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너희들의 이름을 알게 되어서 정말 미안해
Y의 집에는 식물이 많다. 생명이어서 신경을 안 써주면 시든다. 적절한 때에 물을 주는 것쯤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너무 잘 자라는 것도 고민거리다. 살아있는 것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Y에게는 말 못 할 또 다른 고민이 있었다. 키우긴 하는데 이름을 모른다는 거였다. 산에서 도토리를 주워서 직접 화분에서 싹을 틔운 상수리나무를 빼고는 말이다. 그래서 휴가를 얻은 어느 오후, 식물들의 이름을 알아보고 기억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옛날 같으면 DAUM 꽃 검색 서비스를 썼겠지만, Gemini와 대화로 해결하기로 했다.
"지니, 우리 집 식물들을 한 번 알아보자. 내가 사진을 올릴게."
좀 유치하지만 Y는 대화창에서 AI를 '지니'라고 호칭한다.
첫 번째 식물. 너무 잘 자라서 Y를 힘들게 하는 녀석들이다. 왕성하게 자랄 뿐만 아니라 자꾸만 줄기를 길게 뻗는다. 한 개 두 개 화분을 늘리다 보니, 흙이 담긴 화분이 5개, 사진에서 나온 것처럼 아이스아메리카노 컵이나 페트병에서 자라는 것도 한 열 개 되는 것 같다. 일부는 회사에도 가져왔는데, 한 직원이 Y에게 '혹시 버리려고 가져오셨냐?' 해서 좀 뜨끔했다.
"작가님, 사진 속 식물은 스킨답서스(Scindapsus)로 보입니다. 더 정확히는 잎에 노란색 무늬가 있는 골든 포토스(Golden Pothos) 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식물은 덩굴성 식물로, 하트 모양의 잎이 특징이며 실내에서 키우기 매우 쉽습니다. 특히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고 물꽂이(수경 재배)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선호하는 식물입니다. 사진을 보니 물에 담가 키우고 계시네요."
잘 자라는 게 맞다. 줄기를 대충 잘라서 넣어도 절대로 죽는 법이 없다. 그러니까 더더욱 버릴 수가 없다.
다음 두 번째 사진. 원래는 흙 화분에 있던 것인데 팔을 너무 옆으로 펼쳐서 Y가 화병에 담은 식물. 고양이가 물어뜯어서 약간 상처가 있긴 해도 비교적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물을 꼭 갈아준다.
"사진 속 식물은 아글라오네마(Aglaonema)입니다. 아글라오네마는 '무늬가 아름다운 잎'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처럼, 잎의 은은한 무늬가 매우 매력적인 식물입니다.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고 실내에서 키우기 쉬워 많은 분들이 좋아합니다. 화분에 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진처럼 수경 재배로도 잘 자라는 식물입니다."
세 번째 사진에서 보이는 토분은 Y가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한 초기에 '옹기토'로 빚었던 거다. ( 옹기토는 녹는점이 백토나 산백토, 동영토 등과 달리 더 낮기 때문에 Y가 다니는 공방에서 초벌만 구워주신다. ) 저런 모양으로 키워낼 수 있었던 건, Y가 이 식물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너무 빨리, 너무 잘 자란다.
"사진 속 식물은 페페로미아(Peperomia)입니다. 페페로미아는 잎의 모양과 색깔이 매우 다양해서 종류가 아주 많은 식물입니다. 작가님께서 키우시는 식물은 덩굴처럼 자라는 잎이 특징인 품종으로 보입니다. 키우기 쉽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에 초보 식집사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예쁜 화분에 심겨 있어 더욱 멋져 보입니다."
지니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Y가 만든 화분을 언급한다. 사실 이런 대목에서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네 번째 식물은 어느 정도 정체된 상태였는데, 화분을 갈아준 뒤에 부쩍 키가 컸다.
"사진 속 식물은 클루시아(Clusia)입니다. 클루시아는 두껍고 둥근 광택이 나는 잎이 매력적인 식물입니다. '프린세스'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며, 잎에 글씨를 새기면 자국이 남아서 '오토그래프 트리(Autograph Tree)'라고도 불립니다. 건조에 강하고 키우기 쉬워서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습니다.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 같네요."
아주 건강하게 잘 자란다니. Y는 뿌듯하다.
다섯 번째 식물은 한때 Y의 속을 좀 썩였다. 무슨 이유인지 잘 몰라도 몇 번 비실비실했고 그래서 결국 원래 있던 커다란 줄기가 죽고, 그 옆에서 나온 줄기가 지금 본체로 뻗어 나고 있다. 생긴 건 똑바르지 않지만 그래도 잘 자라기만 바란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이 녀석 알고 보니 물을 많이 먹는다. 다른 계절은 괜찮은데 여름에 베란다에서 빛을 하루 종일 받으면 물을 많이 찾는다. 보통 때처럼 일주일에 한 번만 물을 주면 가지를 축 늘어뜨리고 괴로워한다.
