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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명 른 Jun 08. 2024

아무것도 아닌 나  

포기한 건 아닌데 포기한 것처럼 보였을까 


그런 날이 있다. 

無와 같은 내가 되고 싶은 날

아무 기대나 부담 없이 그저 오늘만 사는 날


이런 생각이 드는 날은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게 된다. 

현재의 즐거움과 현재의 만족.

그러다 보니 운동도 덜하게 되고 자주 숨게 된다.


숨고 싶은 날.

누구를 만나는 일에 대한 피로도가 유난히 높아지는.

그런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날.

어색한 자리가 싫어 말이 길어지고

쓸데없는 말이 생겨나고

내가 원하지 않는 말을 내 입이 하고 있다.

그래서 또 그런 자리를 피하고 싶다. 


며칠이 그랬다.

이런 마음에 약간의 서운한 일이 생기면

더 말을 하지 못한다. 

오해가 쌓이고 외면하게 된다. 


울지 못하는 아이


골치 아픈 내 문제다.

나는 언제부터 울지 못하는 아이가 되었던가.

떼를 쓰고서라도 내가 원하는 바를 쟁취해야 한다고 

배워왔지만

여전히 나는.

내 아이도 이렇게 만들고 있을까 봐 두렵다. 


이런 내가 너무나 게으르고 나태해 보이지만

오늘은 그렇게 지루한 듯 기분 좋은 영화 한 편을 봤다.


영화 JOY


영화 '조이' 성공의 과정은 제목처럼 조이 하진 못했지만 그 과정의 성취감.

문득 보지 않았던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찾아본다.

내 마음은 여전히 무언가를 갈구하는 듯 조이와 스토브리그의 공통점이 그려진다.


무기력한 오늘도 나의 시간이다. 

무언가를 해낸 하루는 아니었지만 

편안히 빨래를 개면서 남편과 먹을 샌드위치와 아이들을 먹일 수제 피자를 만들면서

하루를 보냈다.


기록


아침: 시리얼, 참외, 당근주스 / 점심: 만두, 카레 / 저녁: 샌드위치, 젤리

운동: 1분 플랭크

감정: 약간의 무기력, 약간의 저기압. 커피를 안 마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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