후 유인 임무는 2030년경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타십의 10번째 비행 성공은 우주 탐사 역사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이 분명하지만, 궁극적인 목표인 화성 정착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머스크는 “화성에 자족 가능한 도시를 건설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꾸준히 계획을 수정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비행을 통해 얻은 귀중한 데이터는 앞으로의 개발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며, 인류의 화성 이주라는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