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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꽃 일원이 Apr 26. 2016

정지간

어머니들의 무대

새벽 닭 울음 소리와 함께

하루를 알리 듯

정지간 문이 열린다


항아리 속 쌀 한 바가지

듬뿍 퍼올리며

찬장 속 작은 항아리에

좀도리쌀을 모은다


부뚜막에 자리잡은 가마솥

뜨거운 열기와 김이 피어오르며

구수한 냄새가 밥의 완성을 알린다


장작불 연기속에

고된 삶과 그리움

눈물과 함께 흘려보내고


벽에 걸린 밥상 한 가득

갓 지어낸 밥이 놓이며

아침 상이 차려진다


바닥에 깔리어진 밥들

열기와 함께 노릇노릇 일어나는

누룽지는 놋 수저 타고 긁어진다


동이 틀무렵부터 해가 지기까지

어머니들의 무대였던 곳

삶의 애환과 눈물이 함께 하는 곳

우리 어머니들은 정지간이라 불렀다


자식을 위해 몰래 감춰둔

간식거리를 주시며 맛있게

먹는 모습에 미소 가득한 얼굴

우리 어머니들의 공통된 모습이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요?


지금은 찾아 볼 수 없는  장작불 연기속에 밥상을 차리셨던 모습 잠시 그 시절로 추억여행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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