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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인잠 Dec 25. 2019

잊을만하면 한번씩 찾아오는 극심한 두통, 미니 뇌경색?

뇌경색 전조증상, 의심해보세요

자신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나의 속 이야기 들을 미지의 사람들에게 까발리 고도 겁나지 않는 강심장도 아니고, 나의 이야기를 사방팔방에 알리기 좋아하는 성격도 절대 아닌 나는, 어쩌자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일까.

태어나서부터 글을 썼던 것 같은  느낌의 나는 글쓰기가 내 운명의 반쪽인 것 같다.


그래서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나는 반드시 글을 썼고, 지금도 쓰고 있다. 지금은 내 인생 절체절명의 중요한 순간이므로.


멀게 잡더라도 1년 지난 뒤 다시 지금의 시간을 돌이켜본다면 전혀 생각날 것 같지가 않아서, 그 기간 동안 내가 나를 알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글을 쓰고 있다.  


응급실에서 의사가 나에게 말했다, 보호자를 부르시라고. 병원에 있는 동안 상태가 갑자기 나빠진다거나 해도 문제이지만, 집에 가서도 갑자기 나빠질 경우 가족 누군가는 나의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고 대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의 이야기들을 글로 남기고 있다.

나의 뇌경색 전조증상은 이러했다.


고등학교 때 문득문득 머리가 깨질 것 같은 통증을 느꼈고 몇 번 두통으로 참다가 도저히 참지 못해서 대학병원에 가서 종합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이상 없음이었다. 그래서 스트레스성 두통이라고 설명을 듣고 말았다. 그 당시 내 경험상, 내가 그렇게 공부로 스트레스받는 거 아닌데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두통을 겪을 만큼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그 후 잊은 듯이 살다가 결혼 후부터 1년에 한 번꼴로, 운 좋으면 2년에 한 번 꼴로 두통이 왔다, 머리가 깨질 듯이.

그래서 나는 간혹 두통약도 먹었으나 진정되지 않았고, 나름 겨우 참고 넘어가면 또 아무렇지도 않아서 그냥 지나갔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겪었던 심각한 두통의 경험이 그때 생각이 났다. 스트레스성 두통인가 보다 하고...



그러면서 살다가 살다가... 2주 전 다시 심각한 두통이 와서 그날은 하루 종일 누워 지냈다.

병원에 가도 별다른 이유가 없을 거라고만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 결과처럼...



그런데 일주일 전. 그땐 달랐다. 내 머리가 죽을 것 같았다. 내가 죽던지 머리가 죽던지... 그래서 겨우 겨우 오전에 응급실로 찾아가게 되었던 것이고, 이번에는 '급성 뇌경색'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원인은... 역시 알 수 없음이다. 그래서 지인들은 나에게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말을 한다.

나도 조금은 찔린다. 스트레스로 악화되어오는 동안 나의 뇌에는 '미니 뇌경색'이 계속 지나갔었고, 이번에는 제대로 진단을 받은 것이었다.


나의 뇌경색 전조증상은 이러했다.


말이 어눌해지고 행동이 어눌해진다.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한다

머리가 깨질듯한 두통이 있다

어지러움을 느낀다.

손발에 힘이 없고 걸을 때 한쪽으로 치우치는 느낌이다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사람을 볼 때 상대의 얼굴이 균형감 없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한쪽이 희미하게 보인다.



뇌경색은 어떤 이유로든 뇌가 서서히 파괴되고 있었다는 뜻이다. 응급실에 가서 MRI 기계 속으로 들어가면서 '이거 뭔가 심각한 상황인 것 같아' 하고 느끼기에는 늦을 수도 있다. 나는 다행히 운이 좋았지만, 골든타임은 의학계 정설로도 3시간, 치료시간까지 고려하면 2시간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해야 한다고 나와있다.

나는 43살에 뇌경색이 왔지만, 마흔이 넘으면 육체적으로도 조금씩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하고, 점점 잦아지는 편두통과 '나답지 않는' 피로감도 자주 느꼈다. 건강할 때는 미처 알 수 없었던 것들이 아파야 더 절실히 알아지고 느껴지듯, 건강은 누구도 장담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2019년 겨울, 마흔세 살에 좌뇌 뇌경색 발병.

참고로 뇌경색은 뇌의 혈관에 '혈전'이 막혀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병이다.

아직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 조만간 서울의 큰 병원으로 재검사를 위해 가게 된다.

다음 검사에서는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건강과 삶에 대한 내 마음가짐이 완전히 바뀌었고, 앞으로도 주의를 기울여 노력해갈 생각이다.



날씨가 춥고 온도차가 클 때, 뇌졸중 환자가 많아진다고 한다. 생활 속에서 혹시 불편함을 느끼고 통증을 느낀다면 꼭 한번 병원에 가서 제대로 진찰을 받아보시길, 나처럼 뇌가 보내는 싸인을 인지하지 못하고 형편에 떠밀려 건강을 지나치지 않도록 조심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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