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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명 른 Jun 16. 2024

너와 함께여서

사소하게 감사한 오늘 

어제 11시간의 교열을 마무리하고 늦잠을 자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른 시간에 잠들었던 둘째가 새벽 5시부터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그래도 기특하게도 아무도 깨우지 않고 거실과 방을 왔다 갔다 한다. 

안 되겠는지 


"엄마 아침이야? 딸기 우유가 먹고 싶은데"

"배고프지?"


어제저녁도 먹지 않고 잠든 터라 배가 고플 거라는 생각에 몸이 벌떡 일어나 진다.

"수박도 먹고 싶은데."

우유와 수박을 챙겨주고 

"밥은?"

"그건 이따가"


"엄마 자고 싶은데."

"엄마. 카봇 보면 안 돼?"

6시부터 AI강의가 있었던 터라 쿨하게 오케이.

그러면 엄마는 강의 들을 테니까 카봇 한 편 보자. 한 편만 보자. 


극장판을 택한 똑똑이.


강의를 끝내고 자전거를 30분쯤 탔다. 뒷구리 살이 불편하다. 살을 빼긴 해야 한다. 

첫째도 깼다.

"엄마 배고파."

"볶음밥 먹자."

땀범벅이라 목욕을 먼저 하려고 했는데 배고픈 아이들을 보니 밥이 먼저다. 


오늘 오후에는 사진클래스가 있었다. 이번에는 사진에 관심이 많은 첫째도 따라나섰다. 

모처럼 엄마랑 둘만의 시간이라며 아이가 설렜다. 

둘이 나가니 첫째가 얼마나 어린지 둘째랑 있으면 왜 이리 크게 보는지 그런 나를 또 느낀다.

오늘은 아이의 어리광을 다 받아주기로 했다. 

사진 클래스가 끝나고 먹고 싶다는 만두를 사서 근처 공원으로 갔다.

햇살도 좋고 바람도 좋은 날이다. 

엄마 생각이 났다. 영상통화로 안부를 전한다.

남편차를 기다릴까 하다가 버스를 타고 움직이기로 했다. 어머님 생신 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었다. 

남편과 둘째는 서점에 다녀왔다. 버스에서 내리니 길 건너에서 우리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 먼저 도착해서 이야기를 나누니 곧 시댁 식구들이 온다.


며느리로서의 부담을 내려놓았다. 

아들로서 부모님을 챙기는 게 맞다는 생각을 전했고

아들은 그 몫을 해내고 있다.

진작 이랬어야 했다. 


그렇게 잘 먹고 헤어져 오자마자 해야 할 과제를 끝내니 10시가 넘었다. 

내일 학교 가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어서 하루를 정리해야 한다. 

사소한 하루의 행복.

그게 오늘이었다. 


기록

식단: 아침-볶음밥, 수박 / 점심-만두 / 저녁-오리고기 

운동: 자전거 30분, 서서하는 복근 10분

감정: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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