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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플리트 Oct 27. 2023

항상 지는 게임

아~~~ 어쩌라고 길이 이렇게 어여쁜 걸까요? 바삭한 낙엽이 발끝에 스치면 마음까지 뽀송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늘을 향하던 카메라가 지금은 땅을 향하네요. 짧은 바람에도 노랗게 나폴거리는 길을 걷노라니 절로 들뜨고 맙니다.

<이 길을 완성시킬 오브제, 좋은 사람인 유플리더 당신입니다.>

혹시 별 감흥을 못 느끼는 유플리더가 있다면, 이것 참 애석한 일입니다. 어떤 이유로 마음이 눌렸기에 이 요란한 가을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늘 그렇듯 필자는 유플리더분들의 안녕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 가을을 한껏 만끽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오늘도 응원의 글을 전해봅니다.



완벽주의, 언제나 지는 게임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의 소제목이기도 합니다.)

불안, 스트레스, 걱정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면 내가 너무 완벽하려고 애쓰는 중이 아닌지 점검해봐야 합니다. 필자 역시 완벽주의자였어요. 진작에 알았더라면 경직된 어깨에 힘 빼고 좀 더 세상을 누리고 살았을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금은 많이 내려놓으려 하나 사실 방법은 잘 몰라서 책이나 강의의 도움을 많이 받으려 해요. 어쩜 다 내 얘기 같은지, 맞아 맞아 하며 봤던 책인데 몇 구절 소개할까 합니다. 이 가을을 느끼지 못하는 건 자신에게 몰입해 있다는 뜻이고, 그건 정말이지 쓸데없는 일이거든요. 완벽이라는 허상을 훌훌 털어버리길 바라며,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에서 발췌합니다.


“우리가 상담했던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추측해 보면 그 게임이 지속될수록 오히려 일에 뒤처져서 아예 포기하게 되거나, 어느 순간 삶을 되돌아보니 대체로 불행했음을 깨닫거나, 항상 최적의 조건을 갖추려 늘 무언가를 계획하느라 막상 현재의 삶을 즐기지 못하거나, 동료들보다 몇 배 더 일하다 탈진하게 되거나, 의미 있는 일보다는 그저 쉽고 그럭저럭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을 선택하거나, 당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건설적인 인간관계마저 일부러 파괴하게 된다고 한다. 당신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겪는 고통은 완벽주의로 얻는 이득보다 크다. 당신에겐 단순히 성공하는 것보다, 혹은 일을 망치지 않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있을 것이다. 경기장 밖에도 많은 일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그럼에도 당신의 모든 자원을 왜 이 게임에 계속 쏟아붓는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것이, 기필코 원하는 방식으로만 일을 진행하려는 욕구를 내려놓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를 좇는 것과 같아서 우리가 아무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도 결과는 참담합니다. 목표를 달성한들 완벽주의자는 “우연일 뿐이야.”, 혹은 “그게 뭐가 대단한 일이라고.” 자신의 성취를 폄하하고 트집을 잡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스텝을 위해 또다시 고민하고 불안해하기 시작하죠. 

완벽에 도달하는 것이 이룰 수 있는 목표라면 이루려고 노력하는 게 옳겠지만, 완벽의 문제점은 그 어떤 것도 충분히 훌륭하지 않다고 보는데 있어요. 현실 세계에서는 언제나 결함, 실수, 실책이 있기 마련이고 완벽주의자는 새롭게 나타나는 불완전함과 싸워야 하는 거죠. 항상 지는 게임을 하게 됩니다.



증명할 필요가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험 삼아 한 번 해보길 바란다. 맞추어야 하는 모든 기준들을 내려놓아라. 사람들이 원하는 것, 기대하는 것들을 전부 다 내려놓아라. 당신은 이미 완벽하고 더 이상 아무 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


무책임하라는 게 아닙니다. 자기 좋을대로 살라는 게 아닙니다. 끊임없이 나를 증명해야 하는 지난한 게임 경로에서 탈출하라는 겁니다. 한 번 뿐인 인생, 힘들게만 살아서야 되겠습니까? 내 마음을 기쁨과 따스함으로 채워가는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완벽을 향해 달리는 동료가 있다면, 나 자신이 그렇다면 입을 열어 말로 표현해봅시다.


네가 너인 것에 다른 사람을 납득시킬 필요는 없어.

<드라마 '이태원 클라스' 대사. 맥락은 다르지만 뜻은 통합니다.>



조바심을 버리고 품위 있게

증명과 납득이 아니라면 무얼 위해 살아야 할까요?

‘기쁨’이지요. 내가 무얼 할 때 가장 기쁜지 알아가는데 힘쓰시길 바랍니다. 다만 이것 하나 당부하고 싶네요. 재능은 자신을 위해, 또는 즐기는 데 사용되는 반면에 달란트는 다른 사람을 드러내는데 사용된다는 것을요. 나 하나 즐기는 인생보다 이 세상을 한 뼘 이롭게 하는 인생이 더 값지지 않나요? 내 재능으로 내가 빛나는 것도 기쁘지만, 나로 인해 회사가 빛난다면 얼마나 짜릿할까요? 나로 인해 동료가 칭찬받는다면 얼마나 흐뭇할까요? 나로 인해 후배가 성장한다면 얼마나 보람찰까요? 나로 인해 동료가 편안해지고, 미래적으로 생각하는 나로 인해 회사가 부침 가운데서도 앞으로 나아간다면 나는 품위 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핑계 대신 이유를 떠올릴 것

완벽주의자의 특징 중 하나는 핑계가 많은 것 같아요. 제가 딱 그랬거든요. 뭘 하기에 앞서 늘 ‘하지 못하는 이유, 하면 안되는 이유’를 먼저 떠올렸어요. 당연하죠. 실수, 실패를 줄이려는 사람은 이미 머리에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리니 굼뜨기 마련이고, 웬만해선 움직이지 않습니다. 

유플리트의 지난 몇 년간의 화두는 애자일이었죠.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게 맞는 것 같아요. 하면서 고쳐나가는 것. 해야 할 이유를 만들고, 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 가는 것. 이게 되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봅니다. 실수와 실패를 수치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기회로 받아들일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더군요. 저마다 PO, PL님들께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이 있겠지만 필자는 문제 많은 프로젝트를 수습해가는 리더에게 관심이 가고 끝내는 존경하게 되더군요. 

세상 돌아가는 디폴트값이 허술, 실패, 불완전이라 생각하면 하나하나 해결해가며 사는 게 그리 고되거나 고통스럽지만은 않을 거 같아요. 미션 완료 1, 미션완료 2.. 점점 성취해가는 맛이 있지 않을까요? 실패 1, 실패 2.. 잃어가는 인생과는 다를 것 같습니다. 그러니 우리, 하지 말아야 할 이유보다 할 수 있는 이유를 떠올려가며 살기로 해요. 

그것이 내 인생을 긍정하는 길이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길입니다. ‘결국은 해낼’ 유플리더분들과 유플리트를 믿으며 오늘 글을 마무리합니다. 여러분, 금요일이에요! 오늘은 꼭 울긋불긋한 나무와 낙엽을 즐기며 퇴근하시길 바랍니다!




유플리더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트렌디한 사람이 되도록

재치있는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잽을 날릴 것이다.


대화의 소재를 주고

사색하게 하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유플위클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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