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정성으로 자란 아이들

by 정선주

[할머니의 정성으로 자란 아이들]


화창한 봄 날 엄마는 준서와 아침부터 전쟁이다.

- 준서야 어서 일어나 밥 먹고 학교가야지. 빨리 안 일어나?

- 어서 먹어야 엄마도 출근하지 아침마다 힘들다.

- 나이가 몇 살이라고 아직도 엄마가 깨워야 하니 응?

준서는 눈을 비비며 식탁에 와서 앉았어요.

식탁에는 시금치 당근 등 여러 가지 야채를 넣고 만든 동그랑땡과 된장찌개 김치 등이 있었어요.

잠이 덜 깨서 밥 먹기 싫기도 했지만 좋아하지 않는 반찬 때문에 그냥 앉아 있었어요.

- 준서 밥 안 먹고 뭐해? 또 반찬투정이야

- 고루고루 먹어야 튼튼하고 하지 어떻게 매일 같이 햄 이런 것만 먹으려고 해

- 아침부터 엄마 또 잔소리 하게 할래?

준서 아빠가 방문을 열고 나왔어요.

- 준서 언제까지 반찬투정 하면서 엄마 힘들게 할 거야?

매일 같이 인스턴트만 먹으니까 아토피 때문에 가려워서 잠도 못자면서 의사 선생님이 고루고루 잘 먹어야 한다고 했잖아.

준서는 마지못해 꾸역꾸역 밥을 먹었어요.

- 준서야 내일 토요일인데 할머니한테 가지 않을래?

- 오랜만에 바람도 쏘이고 시골 할머니 댁에 가서 일도 도와드리자.

- 네~~~

- 우리 준서는 말도 참 잘 듣는데 반찬 투정만 안하면 얼마나 좋을까?

- 그러게 엄마 아빠 희망사항이다

다음날 아침 준서 가족은 시골에 계시는 할머니 댁으로 향했어요.

얼마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혼자 살고 계셨어요. 그런 할머니가 걱정이 돼서 아빠와 엄마 준서는 가끔씩 시골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시골집에 도착할 무렵 동구 밖에서 밭으로 걸어가시는 할머니를 본 준서는 “아빠 저기 할머니 가세요” 라고 말했어요.

준서 가족은 내려서 할머니 곁으로 걸어 갔어요.

준서가 “할머니~~~ 하고 외쳤어요.

할머니는 가시던 걸음을 멈추시고 환한 얼굴로 준서를 맞이해 주셨어요.

“아이고 우리 강아지 왔구나.

그러자 준서는 어? 나 강아지 아닌데 준서 인데? 히히히- “할머니는 준서가 귀여워서 그러시는 거야”라고 말씀 하셨어요

- 저도 알아요. 그냥 한번 해 본 소리예요

- 그냥 쉬지 뭐 하러 또 왔니.

- 쉬기는요 이렇게 바람도 쏘이고 하는 것이 훨씬 좋아요.

- 아무튼 그 고집 못 말리겠다.

- 어머니 닮아서 고집이 센거 모르세요?

- 뭐야? 이놈이 네가 무슨 고집이 세다고 그러니?

- 우리 할머니 고집쟁이 할머니 이셨어요? 하하하하

- 요 녀석이 할머니를 가지고 놀리네?

- 에~~휴 어서 밭이나 가자.

준서 가족과 할머니는 땅의 기운을 받으며 밭으로 향했어요.

밭을 고르고 씨감자를 심은 후 물을 흠뻑 주었어요.

한쪽에서는 할머니가 비닐하우스 안에 오이 고추 등을 심었어요.

준서는 모든 것이 참 신기했어요.

할머니는 “우리 준서도 엄마 아빠가 보살펴 주고 정성들여 길러주듯이 지금은 이렇게 씨앗과 어린 모종으로 되어있지만 할머니가 정성껏 키우면 쑥쑥 자라서 여름방학 때쯤 되면 어른이 되어서 감자가 자라고 오이, 고추등이 주렁주렁 달려 있을 거야.

- 우와~~~ 정말요? 빨리 여름방학이 왔으면 좋겠어요.

- 우리 준서도 그때까지 반찬투정 안하고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키 쑥쑥 크기다 알았지?

- 네~~~

- 약속했다.

준서 가족은 할머니 댁에서 일을 마친 후 집으로 향했어요.

