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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왕 Apr 25. 2023

슬기롭게 거절하는 3가지 방법

이 방법만 알면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할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종종 타인의 부탁을 받을 때가 있다. 사실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 아닌 이상 보통 사람들은 타인의 부탁을 들어주려고 한다. 크게 무리되지 않는 부탁이라면 서로서로 필요할 때 돕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사소한 부탁이라도 거듭 반복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타인에게 전하는 부탁을 당연시 여긴다. 그리고 보통 이런 식으로 말한다.



친구끼리 이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이번에 도와주면 내가 다음에 한 턱 크게 쏠게.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한 번만 꼭 도와줘.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부분은 그냥 다시 한번 속는 셈 치고 부탁을 들어준다. 친구라는 명목하에, 그리고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은 도의가 아니라고 여기는 탓에 호의를 베푼다. 사실 우리는 직감적으로 상대방이 뱉은 말이나 약속이 지켜질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상대방을 고려해 거절을 쉽게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부탁빌런'들은 이 약점을 치밀하게 파고든다.



사람의 습관이란 참 무섭다. 타인에게 아무렇지 않게 부탁을 청하는 사람은 그 습성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예를 들어, 타인의 기분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자기 부탁만 요구하는 사람이 있다. 또한 거액의 돈이나 비싼 물건을 빌려달라던가, 자기 대신 거짓말을 해달라던 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대신 처리해 달라던가 등의 무리한 부탁을 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부탁빌런의 요청을 슬기롭게 거절할 권리가 있다. 부탁빌런의 요구사항을 하나하나 들어주다 보면 인생이 무척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부탁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폭력과도 같다.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은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다면, 부탁빌런의 요청을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거절할 수 있을까? 아니, 부탁빌런을 떠나서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할 수 있을까?






1. 거절할 명분을 만들고 싶을 때 : 자기 객관화


타인에게 지나칠 정도로 무리한 부탁을 자주 요청하는 사람들은 대게 자기 객관화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기 객관화란 자신의 생각, 감정,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타인이 바라보는 나는 어떤지 자기 생각과 행동을 점검하는 것이다.



자기 객관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역지사지'의 마인드 셋을 종종 취한다. 이에 타인에게 무리 가거나 감정적으로 피해 주는 상황을 애초에 만들지 않는다. 타인의 부탁을 거절할 명분을 만들고 싶을 때에도 자기 객관화와 역지사지의 방법은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이런 식으로 응대하면 된다.



나는 현재 이렇고 저렇고 한 상황이야.
그래서 부탁을 들어주고 싶어도 여의치가 않아.
만약에 네가 나와 같은 상황에서 동일한 부탁을 받았다면 어떨까?

너는 아무렇지 않게 나를 도와줄 수 있어?
앞으로도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내 상황과 감정도 좀 고려해 줬으면 좋겠어. 너도 지금 내가 한 말을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 나도 부탁 좀 할게.


위와 같이 말했을 때 거꾸로 상대방이 발끈해도 상관없다. 예를 들어, "됐어. 더럽고 치사해. 앞으로 너한테 부탁 안 하고 말지."라고 말한다면, 뒤도 돌아볼 것 없이 깔끔하게 관계를 정리하면 된다.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아마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역지사지의 관점을 요구했을 때 당신의 감정을 헤아려 볼 것이다. 사람은 자기 상황에 직접적으로 대입하는 과정을 거쳐야 맥락을 파악하고 감성지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같은 상황에서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를 구하는 사람이라면, 계속해서 관계를 이어나가도 좋다.





사실 자기 객관화는 부탁을 청하는 상대방을 떠나서 자신에게도 적용해 보면 좋다. 거절을 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해 보는 것이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무엇을 어떠한 이유로 요구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자.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 상대방의 숨은 의도를 확인할 수도 있다. 숨은 의도는 곧 상대방이 나에게 바라거나 기대하는 진짜 욕구와도 같다. 이를테면, 부탁을 하는 의도가 어떤 것을 확인하고자 하는 테스트 일 수도 있다. 또한 자기 스스로 채우지 못하는 결핍감을 상대방을 통해 채우려고 하는 욕심일 수도 있다.



상대방이 지닌 근본적인 욕구를 파악하고 해결해 줄 수만 있다면, 재차 동일한 목적으로 부탁을 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이처럼 자기 객관화는 여러모로 유용하다. 타인의 부탁을 거절할 합리적인 명분을 만들고 싶다면, 자기 객관화를 통해 상대방이 스스로 깨우치도록 도움을 줘보자.



2.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기 : 샌드위치 피드백


우리 대부분은 타인과 트러블이 생길 때 상대방의 잘못된 부분이나 행동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있다. 설령 상대방의 잘못이 100%라고 할지라도 감정적으로 대응해 봤자 좋을 것은 없다. 결국 화를 낸 사람만 손해이기 때문이다. 불만이 쌓이면서 분노 게이지가 극으로 치솟아도, 그 스트레스는 온전히 자기 몫이며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선 잠시 숨을 가다듬고 문제 바깥의 영역으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미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지긴 했지만, 당면한 문제의 프레임을 깨 보는 것이다. 가령 당신을 매번 힘들게 하는 부탁빌런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그의 그릇된 행동과 무리한 부탁에 매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 스트레스는 증폭되어 상대방에 대한 혐오감까지 생겼다.



