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시는 이모님 힘드시니 현관에는 그림 그리지 말고 집에 가서 그리자고 했더니, 그 뒤로 다시는 공동현관을 탐내지 않던 아이.
참 많이도 그렸었다. 지금도 뭐하나 보고 있으면 그림을 그리고 앉아있는 걸 보면, 아이의 그림 사랑은 여전하고 점점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애초에 꿈을 웹툰 작가로 정하더니 더 가열차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쑥쑥 커서 아가씨 되면 얼마나 예쁠까 한 번씩 상상해보면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이쁜 목걸이 해주고 이쁜 치마도 사주고, 이쁜 구두도 사줘야지...
코로나로 아직 등교를 못 하고 있는데 아침마다 선생님이 수업하는 소리를 훔쳐 들으면 참 재미있다.
8시 30분에 아침 조례를 하는데 선생님이 출석을 한 명 한 명 이름 불러가며 부르시면 애들이 '네'하는 대답이 너무 귀엽다. 모두 세수도 안 한 목소리, 이불속에 그대로 있는 목소리가 다 티가 나고, 선생님은 웃으시며 '너네 세수 아무도 안 했구나, 전부 얼굴 안 보이게 해 놨네'하신다.
그리고 항상 마치는 조례의 말은 '오늘 수업도 잘 끝내고 어서 마무리하고 마저 자라'이다. 그 상황이 너무 재미있다. 아기 같다. 중학교 1학년인데 ㅎㅎ
선생님께서 너무 이해도 잘해주시고 ㅎㅎ 마저 자라니^^
많이 자든, 많이 먹든 어서 컸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일이 많고 꿈을 이뤄가는 모습도 보고 싶다. 나에게는 여전히 아기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