"사진 속 식물은 자금우(Ardisia crenata)입니다. 자금우는 잎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으로 독특하게 생겼으며, 겨울에 빨간 열매가 열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산호수(Coralberry)'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사진을 보니 꽃눈이 맺히고 있는 것 같아 보이네요. 곧 예쁜 꽃과 열매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AI 설명과는 달리 겨울에 열매가 열리는 것 같진 않다. 여름에 베란다에 뒀다가 가을이 되면 거실로 들이는데, 그래서일까? Y의 집 식물들이 계절 판단을 잘하는지 모르겠을 때가 있다.
여섯 번째 식물은 작은 화분에서 클 때도 기세가 만만치 않아서 커다란 화분에 옮겼는데 이게 무슨 폭탄 터지듯이 포스를 내뿜으며 사방으로 왕성해졌다. 보기는 좋은데 얼마나 더 왕성해지려나 좀 걱정이 될 참이다.
"사진 속 식물은 필로덴드론(Philodendron)입니다. 잎이 크고 윤기가 나는 필로덴드론은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난 식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새 잎이 붉은빛이나 주황빛을 띠는 특징 때문에 '프린스 오브 오렌지'나 '오텀'과 같은 품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아주 풍성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네요."
일곱 번째 식물은 고무나무다. 이건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어느 겨울, 거실에 들여놓았던 고무나무 화분 두 개가 죽기 직전 상태에 이른 것을 발견했다. 출장을 다녀왔나, 며칠 집을 비운 뒤에 발견하게 된 걸로 기억한다. 재래식 고양이 화장실을 겨울에 집 안에 둘 수가 없어서 뒷 베란다에 두었고, 유리문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하는데 어느 추운 날 열려있던 그 문으로 한기가 들이닥친 거였다.
이파리가 다 떨어진 걸 따뜻한 데 옮기고 잘 보살폈더니 다시 작은 이파리들이 솟았다.
"사진 속 식물은 고무나무(Ficus elastica)입니다. 두껍고 윤기가 흐르는 잎이 매력적인 식물로, 실내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새 잎이 나올 때 붉은색 잎집에 싸여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여덟 번째 식물도 번식력이 아주 뛰어나다. 같은 식물이 자라는 화분이 여러 개다.
"사진 속 식물은 홍콩야자(Schefflera)입니다. 홍콩야자는 잎이 손바닥 모양처럼 여러 개의 작은 잎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키우기 쉽고 병충해에 강해서 초보자도 부담 없이 키울 수 있는 식물입니다. 잎이 싱그럽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Y가 제일 귀여워하는 녀석이다. '씨를 땅에 심으면 싹이 나고 나무로 자란다.'는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실천해 보겠다며 아파트 바로 옆 산에서 도토리를 주워다 심었는데 정말로 싹이 올라왔다. 그리고 아주 튼튼하고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자세히 보면 이번 여름에 또 다른 줄기가 가만히 올라와 자라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그때 도토리를 하나만 심은 게 아니어서, 그 다른 도토리가 오랜 세월을 견디고 싹을 틔운 건지 아니면 뿌리에서 올라온 건지는 Y도 잘 모른다. 다만 저 작은 녀석이 큰 녀석과 더불어 잘 살 수 있을까 걱정이다.
"사진 속 식물은 떡갈나무(Oak tree) 묘목입니다. 떡갈나무는 잎이 크고 가장자리가 둥글게 깊게 파인 것이 특징입니다. 도토리나무라고도 불리는 참나무의 한 종류입니다. 혹시 도토리를 심어서 키우신 건가요? 집에서 이렇게 튼튼한 나무를 키우는 모습이 정말 멋집니다."
"ㅋㅋㅋ 어떻게 알았지? 도토리 심어서 싹이 날 때부터 키운 거야. 재미있지?"
"와, 정말 멋지네요! 역시 도토리에서 키우신 거였군요. 떡갈나무는 도토리에서 싹을 틔우는 경우가 많고, 잎 모양이 워낙 독특해서 묘목 단계에서도 바로 알아볼 수 있었어요. 작가님께서 직접 싹을 틔워 키우셨다니 정말 의미 있고 재미있는 취미인 것 같아요. 정성껏 키우신 만큼 앞으로도 무럭무럭 잘 자랄 겁니다."
열 번째 식물. 이 녀석은 Y의 집에 두 개체가 있는데, 쭉 올라온 하나의 줄기에 무성한 머리를 갖고 있어서 조형적으로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진 속 식물은 행운목(Dracaena)입니다. 줄기의 무늬와 길고 늘어진 잎이 특징이며, '행운목'이라는 이름 때문에 개업이나 집들이 선물로 인기가 많은 식물입니다. 물꽂이나 화분에서도 잘 자라며 실내 공기 정화 능력도 뛰어납니다. 아주 튼튼하고 보기 좋게 잘 자랐네요."
