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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꽃 일원이 Jul 12. 2016

노부부의 일생

보조기구에 의지해 작은체구의 할머니가 식사시간과 간식시간에 맞춰 할아버지 병실로 오신다


마르신 체구에 누워계시는 할아버지는 어느 날 먼저 작별을 고하셨다

할머니는 사실을 아시면서도 순간 순간 습관처럼 병실을 찾으시고 간호사분들께 "할아버지 어디 가셨냐"고 물으신다


"할아버지 하늘 나라로 가셨잖아요

여기보다 더 좋은곳에서 잘계시니까 걱정마세요"라고 답하는 간호사 분들 할머니를 보고 있으니 코끝이 찡해온다


서로 다른 남녀가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기르며 노후를 맞이하듯 두 노부부께서도 그렇게 의지하며 살으셨겠지?


생사가 둘이아닌 하나라지만 할아버지를 먼저 보내드리고도 허전하고 그리운 마음에 인정하고 싶지 않으신 걸까?


요양병원이 노후를 맞이하는 곳이 되어버린 요즘 주말이면 찾아가는 발걸음은 무겁고 다녀온 후 그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마음이 불편하다


지팡이라도 의지해 걸으실수 있다면

음식이라도 입으로 드실수 있다면

말씀이라도 하실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어르신들을 뵈올땐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주말에 가도 내가 해드릴수 있는건 손 주물러 들이고 면도 해드리고 손짓에 따라 침대 올리고 내리고 그런거 밖에는 없는듯 하다

몇 시간 곁에서 손발이 되어드리고 오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또 올게요 " 하면 반응이 없으시다

몇번을 반복해야 눈만 깜빡해 주신다


기분이 좋으시면 웃음짓는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비유없는 나는 아버지 앞에서는 재롱부리는 막내딸이고 아버지는 아이가 되시었다


사은님 간절히 원하옵나니 작은 정성이 밑거름 되어 기적이라는 열매가 맺기를 원하옵니다

희망의 끈만은 놓지 않겠습니다

모든 고비 무사히 넘기시고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 보고싶습니다

사은님의 크신 은혜와 위력으로 작은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원하옵니다


하루 일주일 한달 일년 무사히 넘기시기를 간절히 원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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