최악의 상황을 예로 들긴 했지만, 이런 경우에도 내 품위를 잃지 않고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는 방법이 있다. 우선적으로 할 일은 과거 상대방이 당신에게 주었던 호의나 도움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아무리 찾지 못해도 최소 1가지 이상은 도움 됐던 경험이나 일화가 있을 것이다. 정 생각나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장점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자, 이제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기 위한 기초 빌드업을 마쳤다. 그다음 스텝은 '샌드위치 피드백'을 활용하는 것이다. 샌드위치 피드백은 내가 직장생활을 할 당시 협상의 스킬로 종종 사용했던 스킬이다. 샌드위치 피드백은 상대방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숨겨놨다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타이밍에 언급하는 대화의 기술이다.



잠시 샌드위치 모양을 떠올려보자. 샌드위치는 ‘빵+내용물+빵’의 3단 구조로 되어 있다. 샌드위치의 핵심은 역시 내용물이다. 샌드위치 피드백은 우리가 전달할 요구사항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깔끔하게 포장해서 전달하는 것과 같다. 샌드위치 피드백은 다음과 같이 총 3단계로 이뤄진다.



➊ (1단계) 우선 대화를 시작할 때 상대방을 칭찬함으로써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상대방의 장점이나 개인적으로 고마웠던 부분 등을 고려하여 2가지 정도를 칭찬한다. 1단계는 상대방의 경계심을 푸는 것이 목적이다.


예시) 당신은 참 000한 부분이 고마운 사람이야. 당신 덕분에 000 할 수 있었고 느낀 점도 참 많아. 그리고 지난번에 000을 말해준 것도 좋았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당신의 000한 부분을 좋게 생각하는 것 같아.



➋ (2단계) 본론으로 넘어가서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와 요구사항을 전달한다.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구체적인 사례와 근거를 들어서 단 1가지만 제시하는 것이 좋다.


예시) 근데 난 당신이 000을 요구할 때 솔직히 좀 부담이 돼. 난 당신의 000한 부분이 참 나이스하고 좋은데, 이럴 땐 딴 사람이 아닌가 헷갈려. 그러니 다음부턴 000한 부탁은 좀 자제해 줬으면 좋겠어.



➌ (3단계) 상대방을 향한 인정과 칭찬의 말을 다시 한번 건넨다. 기대와 열망, 믿음, 인정, 공감, 격려를 아낌없이 표현하고 대화를 마친다.


예시) 물론 난 여태까지 당신이 내게 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어. 그러니 앞으로도 당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많아. 당신은 정말 훌륭하고 장점이 많은 사람이잖아. 나는 당신이 내가 꺼낸 말을 지켜주리라 믿어.



샌드위치 피드백



이처럼 샌드위치 피드백은 상대방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내 의도를 기분 나쁘지 않게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화의 기술이다. 그러니 거절이든 협상이든 유용하게 써먹어보도록 하자. 기본적으로 항상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감정 상할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3. 효과적으로 거절하기 : 대안 제시


상대방의 부탁을 도와주고는 싶은데 도저히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단호하게 거절을 하자니 상대방이 신경 쓰이고, 솔직하게 말하자니 괜한 핑계를 대는 것 같고, 머릿속이 은근 복잡해질 것이다.



그럴 땐 아예 다른 대안을 제시해 보면 어떨까? 물론 이 방법은 상대방의 기대하는 바를 100% 충족시켜주진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할 수 있다. 상대방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생각과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안이 실제 효과적인 경우 당신에 대한 부탁이나 의존도를 줄이는 기대효과도 누릴 수 있다. 대안을 제시할 땐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설명해 주면 좋다.



내 경우는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했었어.
혹은 누구누구한테 자문을 얻어서 해결했어.
그 사이트에 가면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그 정보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거야. 벤치마킹할 케이스와 샘플을 보내줄 테니 이대로 해봐.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면 상대방도 이해하기 편하다. 간접적인 도움일지라도 실제 필요한 도움을 받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여기서 핵심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즉, 타인의 도움을 거치지 않고 스스로 행하는 방법을 깨우쳐 준다면 금상첨화다.



당신이 제시한 대안이 상대방에게 좋은 경험으로 남을 때 그 가치는 배가 될 것이다. 이런 케이스를 하나만 만들어 놓으면, 다음에 또 다른 부탁이 들어오더라도 효과적으로 거절할 수 있다. 그냥 이렇게 외치면 된다.



너 그때 스스로 해봤는데 잘 해결했잖아. 너는 이제 나에게 의지 안 해도 충분히 뭐든 잘할 수 있어. 너 자신을 믿고 끝까지 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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