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인정하는 순간 나쁜 감정에 계속해서 휘둘리게 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이 오락가락 뒤바뀌는 순간을 경험한다. 그중에서도 우울, 분노, 짜증, 불안, 걱정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의 삶을 고달프게 만드는 주범이다.
나쁜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이 필요할까?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언제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세상 탓, 남 탓, 상황 탓만 하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에 계속해서 휩싸일 수밖에 없다. 사실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답은 자기 자신에게 존재한다.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나를 바꿀 수는 있다. 모든 변화의 중심점은 바로 나 자신이다.
인지왜곡
우리는 종종 자기 스스로를 굉장히 현명한 사람으로 착각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은 잘 못 읽어도, 자기 생각과 감정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생각은 타당한 것이며 마땅히 분출되어야 하는 감정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합리적이라고 자부한다. 그러나 우리가 합리적이라고 믿었던 대부분의 생각은 합리화를 하는데 그치고 만다. 판단의 오류를 범하고 그 오류를 정상으로 받아들이는 패턴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모든 인간은 살아가면서 '인지왜곡'을 경험한다. 인지왜곡이란 현실을 비정상적으로 인식하고 잘못된 가정이나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행위를 말한다. 즉, 인지왜곡은 우리가 겪은 경험에 그릇된 의미나 해석을 부여할 때 발생한다.
인간의 뇌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정보를 처리한다. 만약 뇌가 받아들이는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해석하면 인지적으로 기능의 오류가 일어나기 쉽다. 이에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겪는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우리 뇌는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 '휴리스틱'을 사용한다. 휴리스틱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어림짐작'을 말한다. 이를테면, "생각해 보니 대충 이럴 것이다. 그럴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방식이다. 바로 이 어림짐작은 '인지왜곡'을 탄생시키는 씨앗이 된다.
인지왜곡은 특히 불안과 우울에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때 발생하기 쉽다. 불안에 휩싸이고 지친 뇌는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무기력해진다. 이렇게 뇌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못하면 휴리스틱이 자주 사용되면서 인지왜곡이 생긴다.
인지왜곡의 유형
나쁜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지왜곡을 파악하고 뿌리 뽑아야 한다. 진실을 확인하지 않고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면 인지왜곡의 오류에 계속해서 갇히게 된다. 인지왜곡은 부정적인 감정을 계속해서 쏟아낸다. 인간이 겪는 우울과 불안의 대부분은 인지왜곡으로부터 비롯된다. 다음에 제시한 인지왜곡의 11가지 유형을 살펴보면서 자기 스스로 잘못된 관점을 가지진 않았는지 체크해 보자.
1. 개인화
나와 무관한 사건을 나와 관련된 일로 잘못 해석하고 받아들임
예)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속닥거리는 거지? 혹시 나를 험담하는 건가?
2. 이분법적 사고(흑백논리)
모 아니면 도, 양극단의 입장으로만 해석함
예) 시험에서 떨어졌으니 패배자나 다름없어.
3. 감정적 추리
감정적인 추론과 느낌에 의한 판단을 사실로 믿음
예) 나는 사업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니깐 사업가는 내 길이 아니야.
4. 과잉 일반화(성급한 일반화)
예전 경험을 토대로 타당한 이유와 근거 없이 일반적인 결론을 내림
예) 나는 연하남 하고는 맞지 않아. 그 사람과 연애하면 무조건 실패할 거야.
5. 예언자의 오류
미래에 일어날 일을 부정적으로 예언하고 확신함
예) 내 인생은 앞으로도 계속 불행할 거야.
6. 공정의 오류
세상이 공평하고 평등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믿음
예) 나는 남들보다 2~3배 더 노력했으니깐 반드시 성공해야만 해.
7. 인지협착
한 가지 측면에만 과도하게 포커스를 두고 바라보는 경향
예) 우리는 매일 싸우고 한 번도 사이좋게 지낸 적이 없어
8. 임의적 추론
자기 생각을 뒷받침하는 특별한 증거가 없음에도 쉽게 결론을 내려버림
예) 나와 싸우고 싶어서 일부로 내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구나.
9. 선택적 추출(필터링)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한 일부의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행위
예) 다 좋은데, 내 호의를 거절했으니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인 것이 분명해.
10. 변화의 오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타인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변화해야 한다고 기대함
자신을 제외한 타인의 행동방식에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전제하여 가스라이팅으로 변질될 확률이 높은 인지왜곡
예) 나는 F라서 감정적으로 예민해. 그러니 T인 저 사람이 내 기분에 맞춰주도록 노력해야 해.
11. 독심술의 오류
뚜렷한 근거 없이 타인의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추측하고 단정함
예시) 저 사람은 나를 싫어하니깐 나에게 무조건 불이익을 줄 거야.
합리적이라고 믿었던 생각의 대부분은 합리화로 그치고 만다.
이와 같이 인지왜곡은 나쁜 감정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인지왜곡만 잘 파악해도 불안, 우울, 분노, 혐오, 불신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제 부정적인 감정이 치솟을 때마다, 그 감정을 일으키는 '생각에 관한 생각'을 해보자.
자기 자신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생각을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재검토해 보자. 모든지 어림짐작하지 말자. 나의 생각과 판단이 100% 합리적이라는 보장은 없다. 인지왜곡을 경계하면 자기 마음을 현명하게 다스릴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나쁜 감정에 지배당하지 말자. 마음해방의 길로 가는 등불을 밝히고 부정적인 감정을 녹여버리자.
앞서 말했듯이 남 탓이나 상황 탓을 하며 비난과 비판을 쏟아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나 자신의 관점을 스스로 반문하고 논박하는 연습을 해보자. 그럼 언젠가 나쁜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는 성숙하고 건강한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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