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심한 어지러움으로 고생하는 며칠을 보내면서 이렇게 쉬면 되는 건지, 병원을 가야 하는 건지 헷갈렸다. 쉬면 괜찮아지고, 일어나면 어지러워서 일상생활은 내 뜻대로 진행이 잘 안되고 늙으신 부모님은 나를 지켜보는 내내 불안하고 걱정스러워하셨다.
그러다 지인들에게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아는 분이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돌아가셨다는 소식, 어지러워서 쉰다고 방에 들어가셨다가 얼마 뒤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연거푸 들려오자 나는 겁이 났다. 그러던 차에 심한 어지러움이 느껴지자 나는 친정에서 가까운 대학병원의 응급실로 가게 되었다.
급성 뇌경색 발병 후 2주. 어지러움 증상이 계속되었고 심화되었다. 그에 따른 병원 기록.
- 처음 진단받은 A 병원 :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어지러울 수 있다.
- 서울 big 5 중 한 곳 B 병원 : 약에 따른 반응일 수 있다. 신경안정제와 뇌혈관에 좋은 약 추가 처방.
- 부산 C 대학병원 : 뇌경색 후유증으로 안정 기간을 3개월로 본다. 아직 퇴원 후 한 달이 안되어 안정해야 하는 시기이다. 특히 나의 뇌경색 발병 부위에 대해 최근 추세는 자율신경계에 어지러운 증상과 대소변 장애를 호소하는 경향이 보고되고 있다. (실제 대.. 장애ㅠㅠ)
*그리고 젊은 나이에 뇌경색이 온 게 흔하지 않고 오히려 심장 쪽으로 면밀히 검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지금까지 한 달 이내에 3곳의 대형 병원을 다녀옴. 그 결과 애초에 처음 간 병원 한 곳만 진료받는 것보다는 내 상태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는 좋은 점이 있었다. 오가는 비용은 만만치 않았지만, 병원에서 만난 어느 할머니의 말마따나 '지금 돈이 문제냐'며...
지인들은 내게 병원 3-4곳은 더 가보라고 했었다. 병은 알리고 소문내고 자랑하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 나는 시키는 대로 잘하는 편이라 알리고 소문내고 자랑해서 글도 쓰고 있다. 그래도 드문드문 민폐 같고 걱정 끼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았는데, 결론적으로는 몇 곳 가본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병원에서는 너무 급하게 정상생활을 하려고 하지 말고 안정하고 쉬라고 하신다. 내 몸은 내가 챙길 수밖에 없으니 잘 쉬어야겠다. 쉰다고 하면서도 잘 쉬어지지가 않는다. 잘 쉬지 못하는 병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쉬려고 노력 중이다. 문제는 내가 쉬는 방법이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청소를 하는 것이라... 남들 보기에는 쉬는 것 같지 않아 보여서 늘 걱정스러운 소리를 듣고 있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