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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꽃 일원이 Dec 24. 2020

서른한살이 내품에 안기다

1998 년 12월
소리없이 내밀던 칼바람
항복의 몸짓에 마음속 깊이
자리잡은 분노 배신 원망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
퇴직자들의 공적을 위해
타이핑 하던 공적조서
나에게 남은건 직접 작성한 퇴직금 청구뿐 이었더라

유수와 같이 흘러온 20 여년의 세월
그 시간을 보상해주듯 건네준
유공공무직 표창장
비대면 시대에 맞춰 나에게로 왔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시기
크리스마스 선물일까?
칼바람 시대의 뒤늦은 보상일까?
엄마의 품속에서 고이 자란 아이가
31살이 되어 내품에 안긴다

스크린 속 장면처럼 지나가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
또 하나의 추억앨범에 저장되며
오늘을 회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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