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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키가 낯설게 느껴지는 요즘

언제 이렇게 컸을까...

by 아인잠

조그맣던 녀석이 언제 커서 엄마와 키가 비슷하게 자라고 있다.


까치발을 하고 서도 엄마 허리께 오던 녀석이

까치발을 하면 엄마 어깨까지 겨우 오던 녀석이

이제는 가만히 서서 내 눈을 마주 보고 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러서 아이의 키가 내 키를 넘보고 있는지 감사하고 신기할 따름이다.


비 오는 날 아침에 뛰어나가 공동현관에 그림을 그리던 아이.

일하시는 이모님 힘드시니 현관에는 그림 그리지 말고 집에 가서 그리자고 했더니, 그 뒤로 다시는 공동현관을 탐내지 않던 아이.


참 많이도 그렸었다. 지금도 뭐하나 보고 있으면 그림을 그리고 앉아있는 걸 보면, 아이의 그림 사랑은 여전하고 점점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애초에 꿈을 웹툰 작가로 정하더니 더 가열차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쑥쑥 커서 아가씨 되면 얼마나 예쁠까 한 번씩 상상해보면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이쁜 목걸이 해주고 이쁜 치마도 사주고, 이쁜 구두도 사줘야지...


코로나로 아직 등교를 못 하고 있는데 아침마다 선생님이 수업하는 소리를 훔쳐 들으면 참 재미있다.


8시 30분에 아침 조례를 하는데 선생님이 출석을 한 명 한 명 이름 불러가며 부르시면 애들이 '네'하는 대답이 너무 귀엽다. 모두 세수도 안 한 목소리, 이불속에 그대로 있는 목소리가 다 티가 나고, 선생님은 웃으시며 '너네 세수 아무도 안 했구나, 전부 얼굴 안 보이게 해 놨네'하신다.

그리고 항상 마치는 조례의 말은 '오늘 수업도 잘 끝내고 어서 마무리하고 마저 자라'이다. 그 상황이 너무 재미있다. 아기 같다. 중학교 1학년인데 ㅎㅎ

선생님께서 너무 이해도 잘해주시고 ㅎㅎ 마저 자라니^^



많이 자든, 많이 먹든 어서 컸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일이 많고 꿈을 이뤄가는 모습도 보고 싶다. 나에게는 여전히 아기 같지만.

우유를 싫어하는 아이 by 아인잠's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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