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맞벌이 리뷰
아프니까 사장이다 커뮤니티에 올린 글입니다.
급여 정산일에는 피자를 먹어줘야 합니다. ㅎㅎ
페페로니 토핑에 치즈 크러스트도 추가했습니다.
2021년 12월 31일 폐업결정을 하고 2022년 한 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하던 해였습니다. 300만 원 급여 월급쟁이도 해보고(급여는 300인데 주 6일에 출퇴근거리가 왕복 40km 넘는 거리였습니다. 근무시간도 길었고요) 와이프랑 같이 할 수 있는 걸 찾다가 과일 노점상을 시작했었습니다.
10년간 집에 있었던 와이프의 복귀 직업이 노점상이라 거부감도 있었지만 이것저것 압류도 들어오고 (저는 2021년 워크아웃 신청했지만 와이프는 작년인 2022년에 새 출발기금 신청함)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마음에 흔쾌히 따라나서 줬습니다. 심지어 장사도 엄청 잘했고요..
당시 애들이 초등학교 3학년 1학년이었는데 둘째 아들이 아직까지는 케어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노점상은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서 나름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인이라고는 전혀 없는 동네로 이사 오게 됐으며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수 있는 이점도 있었죠. 어릴 적부터 자라온 동네라면 아마 못했을 겁니다.
장사를 했던 입장에서 기존 상권과 마찰이나 노점상 단속 때문이라도 공원이나 산책로 같은 외딴곳에서 판매했었고 되도록이면 밴드를 통한 배달 판매 위주로 진행했었습니다.
노점상 6개월간 그때의 고생은 제가 경함 한 최고 수위였습니다. 육체적으로도 고통스러웠지만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적 불안감(불규칙한 수입). 가장으로서 역할에 대한 자존감 저하(배달 갔는데 아들의 담임선생님이셨어요. 단골이셨습니다.) 멘탈이 강한 편이긴 하지만 정신적 불안감이 컸습니다.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과일을 접고 대책을 세워야 했습니다.
플랜
1. 저와 와이프 각자취업
2. 저는 투잡 가능한 곳
3. 와이프는 시간조절 용이한 곳 (애들 케어가능)
작년 11월에 저는 보안회사(경비) + 방제(영업)
와이프는 정수기회사 (서비스케어+영업)
이렇게 취업을 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와이프와 제가 같은 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투잡 + 맞벌이 (같은 회사 심지어 같이 영업 가능) 어느 정도 계획한 데로 맞췄습니다.
3월급여 4월 입금분 세전 세후 실수령액입니다.
1. 아파트보안경비
세전: 3,145,000
세후: 2,763,564
2. 방제회사 영업직
세전: 1,601,800
세후: 1,365,310
3. 와이프 급여
세전:3,197,970
세후:2,972,500
total 세전 : 7,944,770
total 세후 : 7,101,374
1월에는 둘 다 교육받는다고 합한 급여가 400선이었는데
2월: 760만 원
3월: 610만 원
4월: 710만 원
이제 안정기로 들어온 지 3개월 차입니다.
아직까지 예전의 세금연체도 남아있고 이것저것 정리하니 금방 돈은 사라지지만 그래도 계획대로 수입이 올라오니 와이프와 저 둘 다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제 투잡 총 근무시간은 주당 65~70시간 정도 됩니다. 어쩌면 장사할때보다도 덜 일하고 있습니다...
10년간 직장인이었을 때는 몰랐는데 장사를 한 번 하고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오니 자영업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직장인의 장점은 세금 다 떼고 들어오니 추후 세금 걱정 안 해도 된다는 것과 4대 보험을 다 정리해 주니 정말 좋습니다. 사업할 때 직원들 4대 보험 플러스 마이너스 정산달에는 천만 원 가까이 목돈 나갔었는데 그거 정말 죽을 맛이었습니다. 부가세는 말할 것도 없지요. 매입 영수증 하나라도 더 모으려고 아등바등했었죠.
다시 장사를 시작하게 되면 기존받았던 월급에서 0 하나는 더 붙인 금액을 매출 최소 목표로 잡아야 할 듯합니다. 그만큼 자영업은 나가는 게 너무 많습니다.
몇몇 분들이 연락 오셔서 신용회복에 관한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신용회복(워크아웃) : 신용회복위원회
개인회생 : 법원
개인파산 : 법원
이렇게 크게 3 부류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워크아웃을 진행했습니다. 와이프는 새 출발기금 부실차주 진행했고요. 금액은 대략 각각 1억 원씩 총 2억 원 정도 됩니다.
저는 빚 탕감은 못 받더라도 취업을 생각했기에 취업상에 문제가 없는 워크아웃을 진행했고요 (파산은 진행이 힘들기도 하고 아무래도 취업상에 제재가 있습니다. 변호사비도 들고요)
와이프는 코로나 피해대상이라 새 출발 기금으로 진행했습니다.
둘 다 은행계좌. 휴대폰 명의. 재산축척. 이용하는데 문제없습니다.
(신용카드만 사용제한) 체크카드 발급 및 이용에 전혀 문제없습니다.
대략 1억을 120개월 10년 분납으로 승인받고 82만 원씩 납부 중인데요. 이번달 납부하고 나니 99개월 남았습니다. 그간 1700만 원 정도 갚았네요.
혹시라도 운영에 어려운 사장님들. 특히 대출을 대출로 돌려 막으시는 분들. 사업장 유지하면서도 신용회복 가능하오니 신용회복위원회 상담 꼭 받으시길 바랍니다.
매일 돌려 막기 하면서 줄담배에 죽고 싶은 심정으로 살았는데 지금은 너무 편안합니다.
같이 돈번다고 고생해준 와이프에게도 너무 고맙구요...
어느 정도 정리되고 여유가 생기면 또 사업을 하겠죠.
그때 가서는 무리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