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반대편으로 가보거나 사무실 혹은 이웃을 한번 둘러보라. 당신보다 더한 문제를 가진 사람이 아주 많을 것이다. 당신 눈에는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우리는 다 같은 처지다. 남의 삶은 늘 하이라이트만 보이고, 내 삶은 늘 무대 뒤가 생각난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중략)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맛 향기를 지닌다(중략)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 문병란 시인의 시 「희망가」 중에서