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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인잠 Sep 10. 2019

엄마, 글쓰기가 너무 힘들어요

"우리 애는 글쓰기를 어려워해요"

"우리 애는 글을 쓸 줄 몰라요"

"우리 애는 글 한 장을 다 채우지 못해요"

"우리 애는 세 줄 이상 못써요... "


요즘 내가 많이 들어온 말이다. 몇 년 전에도 들었는데 해가 바껴도 변하지 않는것은 아이들의 글쓰기 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들의 하소연이다.

나는 아이들의 글쓰기 및 논술지도를 한 이력이 7년쯤 된다. 대학 재학 중 논술 강사로 일했기도 하고, 복지관에서 아이들 글쓰기 지도를 1년간 했었다. 그리고 결혼 후에는 유초등학생들의 독서지도 경험이 있고, 지금도 지인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다.

아이들과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안타깝게도 해가 지날수록 아이들의 글쓰기 실력 어째 점점 퇴보되는 느낌이다. 깊이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말을 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상당히 부담스러워한다.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중요한 것은 그 답답함을 풀지 않고 시간이 지나갈수록 글쓰기는 더욱 요원해지기 십상이라는 사실이다.

지금도 힘든데 어느날 갑자기 재수로 글이 잘 써질리는 없다.

작가로서 글을 쓰는 입장에서, 그리고 독서를 꾸준히 하는 입장에서 보면, 공통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반드시 책을 읽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글을 쓰려면 당장 책 읽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애나 어른이나 책 읽기 자체도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책 보다 앞서 현란하게 주의를 빼앗아가는 tv, 핸드폰, 유튜브 등에 아이들이 진작에 노출이 된 것이다. 그런 재미나는 세상으로부터 빠져나오기에는 의지적으로 약한 우리 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엄마, 이제부터 책을 읽고 글을 쓰겠어요"라고 할 확률은 어쩌면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는 것만큼 힘든 일이다.

혼자 앉아서 숟가락을 쥘 수 있을 만큼만 크면 아이들은 색색깔깔 무지개처럼 화려한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tv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잠깐(?) 동안 엄마는 못다 한 일을 하기도 하고, 겨우 밥 한술 뜨기도 하며 동생을 돌보거나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시간, 아이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성장의 기회는 요원해지는 길로 들어선다. TV를 보는 시간에는 별다른 기술이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순전한 몰입보다는 무의미한 중독으로 이어질 확률이 더 높은 위험천만한 벼랑 끝으로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떠밀려가고 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겪어보면 글을 쓸 때에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고, 막막한 느낌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엄마나 선생으로서의 마음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어떡하면 아이의 글쓰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사람은 스스로의 힘으로 얼마든지 자신에게 유익한 활동을 통해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핵심은 몰입이다. 몰입의 비밀 속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나는 단언하고자 한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고 즐길 줄 아는 힘.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답을 찾아내는 힘.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그런 힘을 키워갈 수 있다. 힘은 우리 안에 있다. 신이 인간에게 주신 능력이다.

그런데 부지불식간에 인간은 신이 주신 능력을 다 쓰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엄마들은 엄마들대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말하기, 글쓰기가 이토록 어려울 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학생들을 만나면서, 학생의 엄마들을 만나면서부터 내 마음속에는 욕심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아이가 자라 가면서 끊임없이 부딪히는 수많은 글과의 전쟁 속에서 아이들이 덜 고통스럽게 써볼 만한, 해볼 만한 글쓰기 과정을 만들 수는 없을까?

아이들 편에서 싸워주고 고통으로부터 구해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보면 어떨까, 나의 경험과 생각과 노하우를 담아 책을 만든다면 어떤 내용들이 채워질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나의 이 작은 시작이 아이들을 웃음짓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더불어 이제부터 써나갈 글들이 글쓰기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의 동아줄이 될 수 있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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