엄마 아빠는 속으로 준서가 이제는 반찬투정을 하지 않으려나 기대했지만 역시 아침마다 반찬투정 하는 준서 때문에 매일 같이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기다리던 여름 방학 하는 날 아침 준서는 스스로 일어났어요.

- 어머!!! 우리 준서 왠 일이야?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찍 일어나고 오랜만에 예쁜 짓 했네

엄마 아빠가 말했어요.

- 에이 그런 날도 있어야죠?

- 뭐야? 하하하 말이나 못하면 얼른 밥 먹고 학교나 가세요?

- 준서 내일 할머니 댁에 가는 것 잊지 않았지?

- 네~~~

준서는 허겁지겁 밥을 먹고 학교로 갔습니다.

다음날 할머니 댁에 도착한 준서 네 가족은 밭으로 향했어요.

할머니는 고추며 오이 등을 따고 계셨어요.

아빠는 “날도 더우신데 천천히 하세요. 저희들 오면 같이 하자고 하니까 왜 혼자 하고 계세요.

- 나이 들면 잠도 없어진다고 안하니 시원할 때 조금이라도 더 하려고 했지.

- 우와 신기하다 저번에 왔을 때는 조그만 했는데 진짜 많이 컸네?

- 할머니 정성을 듬뿍 먹고 자란 것 같아요.

- 준서도 학교에서 배웠지?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3대 영양소 거기에 할머니 정성과 사랑까지 듬뿍 먹고 자란거야.

- 준서야 지금부터 하나씩 맡아서 따는 거다 알았지?

몇 시간이 지난 후 바구니에는 채소가 한 가득 채워졌어요.

수확한 채소들을 가지고 할머니와 함께 내려왔어요.

- 아이고 우리 강아지가 도와 줘서 빨리 끝났네.

할머니와 엄마는 밥상을 차리기 시작했어요.

식탁에는 갓 따온 상추 풋고추 오이 등이 가득 했어요

- 얼른 먹어라 배고프겠다.

그때 아빠는 상처투성이 손을 발견 했어요.

- 어머니 손은 언제 다치셨어요?

- 응 이거 괜찮아 오이 따다가 가시에 살짝 긁혔어. 일 하다 보면 이 정도는 흔한 일이지.

아빠의 표정이 할머니의 손 때문인지 편치 않아 보였습니다.

- 어머니 죄송해요. 자주 찾아뵈어야 하는데

- 아니다 괜찮다. 피곤 할 텐데 주말이라도 쉬어야지.

- 밥상 앞에서 너무 말이 많다 어서 밥이나 먹자

- 준서는 배가 고파서인지 맛있게 먹었어요.

엄마와 아빠는 준서가 신기한 듯 쳐다보면서

- 어머니 준서 밥 먹게 하려면 여기 오래 있어야 겠어요. 집에서는 매일 피자 햄버거 이런 것만 먹으려고 해서 항상 전쟁이거든요.

- 그런 것도 안 먹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채소도 먹어줘야 튼튼 한거야.

- 엄마 아빠 이제는 반찬 투정 안하고 할머니가 정성들여서 키우신 거니까 맛있게 먹을게요.

- 그래? 약속했다.

- 네~~ 할머니 저 밥 더 주세요.

- 조금만 더 줄게 많이 먹으면 탈나니까.

할머니는 한가득 딴 채소와 여러 가지 먹거리를 한 아름 싸 주셨어요.


<준서의 일기>

2012년 7년 25일 날씨 : 몹시 더움

제목 : 할머니의 정성

[오늘 아빠 엄마랑 할머니 댁에 갔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심어 놓았던 오이 고추 등이 정말 무럭무럭 자라 있었다.

할머니와 함께 오이 고추 상추 등을 따고 내려오는데 나무껍질처럼 갈라지고 울퉁불퉁해진 손가락을 보면서 나는 엄마 아빠가 나를 정성들여 키워주시는 것처럼 할머니는 이 채소들을 자식처럼 정성을 다해 물을 주고 햇빛을 보게 해주며 애지중지 기르셨구나 생각하니 엄마한테 반찬투정 한 일이 잘못했구나 생각했다. 할머니가 정성들여서 기르신 것 먹고 몸도 튼튼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하루는 힘은 들었지만 할머니가 어떻게 채소를 기르셨는지 알 수 있는 하루였다.]


잠들어 있는 준서 를 침대에 눕힌 후 일기장을 보게 된 엄마 아빠는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