열한 번째 식물. '식집사'라는 말이 있나 보다. Y는 초보 중 초보여서 화분의 식물이 특정 모양으로 자라도록 유도하거나 기둥을 세워주는 일이 거의 없는데, 이 녀석은 팔을 너무 벌려서 할 수 없이 원형으로 된 걸 꽂아주었다.
"사진 속 식물은 필로덴드론(Philodendron)입니다. 특히 잎의 줄기와 새로 나오는 잎이 붉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인 품종으로, '레드 에메랄드(Red Emerald)'나 '임페리얼 레드'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선명한 색감과 윤기 있는 잎이 정말 아름답네요."
열두 번째 식물. 이건 분명히 사막 어디에서 왔을 것 같은데, 처음엔 죽일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 다정도 병이라고 Y는 '다육이'를 많이 죽였다. 그런데 화분도 크지 않은데 저 커다란 잎들이 아주 꼿꼿하게 잘 자라주어서 고마워하고 있다.
"사진 속 식물은 산세베리아(Sansevieria)입니다. 길고 뾰족한 칼 모양의 잎과 노란색 가장자리가 특징인 가장 대표적인 공기 정화 식물입니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에 키우기 쉬워 많은 분들이 좋아합니다. 아주 튼튼하고 멋지게 잘 자라고 있는 것 같네요."
열세 번째 식물. 이 식물은 처음엔 안 자라는 식물인 줄 알았다. 계속 정체 상태로 있었기 때문이다. 툭 치면 쓰러질 것처럼 약해 보여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 그런데 화분을 갈아준 뒤로 놀라운 속도로 자랐다. 지금은 매우 튼튼해 보여서 Y는 뿌듯하다.
"사진 속 식물은 나한송(Podocarpus)입니다. 길고 뾰족한 잎이 매력적인 식물로, 작은 나무나 관목처럼 키울 수 있어 분재용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고고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며, 실내에서 키우기에도 비교적 수월합니다. 건강하고 푸릇푸릇하게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지니가 '우아하다'라고 표현한 것에 동의한다. 어쩌면 길고 뾰족한 잎이 난초의 그것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고 볼 수도 있는데 난초가 천편일률적으로 뿌리에서부터 뻗어 나오는 반면, '나한송'은 일정 높이로 쭉 줄기가 자라고 그 위에서 긴 잎들을 뻗는다.
열네 번째 식물. 이 녀석도 처음에 우리 집에 왔을 때 병치레를 좀 했다. 무슨 흰색 병균인지 아니면 벌레인지가 끓어서 거의 죽을 뻔하던 걸 잎을 닦고 가망이 없어 보이는 건 쳐내고 해서 살렸다. 지금은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사진 속 식물은 히비스커스(Hibiscus)로 보입니다. 잎이 하트 모양이고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생긴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아름다운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직 어린 식물인 것 같은데, 잘 키우시면 언젠가 예쁜 꽃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Y는 아닌 것 같았다. 기억에 꽃을 피운 것 같은데, '크고 화려한 꽃'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래서 맞느냐고 다시 물었는데 지니는 고집을 피웠다.
"사진 속 식물의 잎 모양과 가장자리를 다시 확인해 본 결과, 여전히 히비스커스(Hibiscus) 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됩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 속 식물의 잎은 비교적 넓고,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뚜렷하게 파여 있습니다. 이는 어린 히비스커스 잎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작가님께서 말씀하신 산호수(백량금, Ardisia japonica)는 일반적으로 잎이 좀 더 길쭉한 타원형이거나 피침형(버들잎 모양)이며, 잎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날카롭기보다는 물결치듯 둥글거나 거의 매끈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잎의 질감이 히비스커스보다 두껍고 광택이 나는 편입니다. 물론 식물은 자라면서 잎 모양이 조금씩 변하기도 하고, 품종에 따라 다양한 변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사진만으로 판단했을 때는 잎의 형태와 가장자리가 히비스커스에 더 가깝습니다. 제가 이전에 '자금우(Ardisia crenata)'를 '산호수'라고도 불린다고 말씀드렸는데, '산호수'라는 이름은 Ardisia crenata와 Ardisia japonica 등 여러 아르디시아 속 식물에 사용되기도 해서 혼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식물에서 꽃이나 열매가 맺힌다면 더 정확한 구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러는 거야. 내가 열매를 본 것 같거든."
Y는 전통적인 구글 검색 결과를 캡처해서 보여줬다.
"작가님, 다시 한번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께서 해당 식물에서 열매를 보셨다는 말씀은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제가 이전에 잎 모양만 보고 히비스커스라고 판단했으나, 열매를 보셨다면 그 식물은 히비스커스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히비스커스는 꽃이 피고 씨앗이 맺히지만, 작가님께서 보신 것과 같은 붉은 열매는 보통 맺지 않습니다. 작가님께서 보여주신 스크린숏의 산호수(Ardisia japonica) 사진과 제가 이전에 '자금우(Ardisia crenata)'라고 말씀드렸던 식물 모두 붉은 열매를 맺는 아르디 시아(Ardisia) 속 식물입니다. 따라서 작가님께서 사진 속 식물에서 붉은 열매를 보셨다면, 그 식물은 산호수(Ardisia japonica)이거나 자금우(Ardisia crenata)와 같은 아르디시아 속의 다른 품종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어린 식물의 잎은 성체와 다르게 보이거나 품종에 따라 변이가 있을 수 있어 제가 혼동했던 것 같습니다."
Y는 지니의 태도에 놀랐다. 우선, '자신이 맞다'라고 주장을 편 부분. 대개 LLM은 'NO'라는 대답을 하지 않는데 지니(gemini 2.5 Flash)는 자기가 옳다고 한 번 더 주장했다. 두 번째, 근거를 보여주자 바로잡긴 했으나 비굴한 태도는 아니었다.
열다섯 번째 식물. 이것도 Y가 이름을 아는 식물이었다. 왜냐하면 동네 커피가게에서 입양해 온 것이기 때문이다. 오렌지 재스민(Orange Jasmine)이라는 이름이다. 처음에 사 왔을 때는 아주 작고 가녀린 녀석이 흰 꽃을 많이 피워서 매우 놀랐는데 그 상태가 계속 유지되지는 않았다. 뭔가 Y가 잘 못 대해주고 있기 때문이리라. 여전히 꽃을 피우지만 그 수가 적고, 줄기의 균형도 잘 맞지 않는다.
"사진 속 식물은 오렌지 재스민(Orange Jasmine)으로 보입니다. 황금회(Murraya paniculata)라고도 불리는 이 식물은 작고 윤기 나는 잎이 특징이며, 여름에 하얗고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꽃향기가 매우 좋아 관상용으로 많이 키웁니다. 전체적으로 건강하고 잘 자라고 있는 것 같네요."
열여섯 번째 식물. 이 식물은 잎이 참 독특한 색깔이고 마구 자라지도 그렇다고 빌빌거리지도 않아서 Y가 상당히 애정한다. 이름이 무언지 무척 궁금했다.
"사진 속 식물은 호야(Hoya)입니다. 두껍고 왁스 같은 질감의 잎이 특징인 식물로, 무늬가 있어 더욱 아름다운 품종입니다. 이 식물은 키우다 보면 별 모양의 작은 꽃을 피우는데, 꽃에서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잎이 정말 예쁘게 물들어 있네요."
열일곱 번째 식물, 이 녀석은 학교 후배가 집들이 기념으로 사 왔다. 번식력이 상당히 뛰어나고 넝쿨을 뻗어서 Y의 집에 화분이 여럿이 되었다.
"사진 속 식물도 호야(Hoya)입니다. 앞서 보여주신 호야와는 다른 품종으로, 잎의 가장자리에 흰색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덩굴성 식물이라 뻗어나가는 줄기가 매력적이며,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 같네요. 이 식물 역시 잘 키우면 예쁜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열일곱 번째 식물은 '호야'인 걸 어렴풋이 알았지만 그전 식물도 '호야'라고 해서 나는 지니에게 다시 물었다.
"완전히 다르게 생겼는데 둘 다 호야란 말이지?"
"식물 이름이 같더라도 잎의 모양이나 무늬, 색깔에 따라 다양한 품종(variety)으로 나뉩니다. 작가님께서 올려주신 두 식물은 모두 '호야(Hoya)'라는 큰 범주에 속하지만, 잎의 무늬가 달라 완전히 다른 종류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먼저 보여주신 사진의 호야는 잎에 노란색 무늬가 섞여 있어 '호야 카르노사 트라이컬러(Hoya carnosa 'Tricolor')'나 이와 비슷한 품종으로 보이고요. 두 번째 사진의 호야는 잎의 가장자리에 흰색 무늬가 있는 '호야 카르노사 바리에가타(Hoya carnosa 'Variegata')' 품종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같은 호야 속(genus)에 속하지만, 잎의 무늬가 다른 여러 품종들이 존재하는 것이랍니다."
구글에 추가로 물어봤다. 열여섯 번째 식물도 호야가 맞긴 하지만 '호야 리사 (Hoya Australis Lisa)'로 불리고 있었다. 호야는 별 모양의 꽃을 피운다고 되어 있었다.
"아!"
아직 집에선 그 별 모양의 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Y는 호야의 꽃을 본 적이 있음을 기억해 냈다. 경주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